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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이해관계의 창으로 정치를 본 게 결정적 패착

[쓴소리 곧은 소리] 정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19(Mon) 13:35:10 | 1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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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드디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의 불행’이 반복되는 걸 봐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MB는 종쳤다”는 옛 측근의 말처럼 주변의 변심이 검찰 소환의 결정적 한 방이 되고 말았다. 신병처리를 놓고 검찰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황과 혐의 등으로 볼 때 구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 소환은 시기가 문제였지 예견된 일이었다. 평창올림픽 때문에 잠깐 숨고르기가 있었을 뿐이다. 대통령 퇴임 1844일 만에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그는 20여 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중 핵심은 뇌물수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과 삼성 등 기업으로부터 총 110억원대 불법자금을 받았다고 본다. 그가 ‘뇌물수수의 주범’이란 거다.

 

이외에도 의혹이 제기된 지 10년 된 다스와 도곡동 땅 실소유주, 우리금융 회장 인사청탁 그리고 청와대 국정문건 반출 의혹 건 등도 있다. 특히 다스 실소유주가 누구냐가 관심이다. 한동안 유행했던 “다스는 누구 거예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이번엔 나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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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다스는 MB 소유다’ 결론

 

검찰은 이미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질 소유주라는 결론을 내린 모양이다. 여기엔 이전의 검찰·특별검사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무관하다”고 했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이 최근 이를 뒤집고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다스를 설립했다”고 진술한 대목이 결정적이다.

 

쟁점은 이 전 대통령이 불법자금 수수 사실을 알았느냐다. 만약 그렇다면 검찰은 국정원 자금과 기업 돈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이 전 대통령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이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쪽과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자금을 건넨 쪽 모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거나 최소한 사후 보고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물론 이 전 대통령은 특활비(특별활동비)를 받아 쓰라고 지시했거나 사후에라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상황은 이 전 대통령에게 좋지 않아 보인다. 주변에서 대통령 입장과 반대되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MB 대 검찰/현재 권력’이 아니라 ‘MB 대 MB 측근들’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 전 대통령의 40년 친구이자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씨는 이 전 대통령이 소환된 날 “검찰의 철저한 수사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며 “전모가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정원으로부터 4억원대 특활비를 받는 데 관여한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고 “내 혐의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여생을 속죄하며 살겠다”고까지 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결정적 키맨을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 본다. 김씨가 ‘MB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말이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의 정치입문부터 함께한 사람이다. 김백준씨보다 더 많은 돈을 직접적으로 관리했다고 한다. 특히 김 전 실장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 전 대통령을 보며 배신감을 느꼈고 그래서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을 옹호하지 않았다고 정 전 의원은 해석한다.

 

구속된 전(前) 대통령과 구속을 앞둔 전전(前前) 대통령은 다르다. 한쪽은 국정농단이냐 통치행위냐를 두고 그나마 다툼의 여지라도 있지만, 다른 한쪽은 개인비리 문제로 집약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사실관계와 진위 여부를 놓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측근들과 마주해야 할지도 모른다. 참담한 상황이다. 한때 모셨던 분에게 총부리를 돌리는 과거 측근들의 행태도 뒤늦게 살아난 어떤 정의감인지 모르겠다.

 

이 전 대통령도 “참담한 심경으로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 검찰에 소환된 전직 대통령 모두 그랬다. “국민들께 죄송합니다”(노태우 전 대통령), “면목 없는 일이지요”(노무현 전 대통령),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본인은 아니지만 차남과 세 아들이 모두 구속됐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사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의 여운을 남겼다. 검찰에 출두하며 “할 말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한다”며 목소리를 낮췄지만 핵심측근들이 구속된 1월엔 “검찰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가족과 과거 측근들이 거의 구속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까지 포함하면 두 전 정권 수사에 투입된 검사가 90여 명이고 구속된 사람이 34명이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라고도 했다. 만약 ‘정치보복’이라면 그 악순환도 끊어야 하지만 전직 대통령 검찰 소환의 흑(黑)역사 역시 마감돼야 한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대통령’까지 ‘하야·망명·암살·수감·자살·탄핵’의 역사다. 자신이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으나 자식이 구속된 양김(兩金) 대통령도 있다. ‘독점의 정치’가 ‘분권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정치’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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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前 대통령 수사 검사 90여 명

 

MB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정치는 비즈니스의 영역이 아니다. 운영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과 손실의 측면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결정적 영역이 아니다. 정치의 핵심은 공공성이다. 정치가 ‘공공의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관계의 창으로 정치를 봤다. 그게 MB 실패의 원인이다. 책임은 그에게 있다. 정치는 책임이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결말의 전직 대통령 역사, 이젠 끝내야 한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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