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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주한미대사에 더 강경한 '매파'를 원한다

아그레망도 끝난 빅터 차 주한미대사 내정자 전격 낙마 후폭풍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8.01.31(Wed) 15: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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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대사 공석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마크 리퍼트 주한미대사가 떠난 뒤 무려 1년 간의 공백이다. 리퍼트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사임했으며, 이후 마크 내퍼 대사 대리 체제가 이어져왔다. 

 

주한미대사 공석 장기화는 당초 이 자리로 내정돼 있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1월30일 (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내정 철회되면서 현실화됐다. 특히 이번 내정 철회는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절차까지 이미 끝난터라 외교가에서 더욱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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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이었던 '先아그레망 後 철회' 발표

 

당초 차 석좌는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쳐 이르면 2월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전망됐다. 평창 동계올림픽 전 부임이란 그림이었다. 이런 전망에 따라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순 빅터 차에 대한 아그레망을 한국 정부에 신청했다. 대사 내정 발표 전에 아그레망을 먼저 신청하는 것 역시 외교가에선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워낙 오랫동안 주한미대사 자리가 비워져있었고 이에 앞서 충분한 검증의 시간이 있었던 터라 신속하게 후속절차가 진행됐다. 미국 정부는 지난 6∼8월 차 석좌를 주한 미국대사에 사실상 내정하고 수개월 동안 검증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결국 12월 말 아그레망을 승인했다. 차 석좌의 주한미대사 임명 전까지 남은 절차는 백악관의 공식 발표뿐인 상황이었다. 이 모든 게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뤄진 일이었다. 

 

그런데 왜 아그레망 후 낙마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 걸까. 이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빅터 차 석좌의 대북 및 한미관계에 대한 시각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1959년 미국 이민자인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미국 내 한국학 학자 중에서도 대북 압박을 강조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했으며, 북핵 6자회담 당시 미국 쪽 부대표로 활동했다. 2007년 4월에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함께 방북해 북핵 해법을 논의했다. 

 

 

빅터 차 내정자, 文·트럼프 어느쪽과도 코드 맞지 않아

 

인적 네트워크나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지만, 주한미대사가 되기 전까지 장애요인으로 지적돼온 부분도 있었다. 주한미대사 임명에 있어 그의 거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돼온 부분은 한·미 양국 대통령 어느쪽과도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 성향 외교안보 전문가들 중 거의 유일하게 반(反)트럼프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대화 통로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북핵 정책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다. 

 

이번 차 석좌의 낙마는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백악관 내부의 강경파와의 의견 충돌로 인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당초 그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추천으로 주한미대사 후보 물망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명 시기부터 극우파 백악관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 전 전략가가 차 석좌의 지명을 반대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배넌이 낙마했지만, 결국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백악관 강경파와의 이견이 낙마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백악관이 당초 주한미대사로 선택한 차 석좌가 지난 12월 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개인적인 이견을 표명한 뒤 더는 지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차 석좌가 광범위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제한적 타격을 가하는 방안, 즉 ‘코피 전략(bloody nose)’으로 알려진 위험한 개념을 놓고 미 국가안보회의 관리들에게 우려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위협하는 등의 전략을 쓰는 데 대해서도 반대했다는 보도다. 로이터통신도 같은 날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빅터 차가 주한 미국대사직에 더 이상 고려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현재 빅터 차 본인은 언론의 확인 요청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언론 일각에선 미국의 대북 정책 및 한미 FTA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내정 철회까지 된 것이라면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입맛에 더 잘 맞는 새로운 대사후보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고위 관계자는 WP에 “적임자를 찾는 대로 빨리 지명하겠다”고 말했는데, 미 행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후임 물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차 석좌보다 더욱 강경한 입장의 인물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추후에 한반도 이슈에 있어 파문이 예상되는 이유다. 주한미대사관 측은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 측은 2월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전 주한미대사 부임을 희망하며 미국 정부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조속한 부임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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