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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종 “난 연기자일 뿐,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사랑의 온도》로 ‘2017 SBS 연기대상’ 신인상 받은 2018년 유망주 양세종

이예지 우먼센스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4(Sun) 13:38:14 | 1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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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남자 배우들이 입대하면서 생긴 빈자리는 곧 신인배우들의 차지가 되곤 한다. 지난 2017년은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안방극장과 스크린에 활기와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신인은 바로 배우 양세종이다.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낭만닥터 김사부》 《듀얼》 그리고 《사랑의 온도》까지, 양세종은 단 4편의 드라마로 자신의 자리를 굳혔다. 순식간에 누구나 알아보는 인기 스타가 됐고, 섭외 1순위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본이 쌓여가고 있다.

 

양세종을 대하는 주변의 온도는 이렇게나 뜨거운데 정작 본인은 딴 세상을 보는 듯하다. 마치 남의 일인 양 무관심하다. 《사랑의 온도》로 연기력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한 지금도 되레 “정말 제 이야기가 맞아요?”라고 반문한다. 아침에 눈뜨면 가장 먼저 포털사이트에 자기 이름을 검색해 본다거나,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상처받곤 하는 여느 배우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사랑의 온도》가 끝난 후 어느 분이 알아봐주시곤 사진 촬영을 요청하셨어요. 그런 반응이 얼떨떨했어요. 앞으론 더 많은 분이 알아봐주시겠지만 동요하지 않을 거예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일도 없을 겁니다. 저는 연기하는 사람이지 인기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단호하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폭풍 같은 성장을 이뤄냈는데도 흔들림이 없다. 인기에 대한 부담이라든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라든지, 혹은 빠른 시간에 인기를 얻은 반짝 스타들에게서 볼 수 있는 자만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살려고 해요. 연기도, 인터뷰도, 사람도, 인연도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내가 이걸 잘 소화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어느 날 매니저 실장님이 ‘실시간 검색어에 네 이름이 올랐다’고 하는 거예요. ‘아 그래요?’ 하고 말았어요. 연기하는 동안은 연기에만, 쉬는 동안엔 쉼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연기엔 정답이 없고 후회를 남기면 안 되니까요. 그러니까 주변 반응을 의식할 여유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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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배우에게 팬들의 반응은 식량과도 같다. “일부러 동요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냐”고 물었다. 주변 반응에 무덤덤해지는 게 그만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일 수도 있을 테니까.

 

“제가 원래 좀 둔해요. 얼마 전까지 통장을 들고 다닐 정도로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데 오래 걸리는 성격이에요. 갑자기 바뀐 지금의 환경도 적응이 안 되네요. 물론 저도 언젠간 바뀌겠죠. 환경이 성격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니까요. 그렇지만 최대한 오래, 길게 무덤덤해지려고 노력할 거예요.”

불과 3년 사이에 눈에 띄는 성과를 일궜다.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대세가 됐다.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처도 있었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고, 실연의 상처를 연기로 극복했다. 그만큼 작품과 연기를 대하는 양세종의 자세는 진지하다.

 

“온종일 연기만 생각하느라 여자친구와도 헤어졌어요. 그런 저를 이해시키지 못했죠. 그래서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만이라도 자연인 양세종이 되어보자고 했어요. 집에 돌아와서 몇 시간만이라도 편하게 있어 보자고도 했고요. 그런데 그 다음 날 촬영할 때 집중이 하나도 안 되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아 나는 연습해야 하는 배우구나’ 하고요.”

덕분에 그는 지난 연말 S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누구나 인정하는 배우가 된 셈이다. 막연하게 꿈꾸던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불가능해 보이던 주연 자리도 꿰찼다. 이쯤이면 잠시 쉬었다 가도 될 법하지 않을까. 양세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조금 지치기도 했어요. 《듀얼》 촬영 중엔 ‘나 양세종이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회사 대표님께 ‘조금 쉬고 싶다’고 말씀드릴 정도로 힐링이 필요했죠. 하지만 배우가 누군가에게 선택당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더군요. 책임감을 느끼면서부턴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더라고요. 대본이 들어왔는데 보지도 않고 쉰다고요? 말도 안 돼요. 차라리 다 읽어보고 정중히 고사하는 편을 택하겠어요. 그렇게 선택한 게 《사랑의 온도》였죠. 쉬는 건 언제든 쉴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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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오래, 길게 무덤덤해지려고 노력할 것”

 

결론은 달리겠다는 거였다. 끝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선택당하지 않는 그 순간까지 달리고 달리겠다는 각오다. 당차다.

 

“주위에서 건강관리를 하라는 조언을 많이 해요. 근데 저는 건강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솔직히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오늘 하루, 또 내일 하루를 집중해서 사는 게 더 중요하죠. 물론 건강관리를 전혀 안 하는 건 아니에요. 《낭만닥터 김사부》 이후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몸을 만든다기보다는 수양을 하러 다녀요. 땀을 쭉 빼면서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고 할까요.(웃음)”

 

대화를 하면 할수록 진가가 드러나 양세종은 맑고 건강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는데, 그 배경엔 분명 좋은 부모님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양세종도 그 점에 동의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어요. 어머니가 많이 고생하셨어요. 지금도 어머니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제가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도 어머니는 딱 한마디만 하셨어요. ‘할 거면 이를 악물고 해라’라고. 그 후로 몇 년을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주셨어요. 제 어머니는 그런 분이에요. 자식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곁에서 지켜봐주시는 그런 분요.”

 

양세종이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곤 눈물을 훔쳤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죽기 전 소원이 있다면 첫째, 어머니가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라요. 그동안 저를 위해 희생만 하신 어머니가 앞으로는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세 번째는 예쁜 자식을 낳아 어머니와 아내와 한 공간에서 행복하게 웃고 싶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돈 같은 물질적인 건 제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머니와 가족의 행복이 가장 큰 가치죠.”

 

새해를 맞아 양세종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더 깊어져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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