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이강래 사장 태풍급 인사 개편에 ‘술렁’
  • 박동욱 기자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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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이사 5명 중 4명 의원 면직하고 본사 실·처장 대부분 교체

경북 김천에 본사를 둔 한국도로공사가 신임 이강래 사장의 대대적인 인사 단행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1130일 취임한 이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공적 가치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조직혁신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 새 정부 '코드'에 맞춘 그의 첫 인사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도로공사 안팎의 관심을 끌어왔다 DJ맨(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던 이 사장은 취임 전부터 새 정부의 공기업 사장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가 첫 공기업 인사로 낙점됐다.  

 

이 사장의 취임 첫 인사는 한달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인사 폭은 내부에서조차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태풍급이다. 본사 본부장 자리인 상임이사 5명 가운데 4명이 자진해 회사를 떠났고, 본사 실·처장 30명 가운데 26명이 교체됐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17년 11월30일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도로공사 제공

 

 

전임 사장 흔적 지우기 역력…본사 본부장 거의 교체


무엇보다 전임 김학송 사장의 흔적 지우기가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우선 상임이사 대부분이 의원 면직됐다. 상임이사는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모두 지난해 313일 선임된 경영진이다. 임기가 '2년 이내'여서 매년 주주총회에서 경질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이번처럼 4명이 물갈이되기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상 부사장겸 건설본부장을 포함한 상임이사 5명은 모두 전임 김학송 사장이 지난 4년 가까이 재임하는 동안 주요 직책을 맡아온 인물이다. 이들 가운데 임기가 가장 많이 남은 김광수 도로교통본부장만이 부사장을 겸직하며 겨우 자리를 지켰다.

 

지난 15일 인사에서 4명의 상임이사 공석 자리에는 고채석 정보처장이 기획본부장 직무대행에, 이상준 휴게시설처장이 경영본부장 직대, 이강훈 사업개발처장이 건설본부장 직대, 홍두표 광주전남본부장이 사업본부장 직대에 임명됐다. 이들은 차기 도로공사 주총에서 정식으로 상임이사로 선임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도로공사 본사 경영진으로 분류되는 본부장 7명 가운데 5명은 상임이사로 채워지고, 2(영업본부장·R&D본부장)은 고참 1급직이다. 이번 인사에서 정대형 영업본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상임이사로 승진하지 못하고 1년 한정적으로 현업을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부산 출신인 정 본부장은 도로공사 안에서 PK의 맏형으로 꼽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송상규 R&D본부장도 유임됐다.

 

 

본사 실·처장급 30명 중 26명 '물갈이'

 

118일 발표된 1급 실·처장급 자리 이동을 보면 이번 인사가 얼마나 대폭인지 여실히 나타난다7개 본부 가운데 경영본부의 총무처장·인력처장, 영업본부의 스마트톨링추진단장, 사업본부의 해외사업처장 등 4자리를 제외하면 26개 실·처장이 모조리 교체됐다.

 

이 사장과 같은 호남 출신 간부들이 크게 부상한 반면, 경남 진해를 지역구로 두고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학송 전 사장 시절 주요 직책을 맡았던 부산·경남 출신 간부들이 크게 밀려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손진식 기획조정실장이 새로 신설된 좋은일자리창출추진단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대신 신동희 영업처장이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향후 조직개편 작업을 주도하게 된다. 또 황광철 홍보실장이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근거리에서 이강래 사장을 보좌하게 됐다. 김 전 사장을 보좌했던 강운 비서실장은 인재개발원장으로 밀렸다.

 

이강래 사장은 취임 당시 공적가치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조직혁신에 전력을 다하고 4차 산업혁명 등에 따른 도로공사 역할과 기능변화에 대응하고자 조직개편과 인력배분을 단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 반영된 신설 부서는 테스크포스(TF)팀에서 승격된 좋은일자리창출추진단 1곳에 불과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5명 중 4명의 상임이사들이 일괄 사직한 것과 관련, "임기가 보장된 것이 아니라 '2년 이내'로 규정돼 있어 매년 인사에서 바뀔 수 있다"며 회사 측 압력에 따른 경질이 아닌 자연스런 교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1급 실·처장과 지역본부장(8), 건설사업단(14)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에 이어 이번주 중 부장급 2급 이하에 대한 인사를 연이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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