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종건, 인천 서해그랑블 1차 늑장·부실시공 논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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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일 준공승인 못 받아…입주자들 오갈 곳 없는 신세



서해종합건설(서해종건)이 건설한 인천 연수 서해그랑블 1차(1043세대) 입주 과정에서 물의가 빚어지고 있다. 11월30일 입주 당일까지 준공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입주자들의 막대한 피해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삿짐을 싸들고 왔다 오갈 곳 없는 신세로 전락한 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서해종건이 이렇다 할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입주자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며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이번 사태의 조짐은 11월9~12일 실시한 입주 전 사전점검 당시부터 감지됐다. 소방 설비, 위생기구 및 배수 시설, 방화문, 보일러 시설, 도시가스 시설, 주차장 등 공용시설은 물론, 마루·주방기구·욕실 등 세대 내 시설에서 다수의 미시공이 발견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공사가 완료된 부분에서도 마감불량 및 파손 등의 하자가 상당수였다.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선 이를 단순한 공기지연이 아닌 부실시공으로까지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입주예정자들은 입주가 예정된 11월30일까지 사실상 잔여공사를 정상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자칫 공사가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서해종건은 11월30일로 입주일을 정해 입주자들에게 통보했다. 예비입주자들은 서해종건이 11월30일 입주를 강행하는 배경을 분양계약서상 각종 비용 책임을 덜어내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계약서에는 11월 중으로 예정된 공기를 지키지 못할 경우 중도금대출 이자, 기납부한 대금에 대한 지체상금의 배상의무 등이 명시돼 있다.

 

서해종합건설이 인천 연수구에 건설 중인 연수 서해그랑블 1차의 준공승인이 입주예정일까지 나지 않으면서 입주예정자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 사진=연수 서해그랑블 1차 입주예정자 제공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11월19일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서해종건은 여전히 11월30일 입주 입장을 고수했다. 이 자리에서 문인식 서해종건 대표는 11월30일까지 모든 공사를 완료하고 준공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만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다. 책임에는 중도금 대출이자와 지체상금 배상, 선입주예정자의 숙식·이사비용 및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입주예정일인 11월30일, 기어이 문제가 터졌다. 당국으로부터 준공승인을 받아내지 못한 것이다. 소방시설 완공검사증명서를 교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사 일정이 지연되면서 그 피해는 입주예정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특히, 서해종건이 사전에 준공승인을 얻지 못한 사실을 입주자들에게 알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삿짐을 싸들고 왔다 오갈 곳 없는 신세로 전락한 이들도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종건, 준공승인 위해 동분서주…입주자 민원으로 제지당해

 

물론, 서해종건도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준공승인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 과정에서 소방준공을 받기 위해 무리수를 둔 정황도 발견된다. 예비입주자들에 따르면, 서해종건은 앞서 소방공사 감리자의 감리결과보고서 검토 후 현장 확인을 생략할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해 소방시설 완공검사증명서 교부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입주자들이 관할당국에 민원을 내면서 제지당했다. 관할당국이 뒤늦게 소방 공사가 미진한 점을 확인한 것이다. 서해종건은 이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입주자에게 계약에 없는 옵션을 무상 제공하겠다며 회유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서해종건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해종건은 예비입주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입주를 종용하는 한편, 입주 거부자들에게는 숙박비 등을 지원해주겠다며 사태 수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상을 최소화하고, 사태가 공론화돼 예비입주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관할당국에도 공사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준공일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해종건의 이런 대응은 오히려 예비입주자들의 분노를 키웠다는 평가다. 현재 예비입주자들은 단체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예비입주자는 “서해종건이 입주예정자들에게 어떤 안내 공지도, 어떤 양해와 사과의 말도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법률 대응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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