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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도 ‘트럼피즘’ 열차 질주한다

11월 美 의회 중간선거 앞두고 승부수 띄워야 하는 트럼프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5(Mon) 08:00:00 | 1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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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우리는 트럼피즘(Trumpism)을 반대하는 투쟁을 강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곳에 진보적인 비전이 퍼지도록 우리의 노력을 증가시켜야 한다.” 한때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문턱에까지 올라갔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1월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의 다짐(resolution)으로 올린 글이다. 그가 올해의 ‘결의’로 트럼피즘 반대를 첫손가락으로 꼽은 것은 역설적으로 2017년 그만큼 미국의 중심부를 트럼피즘이 장악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트럼피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에 ‘주의(主義)’를 붙인 이 신조어는 이제 낯선 단어도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키며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가 내세우는 정책을 총칭하는 말로 등장했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이 트럼피즘은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대표된다. 현실적으로 트럼프는 대선 기간 백인 중산층을 파고들었다. 이른바 ‘백인 블루칼라’로도 불리는 이 계층은 미국 경제의 침체기 동안 가장 많은 피해의식에 젖어 있었다. 이들은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 경제위기 속에서 경기 침체로 가장 손해를 본 사람들은 바로 자신들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트럼프는 여기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휘발유를 뿌리며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확보했다. 그가 성희롱이 섞인 막말을 하더라도 트럼피즘의 불길은 더욱 번져 나가는 기현상이 속출했다. 미국 국내 문제에 국한됐던 것처럼 보였던 이 트럼피즘의 불길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세계로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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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등 트럼프에 올해는 분수령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국수주의적인 대외정책과 강경한 보호무역주의를 들고나왔다. 우선 취임 직후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문을 걸어 잠그고 나섰다. 이후에도 그는 멕시코 국경에 분리장벽 설치를 포함해 전임 행정부가 이미 서명을 마친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기존에 맺은 글로벌 무역협정도 전면 폐기하거나 미국의 이익에 맞게 개정하겠다는 칼도 꺼내 들었다. 국제관계에서도 이란과 맺은 국제핵협정의 인증을 거부할 방침을 굳혔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해 대사관을 이전하겠다는 발표로 2017년의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이 모든 트럼피즘의 불길은 미국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누구도 트럼피즘의 운전자인 트럼프 대통령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세계 경찰’을 자부하던 미국의 위상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는 미국의 몰골이 드러났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트럼피즘으로 대표되는 공약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후대 역사가가 미국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망나니’로 평가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트럼피즘’을 내세우며 전 지구를 뒤흔들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트럼피즘은 2018년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바로 오는 11월6일에 실시되는 미국 의회 중간선거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다음 자신의 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현실적인 힘도 공화당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우여곡절 끝에 감세안이 미 의회를 가까스로 통과한 것은 이를 잘 말해 준다. 하지만 만약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조기 레임덕(권력누수)과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인해 탄핵 위기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번 중간선거가 재신임 투표 이상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그만큼 올 한 해는 트럼피즘과 이를 대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2017년 말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공화당이 패배해 여야의 상원 의석 분포가 51 대 49로 바뀐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늘 ‘가짜 뉴스’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그의 취임 첫해 국정 지지율이 30%대를 보이면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낮은 것도 현실이다. 강력한 지지 세력인 백인 블루칼라층이 그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지만, 반대로 지지 계층 확장엔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상황까지 몰린 셈이다.

 

 

‘북한 문제’에 봉착한 트럼피즘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포함해 러시아 등과 격화되는 패권경쟁도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이다. ‘북핵 위기’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대 난제라는 데는 거의 이론이 없다. 미국 국내 문제에서 시작된 트럼피즘이 ‘북한 문제’라는 도화선을 밟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계산은 매우 간단하다.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미국 국민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간선거는 물론 향후 어떤 선거에서도 표가 왕창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화염과 분노’라는 표현으로 전쟁 불사론까지 펴며 북한을 압박하는 것도 사실은 미국 국민 안심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멈출 기미가 전혀 없다. 서울을 비롯해 한반도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선뜻 행사할 수 없는 극한의 카드다. 군사 옵션의 결과를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있는 표 계산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보유’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타협해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그동안 강력하게 주장해 왔던 ‘북핵 불용’ 원칙을 스스로 거스르는 꼴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고강도 대북 압박과 제재를 유지하면서 미국 유권자들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상황 관리가 최선이다. 하지만 북한과 그 절묘한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피즘의 열차가 북한을 넘어설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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