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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선거, 결국 '김영춘vs서병수' 대진표 짜여질 듯

현재 지지율 1위 오거돈, '김 장관에 양보 후 입각설' 전망 유력

부산 = 박동욱 기자 ㅣ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4(Sun) 14: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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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1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부산시장 선거 구도가 서병수 현 시장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대진표로 짜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장관직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인생'이라며 모호한 스탠스를 유지해 온 김 장관은 선거 90일을 앞둔 공직자 사퇴 마감 시한(3월15일)까지 뜸들이기하며 관심도를 최고조로 올린 뒤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추석을 전후해 홍준표 대표와 한때 '루비콘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갈등을 빚은 서 시장 또한 현재 추세라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서 시장의 대항마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속속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데다 홍 대표가 내건 '지역지지율 10% 이하 컷오프(경선참여 배제)' 요건을 극복할 예비후보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영춘 장관보다 훨씬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향후 거취와 함께 서 시장과 김 장관의 리턴매치 확정에 따른 부동층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 변화 여부다. 

 

부산시장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선두를 유지해 온 오 전 장관이 이번 선거에서 자진 탈락할 경우 그의 지지층이 오롯이 김 장관으로 넘어올 수 있느냐가 민주당의 최대 고심이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인기에다 부산지역에서 사상 유례 없는 당 지지율을 얻고 있는 민주당이지만, 오거돈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다면 '보수 대 진보'라는 프레임 속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PK지역의 엄연한 현실이다. 자유한국당 또한 '경선 없는 서 시장의 공천=필패'라는 등식이 이미 지역 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뛰어넘을 수 있는 어떤 흥행 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선거일을 100일 앞두고 '지방권력 교체' '보수텃밭 사수'를 모토로 내걸고 부산시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치열한 전략 싸움 내막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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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에 양보받은 김영춘 "3월10일까지 기다려달라"…출마 선언 예고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를 두달 앞둔 3월초. 노무현 정부시절 해양부장관을 지낸 오거돈 후보는 당시 신당(새정치민주연합)을 추진중이던 안철수 의원과 만난 뒤 '통큰 연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가 결국 무소속 출마 입장을 유지했다. 이후 김영춘 새정연 후보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선거일을 불과 20일 남겨두고 김 후보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고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결국 선거 막판 '박근혜 눈물 마케팅'으로 분루를 삼켰다.

 

그때로부터 4년이 흐른 올해초 민주당에 복당한 오 전 장관은 2월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의 정치권력만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당내 경선 참여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5월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뒤 최근까지 부산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면서도 출마 여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던 터였기 때문에 그의 당시 발표는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는 2월13일 열린 '부산정권 교체를 위한 One Team(원팀)' 기자간담회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김영춘 장관이 출마하면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 시장에 비해 큰 지지율 차이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오 전 장관이 부산의 정치권력 교체를 외치면서도 자신보다 지지율이 크게 낮은 김 장관에게 굳이 후보직을 비켜주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알려면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입을 주목해 봐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 전 수석은 지난 2월13일 뉴스통신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 전 장관의 민주당 복당과 출마선언 과정에 자신이 역할이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이호철 전 수석은 이날  "원팀 구성을 위해 오거돈 전 장관을 만났다. 대선이 끝난 후 오 전 장관을 만난 사람이 제가 처음이었다"며 "오 전 장관 등 인사들과 함께 하지 않은 채 지방선거를 어떻게 할 생각이었는지 알 수 없다"고 부산시당에 불만을 표출했다. 최근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당내 유력 부산시장 후보들이 하나로 뭉치는 'One Team'(원팀) 구성을 두고 최인호 위원장 등 민주당 부산시당 측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데 대한 질타인 셈이다. "어느날 당내 주요 후보들이 단합이 되지 못해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현 상태로는 지방선거가 필패'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때문에 저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전 수석은 지난해 추석을 전후로 자신이 후보군으로 급부상한 데 대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골수 당원의 말을 들어보면 더욱 이해가 쉽다. 이번 선거에서 구청장에 출마할 예정인 이 당원은 지난 1월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고, 입당 신청한 오거돈 전 장관은 향후 교육부총리로 입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단언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호철 전 수석까지 출마설이 나도는 시점이어서 긴가민가하는 기자에게 그는 "(당조직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오 전 장관은 경선에서 당원의 표심을 얻기 힘들다. 오 전 장관의 당내 경선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지방권력 교체'라는 분명한 지향점을 관철하는 방안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세워졌다"고 전했다.

