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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은 까다롭고, 그래도 선거운동은 해야겠고

까다로운 선거법 속 등장한 신개념 '선거문자'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3(Fri)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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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발신] 안녕하세요. ○○○입니다. △△△에게 공성윤님을 추천하는데 꼭 '동의'버튼 눌러주세요^^’

 

2월22일 저녁 8시, 기자가 한 지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다. 문자 뒤엔 인터넷 주소가 적혀 있다. 누르면 ​△△△​ 도지사 예비후보의 사진과 소속 정당, 이력 등이 나온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정보가 공유된 셈이다. 메시지의 ‘동의’ 버튼을 누르면 수신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지역 등 개인정보가 ​△△△​ 예비후보 측에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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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4개월 앞두고 전송된 ‘예비후보 추천 문자’

 

이 메시지는 D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보내진 것이다. 한 지역 여론조사기관이 선거 후보자들을 위해 개발했다. 해당 앱에 대해 제작사 측은 “수신 동의된 지역민들의 연락처를 수집하고 맞춤 홍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앱”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나 예비후보자가 아닌 사람이 자동 동보통신(앱 등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수신자를 자동 선택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건 불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수신자 자동 선택’의 여부라고 한다. 

 

중앙선관위 공보과 관계자는 2월23일 “발신자가 앱으로 문자를 보낼 때 수신자를 자동으로 골랐다면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문자 받을 사람을 직접 선택해 보내는 건 괜찮다. 컴퓨터가 골라주면 불법, 사람이 고르면 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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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문자, 사람 아닌 컴퓨터가 수신자 고르면 불법

 

왜 이렇게 애매하게 정해뒀을까. 자동 동보통신을 이용한 문자 홍보는 자칫 문자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문자가 뿌려져 선거운동이 과열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지난해 2월 선거법 개정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문자 발송을 까다롭게 한 것도 그래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그나마 기준이 명확하게 바뀐 것”이라고 했다. 

 

D 앱 제작사 관계자는 “우리는 선관위의 유권 해석을 받아 합법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앱이 보내는 메시지는 지인으로부터 (개인정보 수집에 관한) 동의를 받는 내용이기 때문에 선거운동과 관련 없다”며 “자신의 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직접 선택해 문자를 보내기 때문에 자동 동보통신 또한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제작사 측은 앱에 관해 “개인정보보호법과 공직선거법이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에 합법적으로 최적화된 홍보 솔루션”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선거문자를 보내기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 제대로 동의를 구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 또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불법 선거운동으로 봐야 하는 문자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놨다. 촘촘해지는 법망을 피해 새로운 선거운동 방법이 등장한 셈이다.

 


수신자 개인정보, 동의 없이 모아도 불법

 

그럼에도 불법의 소지는 남아 있다. 아주 많은 연락처를 직접 일일이 골라 선거 문자를 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사저널이 D 앱을 실행해 살펴봤다. 휴대폰 주소록에서 자동으로 연락처를 고르는 기능은 없었다. 하지만 모든 연락처에 메시지를 한꺼번에 보내는 건 가능했다.

 

이와 관련해 선거법은 후보자가 아닌 사람이 문자를 보낼 수 있는 대상을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앱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반 문자를 보낼 때도 마찬가지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땐 이를 어겨 문제된 적이 있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현아무개씨는 제주도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문자 2만9000여 건을 뿌렸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씨는 법원에서 징역 6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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