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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헌드레드를 위한 식재료 3종류

참깨·들깨 나물·해조류 생강·계피 등 노년 건강에 도움

김성준 다산한의원 원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07(Sun) 19:01:00 |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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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표현이 눈에 자주 띈다. 직립 인간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생각하는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고 하듯이, 100세 시대를 맞이한 인류를 의미한다.

 

100세까지 사는 건 좋은데, 그때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문제가 남는다. 이런저런 통계를 보면 60세부터 100세까지의 건강과 삶의 질이 희망적이진 않아 보인다. 대표적으로 치매를 비롯한 퇴행성뇌질환, 골절을 유발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골다공증이나 근감소증 문제, 그리고 급격한 체력 및 면역력 저하 문제를 들 수 있다. 거꾸로 얘기하면 정신이 흐려지지 않고, 뼈와 근육이 약해지지 않고, 체력만 잘 유지되면 호모 헌드레드는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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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건강에 좋은 참깨와 들깨

 

한의학에서는 병을 약으로 고치는 약의(藥醫)보다 음식으로 고치는 식의(食醫)를 더 중시해 왔는데, 그만큼 평소 올바른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노년 건강을 도와줄 식재료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는 두뇌 건강을 도와줄 참깨와 들깨다. 예로부터 참깨에는 세 가지 덕이 있다고 했다. 풍(風)을 막아주고, 희어진 머리를 검게 해 주며, 근심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아들보다 노부모에게 더 효도한다고 하여 효마자(孝麻子)로 불리기도 했다. 칼슘도 우유보다 10배 이상 많고 철분도 풍부하며 단백질도 닭가슴살 수준으로 알차다. 참깨는 《동의보감》에 모든 곡물 중 가장 먼저 기록돼 있을 만큼 귀하게 여겨졌던 식품으로 ‘기운을 돕고 살찌게 하며 골수와 뇌수를 충실하게 하고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하며 오장을 윤택하게 한다. 또 골수를 보하고 정(精)을 보충해 주며 오래 살게 하고 얼굴빛이 젊어지게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들깨와 들깻잎은 김치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 먹거리다. 일본은 식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음식에 들깨 사촌인 차조기(紫蘇)를 사용했지만, 들깻잎을 밥상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나라는 우리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들기름은 눈을 밝게 하고, 학습능력을 증진시키고, 치매를 예방하는 오메가-3 지방산 덩어리다. 또 들깻잎에는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치매를 예방하는 로즈마린산과 뇌혈류 촉진 및 신경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가바(GABA)도 많다. 다만 들깨의 이러한 좋은 성분이 대체로 열에 약하니 고온으로 볶아서 짠 기름보단 볶지 않고 냉압착법으로 짜낸 기름을 쓰는 게 좋겠다.

 

 

나물은 칼슘과 식이섬유의 보고(寶庫)

 

둘째는 나물이다. 뼈를 건강하게 만들고 노년의 골칫거리인 변비를 해결하며 동시에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 중 하나인 칼슘은 뼈째 먹는 생선, 채소, 해조류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흔히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은 우유(105mg/100g)와 멸치(902mg/100g)밖에 없는 줄 안다. 하지만 우유를 한 방울도 안 마시고도 우리 민족은 수천 년간 아무 문제 없이 양질의 칼슘을 섭취해 왔다. 바로 나물과 해조류를 통해서다. 건조품 기준으로 고구마 줄기에는 무려 1355mg, 머위 1104mg, 토란대 1050mg, 무시래기 335mg, 깻잎나물 325mg, 무말랭이 310mg, 곰취 241mg, 도라지 232mg, 취나물 231mg, 쑥 230mg, 호박고지 215mg, 돌나물 212mg 그리고 고춧잎에는 211mg이나 칼슘이 들어 있다. 해조류도 막상막하다. 무려 1250mg의 칼슘을 품고 있는 톳을 비롯해 미역 1162mg, 파래 1015mg, 곰피 921mg, 다시마 759mg, 매생이 574mg, 김 510mg 등이다. 칼슘을 제외한 미네랄, 비타민 등 우유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수많은 영양소는 엄청난 덤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나물을 먹는다는 것은 턱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씹는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턱관절을 많이 움직이면 머리가 좋아진다.

 

이러한 나물과 해조류들은 칼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식이섬유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식이섬유는 소화관을 통과하면서 수분을 흡수하고 배변을 쉽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혈당을 적절히 조절해 준다. 하지만 섬유질 과잉 섭취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는 연구결과가 2009년 미국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연구진이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으로 발표된 바 있다. 식이섬유가 몸에 좋다는 사실엔 이의가 없지만 뼈를 약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식이섬유와 칼슘이 모두 풍부한 식품을 먹으라고 제안하고 있는데, 그런 식품이 바로 우리가 예로부터 매일 즐겨 먹던 각종 나물과 해조류다. 우리 조상은 이런 식이섬유와 칼슘 흡수의 상관관계를 이미 다 알고 있었던 셈이다.

 

녹황색 채소를 일반 샐러드로 먹는 것보다는 살짝 데치거나 볶아서 나물로 먹으면 같은 한 접시를 먹더라도 양이 많아져 더 많은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세상에서 제일 허무한 일 중 하나가 바로 나물 요리다. 시장에서 장바구니에 안 들어갈 정도의 나물거리를 사서 끙끙대며 다듬은 다음 솥에 물을 끓여 데치고 나서 물기를 쪽 짜면 한주먹밖에 안 된다. 허탈하지만, 이렇듯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때문에 생으로 먹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채소를 먹을 수 있다. 그러므로 어렵지 않게 하루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등 영양소를 거뜬히 섭취할 수 있다. 나물 문화가 없는 서양 사람의 섭취 방식인 샐러드 형식으로는 도저히 하루에 필요한 채소 섭취량을 채울 수 없다.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소홀히 하면서 한두 가지 영양소만을 합성 혹은 정제해 만든 영양보충제 복용의 경우는 비유하자면 냉장고만을 선택하느냐와 냉장고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이 빌트인 돼 있고 정원과 수영장이 딸린 2층짜리 전원주택을 통째로 선택하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식품(Whole Food) 운동을 똑똑한 서양 사람들이 괜히 열심히 하는 게 아니다.

 

 

왕의 음식 ‘생강과 계피’

 

마지막 세 번째는 기력을 도와주는 생강과 육계(계피)다. 생강과 육계는 예로부터 환자나 노인의 허약한 기혈을 보하는 데 즐겨 사용돼 왔다. 영조 1년(1725년) 《승정원일기》에는 ‘삼가 생각건대 자성께서는 5년 사이에 거듭 큰 상을 당하여 놀라고 가슴이 찢어져 손상을 입은 바가 이미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채소 삶은 물을 드신 지가 반년이나 되었으니 형세로 보아 분명히 위기(胃氣)가 손상되었을 것이므로 생강과 계피로 보양하시는 것이 하루가 급합니다’라고 기록돼 있다.

 

고종 27년(1890년) 《승정원일기》에도 ‘게다가 여러 날 슬피 울며 가슴을 치고 애통해하신 끝에 옥체가 더욱 손상되셨으니, 이러한 때에 혈기를 보호하고 쇠약해진 몸을 보양함에는 죽과 소식만으로 힘이 될 수가 없습니다. 생강과 육계(肉桂)로 몸을 자양하는 일은 예경에서도 허락하고 있는 바이니…’라고 했다. 노년에 이런저런 이유로 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경우 생강과 육계로 만든 수정과를 수시로 마시면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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