 

골수 당원이 전해준 이같은 '김 장관 후보-오 전 장관 부총리 입각' 시나리오가 이 전 수석의 작품인지, 또 그대로 들어맞을지는 확언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전 수석이 직접 '지방권력 교체 전략' 짜기에 관여한 것만은 뒤늦게 사실로 판명된 셈이다. 이런 기류 때문인지 오 전 장관을 비롯해 박재호 의원 등 부산시장 후보들은 김 장관이 출마할 경우 자진 경선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2월들어 기회 있을 때마다 밝히며 레드 카페트를 깔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김 장관 또한 오 전 장관에게 "3월10일까지 출마 여부를 기다려달라"며 출마 결심이 임박했음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병수 흥행' 고심하는 한국당…바른미래당 후보와 단일화 관건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수성을 해야 하는 한국당의 고민은 더욱 깊다.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병수 현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에도 가상 대결을 벌일 경우 오 전 장관에게 20%포인트 안팎으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영춘 장관에게도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오차 범위 안팎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홍준표 대표는 경선의 조건으로 '10% 이상 지지율'을 여전히 컷오프로 내세우고 있다. 지지율 10% 경계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박민식 전 의원이나 이종혁 전 최고위원과 경선을 할 필요성이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은 "경선을 하지 않는 것은 컨벤션 효과를 걷어차는 바보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당에서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한 박민식 전 의원을 배제해 놓고 부사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정 인사에 대한 전략공천 음모론 마저 나돌고 있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당 안팎에서 가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유당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을 종합해 보면, "경쟁력 없는 예비후보와 경선을 해봐야 불필요한 상호 비방전으로 흐를 수 있고, 흥행에도 도움이 안된다"로 정리된다. 문제는 서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살리지 못한 채 후보적합도 면에서 좀체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8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서 시장은 16.5%를 받았다. 올들어 지난 2월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정확히 같은 수치를 보였다. 서 시장 측으로서는 같은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에 비해서는 모두 갑절 이상 지지를 받았다는 데 위로를 삼아야 했다. 엠브레인과 KSOI​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

 

이같은 분위기라면 같은 당 예비후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본선에서 여당 후보에게 '무난히 질 수 밖에 없는' 판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산시장 선거판을 흔들 수 있는 야권의 선거연대론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선거 막판에 서병수 시장과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는 이미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해 놓은 상태로, 서 시장과 같은 당에서 오랫동안 정치 선후배로  친분을 쌓아온 사이다. 

 

실제로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지난 2월19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먼저 선거연대를 꺼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때에 따라 작은 정당들이 생존 전략을 위해, 큰 정당 또는 집권당을 견제하기 위해 어떤 안을 내놓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한국당에서 나오는 선거연대의 배경이 절로 이해된다.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월10~11일 부산지역 성인남녀 8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영춘, 한국당 서병수,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가 출마하는 것을 가정한 부산시장 3자 가상대결 시 김영춘(36.3%)-서병수(33.1%)-이성권(10.5%) 순이었다. 관련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편차로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진보정당 후보들, '레이스 완주' 여부도 박빙 승부에 큰 영향 

 

김영춘-오거돈, 서병수-이성권의 연대 대결 구도가 현실화되면 이번 선거 또한 지난 2014년 때처럼 어느 진영도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접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오거돈 양자 대결로 치러진 지난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서 시장은 79만7926표(50.65%)를 득표, 77만7225(49.34%)를 얻은 오 전 장관보다 2만701표(1.31%포인트) 겨우 앞섰다.

 

당시 무효표는 모두 5만4016표로 집계됐다. 서병수, 오거돈 후보간의 득표차의 2배가 훨씬 넘는 수치다. 당시 무효표가 이처럼 많았던 것은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사퇴한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를 찎은 사표 때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올해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평화당 배준현 최고위원이나 정의당 박주미 부산시당 위원장의 출마 여부와 함께 민주당과의 단일화 여부도 또다른 변수다.

 

지역 정치권의 관계자는 "지난 1995년 이후 20여년 동안 보수정당이 부산지역 권력을 차지해 온 터전에서 현재 드러난 여론조사만 믿고 접근하면 정확한 민심을 파악할 수 없다"며 "후보 확정에 따라 늘어날 부동층의 지지 추이 변화와 함께 선거 돌발 변수 등으로 부산시장 선거는 4년전과 마찬가지로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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