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잠룡들 전초전 벌어질까
  • 김지영 기자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1.08 13:31
  • 호수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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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광역단체장 격전지 8곳 집중분석-경기] 이재명·남경필·심상정 등 거물급 매치 성사 여부 주목

 

2017년 5월 대통령선거 경기도 개표 결과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약진이었다. 문 후보는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8만7000여 표 차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2017년 경기도에서 문 후보는 2위 안철수 후보를 151만 표 차로 따돌렸다. 3위 홍준표 후보보단 무려 168만 표나 더 받았다. 압도적이었다. 그러면 이 성적표가 6·13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재현될까. 속단할 수 없다. 후보 개인의 역량과 자질이 중요하다. 정치권 흐름과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당락의 핵심 변수는 경기 도민의 여론이다. 도민의 마음이 누구에게 더 기우느냐가 결정적이다.

 

현재 차기 경기지사로 거명되는 인사는 20명 안팎. 이들 가운데 정치 거물급 인사도 제법 눈에 띈다. 특히 2017년 대선 때 출사표를 던졌던 잠룡들의 ‘2022년 대선 예비 혈전’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여권의 이재명 성남시장과 야권의 남경필 경기지사·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의 일합(一合)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에 나와 3위(득표율 21.2%)를 기록한 이재명 시장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이 시장은 경선 2위 안희정 충남지사(득표율 21.5%)와 불과 0.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올라 있는 이 시장. 그가 경기지사로 당선될 경우 시간상 2022년 대선에 출마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선 도지사’가 곧바로 대권에 도전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이 시장 특유의 돌직구 성향을 감안하면 ‘2018년 도지사→2022년 대선 도전’ 로드맵을 구상할 수도 있다. 현재는 이 구상대로 실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도지사 도전에 실패할 경우 차기 대선도 그만큼 요원해진다. 정치 시련기에 접어들 수 있다.

 

1월1일 경기도 수원시 서장대에서 시민들이 무술년 첫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뉴스1

 

민주당 경선, 이재명 vs 전해철 구도

 

6·13 본선 무대에 서기 위해선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바로 민주당 경선이다. 경선 관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6·13 출전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당내에선 재선인 전해철 의원의 벽이 만만치 않다. 노무현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핵심 실세로 분류된다.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 의원이 한두 명을 제외한 원외 지역위원장 대부분을 장악했다. 권리당원들의 지지세도 강하다”고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선 통과의 필수인 당내 조직력 면에선 전 의원이 앞선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권자 인지도 면에선 이 시장이 크게 높은 편이다. 이 시장은 이미 박근혜 탄핵 정국을 거치며 ‘전국구 스타’로 부상했다. 최근엔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도 다졌다. 관건은 민주당이 당내 경선 룰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달렸다. 경선 룰에서 인지도에 방점을 찍을 경우 이 시장이, 조직력을 우선시하면 전 의원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지역구가 있는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시장의 조직력이 약해 당내 경선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시장 카드를 무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재선에 도전할지도 관전 포인트. 남 지사 역시 지난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후일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차기 대선 주자군에 포함된다. 그는 5선 관록의 국회의원 출신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 더 단다고 해서 그의 정치 이력서가 더 화려해지진 않는다. 이에 대선 출마 디딤돌인 경기지사 연임 의지가 더 강할 수밖에 없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을 탈당, 친정인 자유한국당(한국당)으로 복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이재명-남경필-심상정’ 선두권

 

6·13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 의사를 밝힌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경기지사 후보로 남 지사를 전략공천 할 가능성도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남 지사는 이재명 시장 등과 함께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솔직히 (보수 야권에서) 인지도 면에서 남 지사를 따라올 후보가 누가 있느냐”고 말한다. 보수 야권에선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이명박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한경대 총장, 4선인 홍문종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진보 야권에선 심상정 정의당 의원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심 의원은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을 지내는 등 노동계에선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그의 강단지고 논리적인 화법은 2017년 대선후보 TV토론회를 통해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과격한 운동권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는 진보 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선 의원인 그는 지난 대선에서 득표율 6.17%로 5위에 랭크됐다. 4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6.76%와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봐도 ‘이재명-남경필-심상정’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2017년 12월29일과 31일 실시한 ‘경기도지사 도정활동 평가와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3.41%포인트), 이재명 시장을 선택한 응답자가 45.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남경필 지사(10.7%), 심상정 의원(8.2%) 순이었다. 홍문종 의원(7.8%)과 전해철 의원(4.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2월26~29일 경기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에 따르면, 이 시장은 33%로 1위를 기록했다. 남경필 지사가 12.5%로 그 뒤를 이었다. 심상정 의원은 10.2%로 3위를 기록했다. 6·13 지방선거 열기와 관심이 고조될수록 후보군과 여론조사 결과도 요동칠 것이다. 경기도 정명(定名) 1000년인 2018년, 과연 누가 경기도 민심을 사로잡을까.

 

 

 

© 시사저널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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