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240, 그리고 1000… 윤성빈을 승리로 이끈 마법의 숫자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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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딴 윤성빈 스켈레톤 선수의 식단과 운동

 

178cm에 86kg의 남성. 비만도를 측정하는 체질량지수(BMI)로 치면 비만에 가까운 수준이다. 2월16일 금메달을 딴 윤성빈 스켈레톤 선수의 신체조건이다. 수치상으론 비만이라고 하지만 그의 모습에서 배나온 남성을 떠올리긴 힘들다. 윤성빈은 근육량이 많아 체질량지수로 비만도를 진단할 수 없는 유형에 속하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2012년 스켈레톤에 입문한 뒤부터 강도 높은 근력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윗몸일으키기는 매일 1000개씩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복근을 포함한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운동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캐나다 팀을 이끌었던 수석치료사 마크 리자르도는 “스켈레톤에서 코어근육의 힘이 필수적이란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2월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3차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윗몸일으키기 1000개’, 코어근육 강화로 중심 잡아줘

 

코어근육은 몸의 안정성과 균형감각을 유지해준다. 최고 시속 128km까지 나오는 스켈레톤에서 썰매의 중심을 잡는 일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 몸통 자체에서 힘을 발휘할 때도 코어근육이 사용된다. 팔다리의 움직임이 크지 않은 스켈레톤에서 역시 중요시되는 부분이다. 

 

윗몸일으키기 외에도 윤성빈은 240kg의 역기로 스쿼트를 했다. 체중의 거의 3배에 달하는 무게다. 윤성빈과 같은 몸무게의 보통 남성이 1회에 들 수 있는 스쿼트 중량이 100kg 내외라고 한다. 스쿼트는 코어근육을 포함해 하체근육을 집중적으로 키워준다. 63cm(약 25인치)에 달한다는 윤성빈의 허벅지만 봐도 그가 하체운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 수 있다. 

 

허벅지 근육은 스켈레톤에서 방향을 바꾸는 데 주로 사용된다. 썰매 뒤쪽의 날 바닥에 방향을 조절하는 ‘그루브’란 홈이 파여 있는데, 이를 활용하려면 허벅지 힘으로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허벅지 힘이 약하면 그루브가 얼음면과 일으키는 마찰력도 약해지므로 방향 조절이 힘들어진다. 

 

 

2월15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차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40kg 스쿼트’, 방향 전환과 달리기에 도움

 

올 2월 초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윤성빈이 서전트 점프(sargent jump)를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서전트 점프는 제자리 높이뛰기를 뜻한다. 하체운동 중 하나이자 하체근육의 힘을 보여주는 척도로도 사용된다. 윤성빈은 해당 영상에서 본인 키만한 높이의 상자 위로 훌쩍 뛰어오른다. 

 

최근 공식 기록은 나온 적 없지만, 윤성빈은 제자리에서 대략 160cm를 뛰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016년 기록한 107cm에 비하면 짧은 시간 내에 상당한 성과를 이룬 것이다. 

 

윤성빈의 강력한 하체는 달리기에도 큰 도움을 줬다. 스켈레톤은 출발점에서 썰매를 타기 전까지 달리는 60~70m 구간이 승패를 좌우한다. 단거리 달리기가 빠르면 그 속도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점에서 0.1초를 줄이면 최종 기록이 0.4초까지도 줄어든다고 한다. 윤성빈의 100m 달리기 기록은 11.06초로 알려져 있다. 100m 한국 기록인 10.03초와 1초 정도 차이난다.

 


2월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3차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결승선에 도착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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