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정착 위해 평양 서밋 개최도 고려”
  • 세네갈=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1.30 15:36
  • 호수 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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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토마스 윌시 UPF 의장 “정부 못하는 일이지만 민간에선 가능”

 

“평화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노력을 통해 쟁취하는 것이다. UPF는 유엔 경제이사회 특별자문기구다. 지구촌 분쟁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해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해 왔다. 아프리카 서밋은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이번 서밋을 통해 아프리카가 새롭게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1월18일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만난 토마스 윌시 UPF(천주평화연합) 의장의 말이다. UPF는 1월18~19일 다카르 소재 압두 디우푸 국제센터(CICAD)에서 ‘2018 아프리카 서밋’을 개최했다. ‘신아프리카: 공생, 공영, 공의와 보편적 가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서밋에는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을 포함해 전·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장, 정부 요인, 종교 지도자, 부족장 등 아프리카 60개국에서 1200명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각국 지도자들은 이날 지속 가능한 평화와 인류 발전을 위한 아프리카대륙 국회의원연합(IAPP)과 종교인연합(IAPD), 세계평화족장연합(ICAPP) 등을 출범시켰다. 이어 평화 수호에 대한 결의를 담은 ‘다카르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한학자 총재는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에서부터 아프리카 대륙을 거쳐 유럽, 아시아, 한국으로 통하는 평화고속도로 건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윌시 의장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된다면 평양에서 서밋을 개최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며 “북한은 대화를 통해 얻을 것이 많다. 기회가 된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대화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윌시 의장과의 일문일답.

 

토마스 윌시 UPF 의장 © 시사저널 이석

 

UPF에 대해 설명해 달라.

 

“UPF는 유엔 경제이사회 특별자문기구로 2005년 9월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뉴욕에서 창설한 순수 민간 국제평화운동 기구다. 초종교 및 초인종 평화 실현을 모토로 전 세계 154개 나라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전 세계의 화약고로 전락한 중동뿐 아니라 발칸반도,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처음 서밋을 개최했다.

 

“아프리카는 그동안 극심한 빈곤과 가뭄, 종파 분쟁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최근 민주적 국가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중국이나 인도가 빈곤국가에서 주요국으로 격상한 것과 마찬가지다. 아프리카는 발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1200명의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뉴아프리카’를 선언한 것이다. 이번 서밋은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 한학자 총재 탄신 77주년을 2년 앞두고 있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개최국으로 세네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서밋 개최를 위해 지난 6개월간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세 차례 면담을 했다. 아프리카의 비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세네갈 국회나 관련 부처들의 지원을 많이 받았다. 마키 살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아프리카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상을 수상했다.”

 

 

UPF는 순수 민간 기구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모으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현재 기후나 빈곤, 극단주의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중동이나 발칸반도의 경우 지구촌의 ‘화약고’로 전락했다. UPF는 그동안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많은 노력을 해 왔다. 협력과 대화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하나님 아래 인류는 한 가족’이라는 단 하나의 명제를 위해서였다. 그런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것으로 본다. 아프리카 지도자들 역시 이 논리에 공감했기 때문에 이번 서밋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중남미, 유럽, 아시아 등으로 평화 운동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세네갈에 성공적으로 도입됐다고 들었다.

 

“과거 한국의 발전 모델인 새마을운동이 최근 아프리카의 새로운 개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세네갈과 우간다 등 아프리카 많은 국가 지도자들이 경제발전 모델로 새마을운동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한 운동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단적인 사례다. UPF도 아프리카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1981년 문선명 총재가 세계 평화고속도로를 제창한 것처럼, 아프리카에 철도나 고속도로 등 기반 시설을 지원해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번 서밋 역시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도 현재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다.

 

“2년간 끊겼던 남북 고위급회담이 최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렸다. 북한은 이 회담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는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열쇠다. 남과 북이 경색된 상황에서는 정부가 못하는 일을 스포츠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 남한은 전략적 참을성을 가지고 북한과 꾸준히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UPF 역시 하드파워보다 소프트파워에 집중하고 있다. 6자회담과 같은 정부 활동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비전을 공유하는 민간 외교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도 대화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다. 신뢰는 대화와 상호존중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환태평양 시대다. 아시아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은 발전 가능성이 많은 나라다. 대화를 통해 얻을 것이 많다는 얘기다. 기회가 된다면 평양에서 서밋을 개최하고 싶다. 이 일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남북대화를 마중물 삼아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독특하다. 사업가 출신으로, 거친 발언으로 유명하다. 모든 것을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화가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가 이익이라고 판단되면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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