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보는 세상] ‘미투’에 ‘위드유’하는 《글루미 선데이》
  • 서영수 영화감독 (茶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8 14: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자가 약자에 저지른 ‘성폭력’, 60년 후 어떤 결과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보여줘

 

“요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때문에 지뢰밭을 걷는 심정”이라고 한 후배 영화감독이 말했다. 미투 운동으로 영화계는 그동안 여성 인권의 사각지대였음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필자를 비롯한 모든 영화인들이 죄인이 된 심정으로 지금의 사태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한 미투 운동은 피해 발생 시점으로 인해 수사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또 가해자가 무조건 오리발을 내밀며 ‘명예훼손’과 ‘무고’라는 또 다른 폭력을 휘두르면, 피해자는 2차 피해를 각오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법보다 사회적 불이익이 필요한 미투 운동은 피해 발생 시점과 물적 증거 여부에 지나치게 연연하면 안 된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강자가 약자에게 덫을 놓아 저지른 ‘성폭력’이 60년 후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가 이를 마치 교훈처럼 보여준다. 

 

2016년 11월 재상영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포스터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