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비트코인 ATM은 2000여 대…한국엔 달랑 ‘1대’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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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트코인 열풍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에선 사고 팔기 힘들어

 

오프라인 세상에서도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디보다 뜨거운 우리나라에선 이게 힘들어 보인다. 국내에 설치된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가 딱 한 대 뿐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1월18일 ATM 위치정보사이트 코인ATM레이더(Coin ATM Radar)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비트코인 ATM은 서울 명동에 있다. 비트코인 결제 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 ‘비트코인요’가 지난해 9월11일 설치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기반으로 하고, 수수료는 매입·매각 시 모두 5%다. 전 세계 비트코인 ATM 수수료 평균인 10.8%보단 낮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 가동되지 않는다고 한다. 비트코인요 유아무개 대표는 19일 “작년까진 운용을 했다”면서 “올해부턴 정부에서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실명거래를 추진하고 있어 골치 아파질까봐 기기를 꺼버렸다”고 했다. 유 대표는 “사업 무대를 미국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3월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별관 지하 커피세도나에 비트코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비트코인 전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ATM은 개인이 QR코드를 스캔해 비트코인을 팔면 판매 대금을 즉시 원화 현금으로 지불해 준다. 코인플러그는 "국내에서도 이제는 비트코인 전자지갑에 있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로 찾아 쓸 수 있게 됐다"라며 "코인플러그 ATM은 개인이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무인 비트코인 거래소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 비트코인 열기 뜨겁지만…현재 가동 중인 ATM은 ‘0대’

 

ATM레이더 사이트엔 나와 있지 않지만, 서울에서 비트코인 ATM이 설치된 곳은 두 군데 더 있다. 여의도의 오프라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블록스’ 건물과 이태원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비트코인센터코리아’ 건물 등이 그곳이다. 시사저널이 19일 이들 업체에 문의해보니 모두 ATM 가동을 현재 멈춘 상태라고 한다.  

 

이외에도 2014년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커피세도나’에도 비트코인 ATM이 설치된 적이 있다. 당시 국내 최초였다. 그러나 코엑스 측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 커피세도나가 문을 닫으면서 ATM도 철거됐다고 한다.

 

한편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ATM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전역에 1347대가 놓여 있다. 그 다음으로 △캐나다(337대) △영국(104대) △오스트리아(96대) △스페인(39대) △호주(23대) 등의 순이다. 

 

홍콩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 © 사진=AP연합

 

전 세계 비트코인 ATM 총 2076대…미국이 1위

 

비트코인 ATM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1월 캐나다 밴쿠버에 세계 최초로 들어선 이후 전 세계 누적대수가 2014년 327대, 2015년 503대, 2016년 952대, 현재는 총 2076대로 집계됐다. 최근 2개월 간 증가속도를 따져보면 하루에 5.15개가 설치된 셈이다. 

 

아시아에서 비트코인 ATM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이다. 총 11대가 설치돼 있다. 일본은 비트코인 거래도 세계적으로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영국 가상화폐 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약 30%가 엔화로 이뤄지고 있다. 1위인 달러화(40%) 바로 다음이다. 원화 거래 비중은 5위(4%)다. 

 

2016년 한때는 위안화가 비트코인 거래의 90%를 차지한 적도 있다. 그런데 중국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은 한 대 뿐이다. 지난해 10월 당국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 조치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위안화가 현재 비트코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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