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 도지사 선거 출마 의지를 거듭 밝혔다. 공식적으로 경기지사 도전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후보 경선에는 당이 정하는 대로 합리적으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시장은 1월15일 성남시 야탑동 코리아디자인센터 8층 연회홀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임기가 상당히 남아 아직 도지사 출마를 공개적으로 얘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아시는 것처럼 마음의 결정은 이미 했다"며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시장처럼 현직인 선출직 단체장이 직(성남시장→경기지사)을 달리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인 오는 3월15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앞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전해철 의원 등과의 당 후보 경선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룰은 당이 만드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된다"며 "당에서 국민 여론과 권리당원 전원투표가 50대 50으로 사실상 정해진 것 같은데 특별한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남경필 현 경기지사와의 승부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보수진영은 통합이든, 연대든, 단일화든 가장 강한 형태로 세력을 모아 집권 여당과 한판 승부를 겨룰 것으로 본다. 현재 그 과정이 진행 중인데, 남 지사 중심으로 보수진영의 후보가 정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남 지사의 자유한국당 복당에 대해서는 "정치는 자기 이익을 쫓아다닐 게 아니라 자기 정책과 비전을 정리해 보여주고 국민에게 선택받아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을 보고 맞추다 보면 자기가 없어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좀 아쉽다"고 평가했다.
남 지사의 '일하는 청년통장'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시장은 "세금으로 하는 사업은 공평해야 하고, 부담자와 이익 보는 자가 일치해야 하고,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1억 통장사업은 대상자가 너무 적고 지속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너무한 것 같다"고 각을 세웠다.
경기지사에 당선되면 성남시에서처럼 무상복지사업 등을 확대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도민들 선택의 문제다. 도민이 바라는 행복한 삶에 쓰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
경기지사를 대선 교두보로 활용하려고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특정 직위를 다른 공직의 수단으로 써서는 안 된다. 잘못된 생각"이라면서도 "그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게 본분이고, 그걸 다하면 주권자인 주인이 길을 정해줄 것"이라며 명확한 답은 하지 않았다.
이 시장은 네이버와 시민단체 '희망살림', 성남FC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해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한국당에 대해 "공개적으로 협약 맺고 그 내용대로 한 건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당 대표에게는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30명 가까운 출입기자들이 참석해 가상화폐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질문을 쏟아내며 이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