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메뉴열기

시사저널

부마항쟁 집결지 '창원 벽오동 가로수', 시민 덕에 명맥 유지

창원시, 시민 청원 받아들여 벽오동 가로수 두 그루 마산 서항공원에 이식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ㅣ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8(Thu) 14:08:03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벽오동 가로수를 3·15 의거 기념탑 주변에 이식해달라”

 

지난해 8월 경남 창원 완월동에 사는 김광수씨(57)는 거주지 산복도로에 남아 있던 벽오동 나무를 역사 현장으로 옮겨 달라고 창원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50여 년 동안 민주성지인 마산의 역사를 지켜온 해당 나무를 창원시가 직접 잘 살펴봐달라는 요구다. 이 나무는 세월 흐름 속에 대부분 잘려나가고 겨우 2그루만 남았다. 

 

벽오동 가로수는 한때 지역의 상징이었다. 1979년 부마민주항쟁을 생생하게 바라본 역사의 목격자였으며 주민들에게 추억 한두 개쯤은 족히 품게 해 준 나무다. 

 

%uC9C0%uB09C%201%uC6D429%uC77C%20%uCC3D%uC6D0%20%uD574%uC6B4%uB3D9%20%uC11C%uD56D%uACF5%uC6D0%uC5D0%20%uC774%uC2DD%uB41C%20%uC644%uC6D4%uB3D9%20%uBCBD%uC624%uB3D9%20%uAC00%uB85C%uC218%202%uADF8%uB8E8.%20%u24D2%20%uCC3D%uC6D0%uC2DC%20%uC81C%uACF5


마산 현대사와 공존, 통합 창원시 갈등 치유 '상징'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완월동 일대에 가로수로 심어진 이 나무는 부마민주항쟁의 또다른 상징이다. 완월동은 부마민주항쟁 당시 학생과 시민들이 서성동 3·15 의거 탑으로 진출하기 위한 집결지였다. 벽오동은 대오를 짜고 뛰기 시작한 학생과 시민들을 묵묵히 지켜봤다. 앞서 1960년 마산 3·15의거도 이 벽오동 가로수 길을 거쳐 갔다. 

 

벽오동은 1970~80년대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었던 한일합섬과 마산자유무역지역의 근로자들과 동거했다. 당시 완월동은 인구가 2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근로자들의 자취방으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1990년대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쇠락하면서 그들이 떠날 때에도 벽오동은 말없이 지켜봤다. 

 

하지만 벽오동은 완월동 일대에 도로가 넓혀지면서 대부분 잘려나갔다. 겨우 남아 있던 2그루도 혹이 생기고 내부가 썩어가는 등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마저도 최근 도로 확장공사로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3·15 의거 탑 주변 공간 없어 서항공원에 이식

 

이제 벽오동에 다시 눈길이 쏠렸다. 지난 1월29일 벽오동 가로수 2그루가 창원 해운동 서항공원에 옮겨지면서다. 비록 3·15 의거 탑 인근으로 이식되진 못했지만 마산 현대사와 함께 한 산증인의 명맥이 유지된 셈이다.

 

벽오동 가로수를 알리는 데는 시민 김광수씨가 큰 몫을 했다. 그는 “벽오동은 3·15 의거 등 마산 역사를 지켜본 목격자다”며 “도로공사로 잘려져 사라지는 것 보다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한다”고 했다. 청원 이후 창원시는 벽오동 이식을 발빠르게 처리했다. 수차례의 회의와 증언 수집 등을 통해 이식을 결정했다. 비록 3·15의거 탑 주변엔 여유 공간이 없어 김씨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5개월여 만에 서항공원에 이식했다. 

 

한 지역시민단체 관계자는 벽오동의 이식이 창원시 통합 후유증을 치유하는 한 방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구단의 전용구장 후보지 선정 등 창원시 통합 갈등을 없애려는 시도는 많았다. 그러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정책들이 제대로 결행된 적은 거의 없다. 마산의 현대사와 함께 한 벽오동의 성공적인 이식이 호평받는 까닭이다. 이 관계자는 “벽오동 이식은 부마민주항쟁 등 마산 현대사의 자존심을 지킨 작은 발걸음이다”며 “이런 작업들이 거듭된다면 진정으로 통합 창원시의 갈등도 서서히 풀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시는 이식된 벽오동을 충전 치료 등으로 소생시킨 후 기념패를 세워 관리할 예정이다.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갤러리 > 포토뉴스 2018.11.15 Thu
 [포토뉴스] 2019년도 수능 끝. 이제 부터 시작이다.
경제 2018.11.15 Thu
용산기지 활용 방안 놓고 ‘동상이몽’
경제 2018.11.15 Thu
유명 프랜차이즈가 상표권 확보에 ‘올인’하는 이유
Health > 연재 > LIFE > 서영수의 Tea Road 2018.11.15 Thu
대만 타이난에서 조우한 공자와 생강차
Health > LIFE 2018.11.15 Thu
[치매②] “세계는 ‘親치매’ 커뮤니티 조성 중”
Health > LIFE 2018.11.15 Thu
충치보다 훨씬 무서운 ‘잇몸병’…멀쩡한 생니 뽑아야
사회 2018.11.15 Thu
“도시재생 사업의 출발점은 지역공동체”
한반도 > 연재 > 손기웅의 통일전망대 2018.11.15 Thu
‘다 함께 손잡고’ 가야 한반도 평화 온다
경제 > 연재 > 이형석의 미러링과 모델링 2018.11.15 목
도시재생 사업, 일본에서 해답 찾는다
경제 > 연재 > 대기업 뺨치는 중견기업 일감 몰아주기 실태 2018.11.15 목
3세 승계 위해 ‘사돈댁 일감’까지 ‘땡긴’ 삼표그룹
사회 2018.11.15 목
해외입양인 윤현경씨 가족 42년 만의 뜨거운 상봉
갤러리 > 포토뉴스 2018.11.14 수
[포토뉴스] 증선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결론'
국제 2018.11.14 수
환경 개선 위해 시멘트 뒤집어쓴 프랑스 파리
LIFE > Culture 2018.11.14 수
[인터뷰] 문채원, 《계룡선녀전》의 엉뚱발랄 선녀로 돌아오다
경제 2018.11.14 수
“당 줄여 건강 챙기자” 헬스케어 팔걷은 프랜차이즈
사회 2018.11.14 수
[시사픽업] 25살 ‘수능’ 톺아 보기
사회 2018.11.14 수
박종훈 교육감 “대입제도 개선 핵심은 고교 교육 정상화”
경제 > 한반도 2018.11.14 수
[르포] 폐허에서 번영으로, 독일 실리콘밸리 드레스덴
한반도 2018.11.14 수
“비핵화, 이제 입구에 막 들어섰을 뿐”
LIFE > Health 2018.11.14 수
비행기 타는 ‘위험한 모험’에 내몰린 뇌전증 환자들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