[미세먼지 제대로 알기] ① 우리 집 미세먼지 ‘위험’ 수위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3 10:17
  • 호수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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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고 요리할 때 미세먼지 60배까지 급증…공기청정기·식물·진공청소기 효과 없어

 

요즘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정부는 국민에게 외출 자제를 강조할 뿐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실내로 피신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밀폐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바깥보다 최대 60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기와 물걸레질이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이다. 공기청정기, 공기정화 식물, 진공청소기는 큰 효과가 없다.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이나 관리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시사저널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실내 미세먼지 예방법과 실외 예방법, 그리고 미세먼지 건강 상식 등 세 분류로 나눠서 미세먼지 Q&A를 총정리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 밀폐된 실내: 환기와 물걸레질 필수 

 

Q: 실내에서 미세먼지가 얼마나 생기나.

 

A: 사람의 움직임, 요리, 촛불, 전열기구 등으로 실내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바깥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창문을 닫으면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더 짙어진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실내 미세먼지 주범은 조리 과정이다. 가스레인지·그릴·오븐 등으로 음식을 만들 때 미세먼지 농도는 급증한다. 2016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고등어를 구울 때 2290μg/㎥의 미세먼지가 생긴다. 삼겹살(1360μg/㎥)과 계란 프라이(1160μg/㎥)를 조리할 때도 마찬가지다. 최근 개정된 미세먼지 환경기준(36~75μg/㎥은 ‘나쁨’, 76μg/㎥ 이상이면 ‘매우 나쁨’)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가정에서 발생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Q: 가정에서 요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A: ​미세먼지는 조리법에 따라 그 발생 정도가 다르다. 기름을 사용해 굽거나 튀긴 요리는 삶는 요리보다 미세먼지 발생이 심하다. 따라서 실내·외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없이 조리할 때는 창문을 열거나 주방에 설치된 환풍기를 작동하고, 마스크도 착용하는 게 좋다. 조리가 끝난 후에도 약 10분가량 환풍기를 켜둘 필요가 있다.

 

© 시사저널


 

Q: 다른 실내 공기는 괜찮을까.

 

​A: ​밀폐된 교실이나 사무실 등의 미세먼지 농도는 실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미국 환경청(EPA)도 실내 미세먼지와 관련해 ‘외부 미세먼지와 공기 질보다 나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내 공기 질 관리가 안 되는 곳은 기존 먼지에 실외 먼지가 더해져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 환경부에 따르면, 황사가 온 2015년 2월23일 지하철 인천 1호선 작전역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498.8μg/㎥으로 황사주의보 수치(400μg/㎥)보다 높았다.

 

 

Q: 공기청정기나 공기정화 식물은 실내 미세먼지를 잡아줄까.

 

​A: ​창문을 닫고 실내에 공기청정기를 틀어두면 실내 공기가 깨끗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고가의 헤파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한,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걸러주지 못한다. 공기청정기를 오래 작동할수록 오히려 실내 VOC(휘발성 유기화합물)·오존 등 유해물질이 늘어난다. 고무나무와 같은 이른바 공기정화 식물이 인기인데,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식물로 공기를 정화하려면 상당수의 식물이 필요하다. 수시로 환기하는 게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Q: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환기하는 게 옳은가.

 

​A: ​확률적으로 환기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피해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대부분 크기 때문에 적절한 장비 또는 시설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환기를 선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대기가 정체된 상태일 수 있으므로 이 시간을 피하고, 한 번에 3분 이내로 환기하면 된다. 다만, 천식 등 호흡기 질환자가 있다면 창문을 열지 않는 게 좋다. 환기 후에는 청소해야 한다.

 

 

Q: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면 되나.

 

​A: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면 미세먼지는 더 많아진다. 바닥에 있던 먼지가 사방으로 퍼지고, 진공청소기 배출구에서 미세먼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물걸레로 바닥뿐만 아니라 벽·천장·창문틀 등을 닦아내는 게 바람직하다. 또 호흡기가 건조하면 각종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가습기 등으로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면 좋다. 가습기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것을 가라앉힐 수 있다.

 

 

Q: 가방과 옷 등도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나.

 

​A: ​외출 후 옷이나 가방 등에 쌓인 먼지가 실내를 오염시킬 수 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옷이나 가방에 묻은 먼지는 바람을 등지고 털어내야 한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고 머리도 감는 게 좋다.

 

 

© 시사저널

 

※​ 미세먼지 제대로 알기 ② 실외 예방법과 ③ 건강상식 등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도움말=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김경남 서울대병원 환경의학과 교수, 최혁진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전연숙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과장,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차흥원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권호장 단국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국립암센터,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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