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Talk]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에 참전한다면?
  • 김회권 기자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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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상승 열쇠 쥔 기관투자자

1비트코인이 10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2017년 8월1일 하드포크 이후 줄기차게 상승하고 있으니 장밋빛으로 가득한 요즘이지만, 폭락 리스크도 절대 무시할 순 없습니다. 예상 외로 올랐으니 예상 외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입니다. 물론 그 누구도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는 시장의 법칙을 고려해볼 때, 상승의 탄력은 결국 많은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8월 하드포크 뒤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들은 같은 수량의 비트코인캐시를 얻었습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공짜로 자산이 늘었다? 이만큼 좋은 투자 경험은 없을 겁니다. 10월 말 있었던 하드포크는 비트코인골드를 탄생시켰습니다. 현재 4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이 가상화폐도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공짜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투자로 달콤한 맛을 본 셈이니, 투자처로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할 법합니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하드포크가 몇 번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비트코인다이아몬드가 11월24일 하드포크를 진행했습니다.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이 코인도 무상으로 분배받을 예정입니다. 이런 하드포크의 재미를 노린 신규 자금이 들어온다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상승의 열쇠는 엄청난 자본력을 움켜쥐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에 달렸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아직 이들은 가상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비트코인 투자는 다양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트코인을 취급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던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이 10월31일, 비트코인을 금이나 석유처럼 정식 상품으로 거래하기로 결정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미 급상승했습니다. CME그룹의 테리 더피 CEO는 입장이 돌변한 이유를 "고객들의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얘기입니다.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들어갔다는 건, 비트코인이 갖는 신뢰도 향상을 뜻합니다. 게다가 기존 금융시장의 플레이어와 접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일입니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믿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해왔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 상품 등이 나올 채비를 하면서 신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Evolve Funds’는 비트코인 ETF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과 연동하는 ETF를 제공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장벽을 제거하는 게 목적이라고 합니다. 

 

"버블이다" vs "유행만은 아니다", 서로 다른 기관투자자 대표들의 생각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이런 간접 상품과 관련한 월스트리트의 움직임입니다. 미국이 캐나다와 같은 움직임을 허락하느냐가 관심을 끕니다. 그런 점에서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거래 결정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올해 3월에 비트코인 ETF는 미국에서 계획됐지만, 당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ETF 거래시장과 상호 감독 계약을 가진 비트코인 시장이나 선물시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도권 내 선물시장이 만들어졌으니 SEC의 불허 사유 중 하나가 이제는 제거된 셈입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금을 지폐로 대체할 때도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고 언급하며 비트코인에 대해 보다 원만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EPA/연합)

 

다만 기존 금융권의 리더들의 불신은 장벽입니다. 이들은 여전히 형체가 없는 가상화폐를 버블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빅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17세기 튤립 파동에 빗대며 "비트코인은 튤립 같은 것"이라고 말했고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비트코인은 사기다"라고 말한 것이 시장에 악영향을 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건 스탠리 제임스 고먼 CEO는 비트코인을 "단순한 유행만은 아니다"고 말했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금을 지폐로 대체할 때도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고 언급하며 보다 원만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들의 CEO간에도 의견이 갈리는 셈입니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경우는 비트코인 거래에 관한 업무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을 다룬다면? 대형 기관투자처가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며 제도권 내에 한발 한발 진입해 투자와 투자처의 다양성을 보장받는 지금의 과정 덕택에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는 훈풍이 붑니다.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를 두고도 긍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의외로 1비트코인이 9000달러의 벽을 쉽게 돌파했기 때문에 심리적 장애물을 이제는 1만 달러로 높여 잡는 견해가 나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의 가격을 합치면 이미 1만 달러를 넘었기 때문에 쉽게 돌파할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세계 시가 총액은 150조원에 달합니다. 그 확장성이 매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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