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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고령 출산이 선천지정 약하게 한다

[김철수의 진료 톡톡] 훌륭한 단백질 패턴 만들어야

김철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한의사·치매전문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5(Fri) 18:01:00 | 1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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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무개 대표는 막냇삼촌과 자주 술을 마신다.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고 어릴 때 친구처럼 같이 컸기 때문이다. 막냇삼촌도 다른 삼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박 대표와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박 대표의 생존한 아버지 형제는 5남2녀인데, 장남인 박 대표의 아버지와 삼촌의 나이 차이는 무려 25년이나 되고 바로 위 고모보다 다섯 살 적으며 박 대표의 누나보다도 한 살 아래다. 아직 환갑도 안 된 막냇삼촌은 체력이 약하고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다.

 

공자는 70세가 넘은 아버지 공흘과 열여섯의 어머니 안징재 사이에서 태어났다. 남자의 나이가 많아도 부인이 젊고 건강하면 공자처럼 훌륭하고 똑똑한 자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부가 다 나이가 많으면, 특히 나이 많은 여자가 아기를 가지면 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커진다. 산모 나이가 서른다섯을 넘기면 이후로 나이가 들수록 이런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는 통계가 있다. 대체로 여자의 적정 임신 시기는 만 21세에서 28세 사이로 본다. 35세까지는 큰 탈이 없지만 35세를 넘기면 리스크가 점점 증가한다. 최근 들어 결혼이 늦어지면서 출산 연령도 늦춰지는 추세지만,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초산 여부와 관계없이 35세 이상을 고령 출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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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부모 후천지정 키워야

 

폐경을 몇 년 남기지 않은 40대 후반 나이에 할머니가 막냇삼촌을 임신했는데, 다행히 삼촌은 기형아도 아니고 뚜렷한 질병도 없이 태어났다. 하지만 막냇삼촌은 약해진 부모의 체력을 이어받아 어릴 때부터 골골한 편이었다. 이런 경우를 ‘선천지정’이 약하다고 한다. 다행히 자라면서는 큰 질병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왔다. 좋은 음식으로 체력을 키운 것이다. 이런 것을 ‘후천지정’이라 한다. 약골로 태어났지만 통뼈로 자란 것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막냇삼촌은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관절도 약해 통증 약을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에 비해 다른 아버지 형제들은 아직까지 비교적 건강하며 혈압 약을 먹는 사람도 세 명뿐이다.

 

체력이 좋은 것은 몸의 생리적 기능이 잘 돌아가는 것이다. 생리적 기능을 발현하는 주된 물질은 단백질이며, 다른 여러 종류의 영양소도 필요하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을 재료로 세포 내에서 만들어진다.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은 옷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처음 몇 단계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옷을 만들려면 옷 패턴의 원본이 필요한 것처럼 단백질 합성을 위해선 DNA가 있어야 한다. 둘째, 필요한 패턴을 그린 패턴도와 같은 m-RNA를 만들어야 한다. 이때 패턴사가 필요한 것처럼 DNA를 전사하는 물질이 필요하다. 셋째, 패턴도가 정품인지 불량품인지 검수해 불량품을 폐기하는 과정처럼 RNA 간섭의 과정을 거쳐 선택된 정품의 패턴도, 즉 m-RNA를 공장인 리보솜에 보내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후 가공과 포장의 단계를 거쳐 정품 옷에 해당하는 필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의 활력은 나이를 먹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환경오염이나 불량 음식에 의해 약해지거나 변질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적정 나이에 임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를 가지려는 모든 부부에게 필요하지만, 특히 어쩔 수 없이 늦은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해야 한다면 미리미리 좋은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술이나 담배, 불량식품 등을 멀리해 몸을 깨끗이 하고 가능하면 좋은 음식으로 예비 부모의 후천지정을 키워야 한다. 이 모든 노력이 태교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태교는 실력 있는 패턴사를 키우는 것과 같다. 멋진 패턴을 바탕으로 더 좋은 옷, 더 맵시 나는 옷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같은 유전자에서 더 건강한 아기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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