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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의 진료 톡톡] “발기부전 치료제는 정력제가 아니다”

김철수 가정의학과 전문의·한의사·치매전문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1.03(Fri) 19:00:00 | 14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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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B할아버지는 매달 발기부전 치료약을 처방받아 가신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도 벌써 3~4년이 지났는데, 꾸준히 내원하신다. “사용하실 데가 있나요?” “암! 있지!” 우문현답을 바라는 질문이다. 그 연세에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 가능하다 해도 상대가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용처가 있다는 것인지, 꼬치꼬치 캐묻기가 멋쩍어 상상에 맡겨본다.

 

때때로 연로한 분들 중에는 실제 성행위를 위해서라기보다 아침에 발기가 되면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약으로 인해 발기가 된다고 해서 체력이 좋아지거나 정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Y교수는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발기가 되지 않은 지는 오래됐지만 최근 들어 기억력도 떨어지고 쉽게 피곤해 보약 처방을 원했다. Y교수에게 뇌의 노화 과정을 설명하고 뇌세포의 활력을 돕는 한약을 처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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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발기, 체력 고갈 원인 될 수도 

 

뇌세포를 재활시키면 여러 가지 긍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기억력이 좋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지고 일의 능률이 호전되며 바둑 실력이 좋아지기도 한다. 피곤하지 않고 성욕이 증가하고 발기나 질 분비도 좋아진다.

 

이명이 없어지거나 시력이 회복되는 사람도 있다. 두통이 사라지고 불면이 없어지거나 기면병이 사라지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저런 증상 호전 이외에도 검은 머리카락이 나고 피부가 고와지는 경우도 있다.

 

생혈 검사를 해 보면 혈구 모양도 좋아지고, 간 기능이나 신장 기능도 좋아지거나 빈혈이 호전되는 결과를 볼 수도 있다. Y교수도 이런 증상 호전과 검사 소견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이 찾아와 “내 나이에 이래도 되느냐?”며 전화까지 줬다. 몸이 좋아지면, 특히 뇌가 좋아지면 발기가 잘된다. 발기부전 치료약으로 발기가 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실제로 체력이 좋아진 것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한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보신(補腎)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보신(補身)의 핵심은 신(腎)을 보하는 것이다. 신(腎)은 신장(腎臟·콩팥)보다는 넓은 의미를 지닌다. 비뇨생식기는 물론 뇌, 골수, 내분비 기능, 머리카락 등이 신(腎)에 속한다. 전체적인 체력도 신이 좋아야 좋다. 보신은 체력을 증강시킬 뿐만 아니라 뇌세포의 재활이나 성 기능 개선의 기본이 된다.

 

좋은 체력에 의한 왕성한 성기능이 좋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발기를 돕는 것은 성행위의 즐거움은 얻을 수 있어도 오히려 체력 고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체력이 좋을 땐 용불용설(用不用說)처럼 성행위를 자주 해도 괜찮지만, 연로한 경우는 사정을 하면 정(精)이 소모되면서 체력이 고갈되고 생명이 단축된다. 인간도 미물에서 진화돼 왔다. 미물의 경우 성행위가 끝난 후 바로 생명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진화된 인간은 자손을 번식할 나이가 지난 후에도 성행위를 하지만 이는 노화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해야만 성행위가 가능한 경우, 체력 저하와 빠져나가는 정(精)을 보충하기 위해 몸을 보하는 것이 좋다. 체력이 뒷받침되는 성행위에서 오는 만족감은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훨씬 좋다. 체력이 좋아지면 발기부전 치료제의 효과도 증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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