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남아 생태계와 연결해야 한국 스타트업 성공”
  • 차여경 시사저널e. 기자 (chacha@sisajournal-e.com)
  • 승인 2018.03.27 14:18
  • 호수 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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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사저널e 주최 '스타트업포럼 2018' 연사 카일리 응 500startups 매니징 파트너

 

미국 실리콘밸리가 ‘혁신’이라는 이름표를 달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상장 전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원)를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은 나아가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10조원)를 넘는 데카콘 스타트업이 탄생 중이다.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과 몇 번 사업에 실패한 창업 재수생들이 최근 실리콘밸리에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규모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VC)들이 이 기업들을 돕고 있다. 그중에서 미국 액셀러레이터 ‘500startups’는 가장 활발한 시드 투자(스타트업 초기 단계 투자) 기업이다. 글로벌 통계업체 CB인사이트가 선정한 2015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벤처 시드 투자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카일리 응(Khailee Ng) 500startups 매니징 파트너는  3월21일 시사저널e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창업가들이 언젠가 다가올 성공을 위해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 세계를 누비며 재능 있는 기업가를 발굴·지원하고 있다. 응 파트너는 말레이시아 소셜커머스 스타트업 ‘그룹스모어’와 온라인 미디어 회사 ‘세이즈닷컴’을 차린 경력도 있다.

 

카일리 응 500startups 매니징 파트너 © 500startups 제공

 

500startups의 투자 성과를 말해 달라.

 

“지금까지 500startups는 글로벌 펀드 4개, 특정 지역 및 산업 펀드 13개를 통해 220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했다. 500startups 팀원들은 전 세계 20개국에서 근무 중이며 60개국, 수백 개의 회사를 도와주고 있다. 주목할 만한 포트폴리오 기업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그랩(Grab), 미국 클라우드 통신업체 트윌리오(Twilio), 이메일 클라우드 서비스 샌드그리드(SendGrid), 신용조회 사이트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 싱가포르 중고매매 사이트 캐러셀(Carousell), 교육플랫폼 서비스 유데미(Udemy), B2B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톡데스크(Talkdesk) 등이 있다. 인수·합병(M&A)된 기업으로는 3D프린팅 제조 솔루션 회사 스트라타시스가 인수한 메이커봇(Makerbot), 구글이 인수한 소셜미디어 마케팅 서비스 와일드파이어(Wildfire),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이 인수한 영상콘텐츠 스타트업 비키(Viki)가 있다.”

 

 

초기 투자 외에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초기 자본 투자 외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멕시코시티의 시드 프로그램과 세계 여러 지역의 시리즈 A(스타트업 중간 단계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500여 개 스타트업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500startups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뿐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 고객 유치, 시제품을 먼저 출시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을 제공한다. 시리즈 A프로그램에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한 마케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정부와 대기업의 협업도 돕고 있다.”

 

 

유니콘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유니콘 스타트업, 다시 말해 ‘뛰어난 스타트업’은 고객에게 의미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대에 맞게 성공적으로 발전하며, 행복한 직원을 보유해야 한다. 반대로 유니콘 스타트업을 막는 요인은 지속적인 불확실성과 자원 제약이다.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자원 부족이 스타트업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는 어떤가.

 

“실리콘밸리는 계속해서 ‘게임 체임저(Game changer)’를 만들 것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구상에는 80억 명의 인구가 있고, 대부분이 미국 실리콘밸리 밖에서 살고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실리콘밸리는 지역사회를 돌봐야 할 의무가 있다. 기술 붐으로 인해 임대료를 낼 여유가 없는 이직자(해직자)들이 많다. 노숙자와 경범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이들을 보고) 뭘 하고 있나.”

 

 

중국·동남아시아 스타트업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각각의 생태계는 이미 거대하고, 상호 연결돼 있다. 지금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동남아보다 훨씬 더 발전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개의 생태계가 서로 섞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 스타트업 시장도 양국 생태계와 깊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500startups 같은 인큐베이터의 역할은 무엇일까.

 

“500startups는 초기 자금을 제공하는 벤처캐피털 펀드이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액셀러레이터다. 우리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구조를 마련하는 게 목표다. 액셀러레이터는 그 구조 안에서 글로벌 인재들을 끌어모을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4차 산업혁명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오픈 소스(Open source)나 소셜 미디어, 클라우드 등 새로운 기술들은 이제 일상적인 삶의 일부가 됐다.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도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가들과 스타트업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렸다.”

 

 

마지막으로 한국 창업가들에게 한마디 해 준다면.

 

“사람들은 항상 실패에 대비하거나, 성공을 위해 실패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성공은 훨씬 더 위험하다. 성공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예상치 못하게) 곧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곧 다가올 거다.” 

 

 

 

[3월28일 시사저널e ‘스타트업포럼 2018’ 개최]

 

디지털 경제매체 ‘시사저널e’가 3월2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제2회 스타트업포럼 2018’을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유니콘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unicorn)’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 인큐베이팅 기업 ‘500startups’의 카일리 응 매니징 파트너가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기업)을 키워낸 미국 실리콘밸리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딜로이트재팬 벤처지원부문 대표 유마 사이토가 이웃 나라 일본의 벤처 투자 현황에 대해 설명한다. 세션1에서는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유니콘 스타트업을 어떻게 만들까’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세션2부터 세션6까지 다양한 연사들이 함께한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성장과정,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유니콘을 위한 정부 정책 제언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본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회4차산업혁명포럼,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KSF) 등 15개 기관·단체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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