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노장 골퍼들의 2018년 ‘부활 샷’
  •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30 13:19
  • 호수 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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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갔다’는 악평 떨친 타이거 우즈·필 미켈슨·미셸 위·장하나

 

‘골프 지존’ 타이거 우즈(43·미국), 필 미켈슨(48·미국), 미셸 위(29·미국), 장하나(26·비씨카드). 이들의 공통점은 ‘부활 샷’으로 그린의 희망을 찾은 선수라는 점이다. 특히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졌다가 재기에 성공했다.

 

 

타이거 우즈

 

© 사진=AFP 연합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타이거 우즈다. 아직 우승은 못했지만 3월12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우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 71·7340야드)에서 열린 최종일 경기에서 1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쳐 폴 케이시(잉글랜드)에게 1타 차로 아쉽게 졌다.

 

우즈가 PGA투어에서 톱10에 든 것은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특히 4일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낸 것 역시 같은 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최근 4주 사이에 3개 대회를 소화하면서 부상 후유증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허리 수술을 받고 올해 1월 정규 투어에 복귀한 우즈는 첫 출전 대회인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공동 23위에 올랐다. 제네시스 오픈에서 컷오프됐지만, 바로 이어진 혼다클래식에서 공동 12위를 마크했다.

 

전성기 시절을 조금씩 회복한 우즈는 지난해 11월말 세계랭킹 1199위에 불과했지만 12월초 히어로 챌린지에 출전해 668위, 올해는 149위까지 올라섰다.​ 

 

 

필 미켈슨

 

© 사진=EPA연합


노장 필 미켈슨은 4년8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올해 48세로 타 스포츠 종목에서는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3월5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 미켈슨은 14번 홀까지 지난해 5승을 올린 ‘강호’ 저스틴 토머스(25·미국)에게 2타 뒤진 상태였다. 미켈슨은 15번,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동타를 만들어 연장전에 들어갔다. 17번 홀(파3)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토머스의 티샷이 그린을 벗어났다. 그린에 볼을 올린 미켈슨 쪽으로 승기가 왔다. 파를 잡은 미켈슨이 투어 통산 573개 대회 만에 43승째를 올렸다.

 

미켈슨은 2013년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 이후 4년8개월 동안 PGA투어에서 우승 없이 준우승만 6번을 했다. 2016년 디 오픈에서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치열한 승부 끝에 아쉽게 2위에 그쳤다. 그런 그의 샷 감각은 지난해 말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미켈슨은 지난해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뒤 “조금씩 우승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라고 밝혔고,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우승 기대감을 높이더니 기어이 우승기록을 늘리고야 말았다.

 

미켈슨은 올 시즌 물이 제대로 오른 상태다. 지난달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공동 5위,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2위, 제네시스 오픈 공동 6위에 오른 뒤 바로 우승컵을 안았다. 그가 4개 대회 연속 톱10에 든 것은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PGA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5년 샘 스니드가 세운 52세 10개월이다. 따라서 미켈슨은 나이로 보아 여전히 우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미셸 위

 

© 사진=AFP 연합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의 수재인 재미교포 미셸 위는 3년8개월 만에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미셸 위는 3월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무려 7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LPGA투어 통산 5승째다. 2014년 6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약 4년 만의 우승이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미셸 위는 “2014년 US오픈 우승 이후 힘겨운 여정이었지만 오늘 그것을 이겨낸 나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 183cm의 미셸 위는 주니어 시절부터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애칭이 따라다녔다. 세계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미셸 위였지만 성적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2009년 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처음으로 우승했고, 2010년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이후 3년8개월 가까이 우승이 없었다.

 

이번 우승으로 미셸 위는 CME 레이스에서 640점을 얻어 2위, 상금 27만7480달러로 2위,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67.82야드로 16위, 페어웨이 안착률 70.13%로 106위, 그린 적중률 77.27%로 10위, 평균 퍼트 수 28.36개로 10위, 샌드 세이브 62.50%로 34위, 평균 타수 69타로 4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세계여자골프랭킹 4위에 올라 있다.  ​ 

 

 

장하나

 

© 사진=PENTA PRESS


장하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무대로 복귀한 지 10개월 만에 첫 우승을 맛봤다. 장하나는 3월11일 베트남 호찌민의 트윈도브스 베트남 스텔라·루나 코스(파 72)에서 끝난 KLPGA투어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일 경기에서 6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하민송(22·롯데)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이겼다. 연장 3차전 18번 홀(파5)에서 ‘천금의 이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기준, 장하나는 2015년 9월 YTN·볼빅여자오픈 우승 이후 2년6개월 만에 KLPGA 통산 9승을 올렸다. 지난해 6월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후 18번째 대회 만에 처음 거둔 승리다. 장하나는 복귀 이후 지난해 8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과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을 뿐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장하나는 “마지막 우승이 3년 전이라 복귀하고 우승이 간절했다. 2월22일이 어머니 생신이었는데 늦었지만 선물을 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올 시즌 코치를 교체했다. 호주에서 샷이 제대로 안 된 탓이다. 클럽도 바꿨다. 동계전지훈련에서 체력 훈련과 쇼트 게임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오랜만에 우승을 건져냈다. 통산 20승이 목표인 장하나가 올해 몇 승을 올릴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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