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 창업시장 ‘큰손’ 50대를 잡아라
  • 이석 기자·김성희 창업 칼럼니스트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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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 베이비부머 창업 비중 큰 폭 증가…“가계부채 폭탄 터트릴 뇌관” 우려도

 

50세 이상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창업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자영업자 수는 552만6000명으로 1월 553만3000여명에 비해 7000명 정도 줄었다. 하지만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7년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계층별 비임금 근로자 중 50대가 30.3%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29.3%)을 포함하면 5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59.6%에 이른다. 40대의 경우 24.7%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2007년까지만 해도 50대의 비중이 25%로 40대(30.8%)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매년 50대 비임금 근로자가 꾸준히 증가해 2011년 29.8%로 40대(28.1%)를 넘어섰다. 60세 이상도 2007년 22.5%에서 2017년 29.3%로 50대의 뒤를 이었다. 

 

베이비부머 일자리플러스 엑스포 참가자들이 현장면접 참가 기업 채용공고안내문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족한 경제력 보충 위해 창업 전선 뛰어든 듯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아직 자녀가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육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은퇴 후 안정적 삶을 위한 경제적 기반도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특징”이라며 “자신만의 확실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부족한 경제력을 보충하기 위해 자영업 ‘창업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영업 부진이 이어질 경우 50세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칫 1450조원이 넘어선 가계부채 ‘폭탄’을 터뜨릴 뇌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총액이 가장 높은 세대는 40대로, 34.5%에 달한다. 

 

하지만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연령대별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보면 30~40대는 하락한 반면, 50대 이상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의 차주가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008년 37.1%에서 2016년 46%로 9%포인트나 상승했다. 은퇴층 자영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늘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윤인철 광주대학교 물류유통경여학과 교수는 “은퇴층이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찾지 못한 채 자영업에 내몰리면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며 “독립창업 보다는 경쟁력과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창업자가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안정성이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부부가 함께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배달 어플이 활성화되면서 배달 관련 창업 아이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치킨과 떡볶이를 콜라보한 걸작떡볶이는 배달전문점과 매장창업 두 가지를 모두 가능하게 한 브랜드여서 우선 주목된다. 

  

베이비부머 일자리플러스 엑스포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독립창업보다 프랜차이즈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실제로 걸작떡볶이는 ‘칼칼한 국물+탄수화물’에 든든한 식사 콘셉트를 내세우며 2년 만에 전국 70여 개 매장을 오픈하는 성과를 이뤘다. 걸작떡볶이가 소비자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98.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매장형 창업은 대중적인 게 안정성이 높다. 닭강정 프랜차이즈 가마로강정은 강정 반죽에 쌀가루를 써서 바삭한 식감을 살려 소비성과 수익성을 높였다. 대표 메뉴는 한국 전통 가마솥에서 일정한 온도로 튀긴 닭강정이다. 자체 개발한 파우더와 소스로 가마로강정만의 차별화된 맛과 식감을 냈다. 

 

프리미엄 죽전문점 본앤본은 유기농 재료와 청정 레시피로 만든 죽과 스프를 선보이면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0% 유기농 쌀, 100% 국산 참기름, 100% 친환경 녹두와 팥, 100% 국내산 전복, 100% 친환경 채소육수를 사용한다.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남성이 혼자 창업하는 경우 조금은 역동적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기집 창업은 경쟁력만 갖추면 롱런도 가능하다. 국내 제주흑돼지와 세계 4대 진미로 불리는 이베리코 흑돼지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고을래 이베리코흑돼지가 대표적이다. 회사 측은 최근 가맹점간 상권 보호를 위해 전국 100호점 이상은 출점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주목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창업자 중에는 여성 창업자도 증가 추세다. 2017년 8월 기준으로 여성 비임금 근로자는 265만7000여명으로, 2015년 대비 4000여명 증가했다. 대표적인 여성 창업 아이템은 카페와 세탁편의점이 있다. 운영의 편리성이 선택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젤라또로 국내에 디저트카페 열풍을 일으킨 카페띠아모는 끊임없는 건강 메뉴 개발로 건강 카페의 콘셉트를 다지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젤라또는 천연재료로 매일 만들어 신선함과 쫄깃함이 뛰어나다. 카페띠아모는 매장에서 매일 만드는 젤라또를 제조 후 72시간이 지나면 전량 폐기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아 가심비 브랜드로 불린다. 

 

 

가맹점 보호 위해 100호점 이상 출점 제한하기도

 

25년 역사의 싱가포르 디저트카페 프랜차이즈 미스터빈도 그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 안착한 브랜드다. 특징은 첨가물이 들어간 기존의 두유와는 달리 무첨가물, Non-GMO 국산 콩을 사용해 깔끔하면서 부드러운 두유 본연의 맛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소야밀크(두유)와 소야 팬케이크, 두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 건강에 좋은 다양한 디저트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은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사세를 키운 향토기업이다. 세탁 전 과정이 시스템화(化)돼 있어 노동력 부담이 크지 않다. 여기다 창업 모델이 다양해 부부나 가족의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월드크리닝의 모델은 편의점, 론드리숍, 코인론드리숍 등이 있다. 

 

전통의류 브랜드도 여성 창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제주산 명품갈옷 브랜드 갈중이는 37년 전통의 제주명품으로 제주산 감즙으로 천연염색한 갈옷을 선보이고 있다. 갈옷은 통기성이 좋고 열전도율도 낮다. 이로 인해 여름엔 시원하고 습기에 강하다. 땀을 흘려도 옷감이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조순애 대표는 “갈중이는 시중의 갈옷 중 보기 드물게 천연염색의 전통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브랜드”라며 “생활의류, 소품, 모자, 신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국민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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