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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주는 변화의 시그널

박영철 편집국장 ㅣ everwin@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5(Mon) 08:00:00 | 1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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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이 2월9일 열려 2월25일 막을 내렸다. 걱정과는 달리 성공한 올림픽으로 끝난 것 같아 다행이다. 시사저널은 대한민국이 내분에 열중해 평창에 관심 없을 때인 2년 전과 1년 전에 평창올림픽 특집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전 세계와의 약속인 평창동계올림픽이 이대로라면 실패할 것이 명백한데 이를 방치할 수는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다행히 평창올림픽은 성공적인 대회로 남을 것 같다. 성공 판단의 근거는 국민적 관심이 높았고 안전사고가 없었던 데서 찾을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善戰)이 거듭되면서 자연히 TV중계로 눈길이 쏠렸다. 나도 개인적으로 이번에 컬링 종목의 룰을 확실히 알게 됐다.

 

북한의 전격 참가로 평창올림픽이 흥행에 탄력을 받은 것은 확실하다. 북한의 의도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남북한의 젊은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하는 모습이 흐뭇했던 것은 사실이다. 3월9일부터 18일까지는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린다. 적어도 이때까지는 당분간 대화 기조가 이어질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여부는 결국 우리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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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많이 바뀌었구나’ 하고 느낀 대목이 여럿 있었다. 북한 참가를 둘러싸고 처음에 젊은 세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좌파들이 기대하는 ‘우리민족끼리’보다는 ‘공정하지 않다’는 분개가 많았던 탓이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이재용 등 재벌에 분개하는 이유가 몇 대째 부(富)와 경제권력을 세습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란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젊은이들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들이댔다. 우리 젊은이들이 보기에 김정은은 모든 권력을 3대째 세습하고 있으니 ‘한반도 금수저 끝판왕’일 것이다. 이런 대목이 이번에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제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눈길이 갔던 대목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해맑은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때는 금메달을 못 따면 선수가 죄인이라도 된 듯 울고불고 시무룩하고 그랬었다. 참으로 낯선 변화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게 이른바 ‘올림픽정신’에 맞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비정상이었던 거다. 빈곤탈피가 지상과제였던 신생 대한민국은 1등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목표지상주의를 내걸고 전력질주해 왔다. 그 결과, 외형적인 부는 늘어났지만 정신세계는 오히려 황폐해졌다. 대학입시를 예로 들면 전국 수석이 아닌 나머지 사람은 모두가 불행감을 느끼는 그런 나라가 된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이런 ‘비정상의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나도 당분간 영양가 없는 나라 걱정은 접어두고 ‘너나 잘해!’ 하는 마인드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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