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청, 도로 확장 과정서 건축물 강제 철거 '시끌'
  • 부산 = 정하균 기자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2 09: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물주 동의 없이 소유권 부산시로 넘겨 '반발'…동래구 "법적 문제 없어"

부산 동래구청이 도시철도 1호선 부산교대역~내성교차로 중앙대로 235m 구간 10차로 확장 공사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마지막 남은 건물주의 동의 없이 강제 철거를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다. 

 

부산 간선도로인 내성교차로 부근은 출퇴근 시간 심각한 교통체증을 되풀이하는 곳으로, 동래구청은 지난 2016년부터 도로 확장 공사를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해당 구청은 지난 1972년 부산시가 마련한 도로계획을 45년 만인 당초 지난해 5월까지 왕복 10차로 도로로 완공할 방침이었다. 고시한 장기 미집행 도로 ​왕복 8차로 임시 확장 개통에 이어 지난해 5월31일까지 왕복 10차로 확장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구청이 이같은 도로 확장을 서두른 것은 부산에서 최대 규모로 꼽히는 부전교회 글로컬 비전센터 신축과 연관돼 있다. 

 

부전교회 부지는 1966년부터 2005년까지 송월타월 공장이 있었던 자리다. 2006년 송월타월이 양산시로 이전한 뒤 아파트 모델하우스 등으로 활용되다 2010년에 부전교회 측이 매입했다. 공사에 소요되는 사업비는 총 14억원으로, 이 중 8억원은 부산시가 부담하고 나머지 6억원은 부전교회 측이 충당한다.  

 

부산 동래구는 2016년부터 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 왕복 8차로 임시 확장 개통에 이어 2017년 5월31일까지 왕복 10차로 확장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 정하균 기자



건물주 "구청 독단 행정" vs 동래구청 "법적 문제 없어"

 

동래구청은 기존 왕복 6차로에서 왕복 8차로로 도로를 넓히고, 부산교대역 방향 1차로에 유턴 신호를 추가했다. 또 내성교차로 방향에 있던 보도를 일괄 철거하고 보행자들이 부전교회 앞 새 보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횡단보도와 이어지는 보행로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보도에 위치해있던 버스정류장을 도로 확장 공사 구간 내로 옮겨 임시 버스정류장을 만들고, 버스들이 다닐 수 있는 임시 도로 구간을 조성했다.


하지만 이같은 8차로를 10차로로 넓히는 구간 공사는 지난 8월 이후 멈춰진 상태다. 무슨 이유로 공사가 더이상 진행되지 못하는 것일까.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부전교회 옆 내성교차로 방향에 남아있는 건물의 소유주와 동래구청이 몇년 째 건축물 보상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관할 구청이 건물에 대한 토지수용 절차를 거쳐 부산시로 소유권을 넘겨버렸다. 

건물주 A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현재 이 땅의 시세가 15억 정도하는데, 구청에선 처음 4억원만 제시했다. 이의를 제기하니 5억을 주겠다고 했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선에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시계획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유재산권이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건물 소유권을 저들 마음대로 이전시킨 것은 독단 행정의 극치"라고 하소연했다. 


동래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 곳은 최초 사업고시할 때 토지수용 대상에 포함된 지역이다. 지난해 법원에 공탁을 걸어 12월18일자로 부산시로 소유권이 넘어갔다"며 "법원에 공탁을 하게 되면 건물주의 동의 없이도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입자들은 이미 합의 보상을 받고도 나가지 않고 있다"면서 "건물주가 소송 또는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사업이 중단되지는 않는다. 추후 공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선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동래구는 이른시일 내에 법원에 '인도(명도) 단행' 가처분신청을 낸 뒤 빠르면 3월말 10차로 확장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동래구가 내성로터리에서 연산동 방면 도로를 확장했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통행 불편과 교통체증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 정하균 기자


동래구, 내성로터리 주변 도로 확장했지만…​차량 정체 '여전'

 

내성로터리에서 연산동 방면으로 노폭이 확장된 구간은 유턴 구간의 중복 등 불합리한 교통체계로 공사 이전보다 오히려 더 심한 교통체증 현상을 빚고 있다. 시민 김아무개씨(35)는 "매일 부전교회 앞 버스정류장을 지나 지하철을 이용한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아직까지 펜스가 설치돼 있어 길을 건널때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시기사 오아무개씨(66)는 "아침 출근 시간 뿐만아니라, 오후 시간 때에도 이곳 정체가 심하다"며 "하루 빨리 공사가 끝났으면 한다"고 했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센터 관계자는 차량 정체와 관련, "도로 확장공사가 진행되면서 신호가 길어져 차량 대기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자체 분석결과 통행에는 별다른 문제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