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차세대 리더-정치②] 박주민 오세훈 나경원
  • 김지영·박혁진·유지만·구민주 기자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7.10.23 13:05
  • 호수 146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25위] 정치 리더 25명 중 민주당 11명, 한국당 4명

 

오늘은 내일의 거울이다. 그래서 미래학(未來學)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미래학을 단순히 희망적 몽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현재학(現在學)의 연장선상으로 본다. 현재를 반성하지 않으면 진전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듯,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집단은 현재의 만족을 오래 누리기 어렵다.

 

시사저널은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문가 조사를 통해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제시하고 있다. 1989년 창간부터 올해까지 28년째 계속해 오고 있는 최장기 연중기획이다.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 등장한 인물들의 부침(浮沈)은 지금 현재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의 변천사를 대변해 준다.

 

그리고 지난 2008년, 스무 살 성인에 접어든 시사저널은 오늘에 이은 내일의 준비를 위해 ‘차세대 리더’라는 새로운 연중기획을 추가했다.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 즉 ‘누가 한국을 움직일 것인가’란 전망인 셈이다. 어느덧 이 기획도 올해로 10회째를 맞게 됐다.​ 

 

 11  ​박주민(45)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시사저널의 ‘차세대 리더’ 설문조사 정치 분야 11위에는 ‘세월호 변호사’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선정됐다. 지목률은 1.8%를 기록했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며, 지역구는 서울 은평 갑 선거구다. 박 의원은 정계 입문 이전부터 사회 약자들을 위한 변론 활동을 많이 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유족들의 변호를 맡으며 ‘세월호 변호사’로 널리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진보적 성향의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 변호사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계에 입문한 이유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정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 갑에 출마해 당시 최홍재 새누리당 후보를 1만4478표 차로 제치고 54.9%의 과반 득표를 했다.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에만 52개 법안을 발의한 것과 국회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거지 갑 의원’ ‘일 중독’ 등의 별명도 얻었다.

 

 

 

 12  ​오세훈(57) 前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굵직한 선거 이슈 때마다 거론된다. 올해 ‘차세대 리더’ 조사에서는 지난해보다 두 계단 내려왔다. 지목률은 1.7%. 그는 지난해 4·13 총선에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2000년 총선 당선 이후, 2006년과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거푸 당선되는 등 ‘선거불패’를 자랑하던 그의 첫 패배였다. 당시 여권의 ‘잠룡’으로 평가되던 그에겐 뼈아픈 실패였다. 하지만 그는 지난 대선 정국에서 또다시 거론됐다.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이어 오 전 시장이 유력한 잠룡으로 꼽히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와 함께 ‘50대 기수론’의 대표주자로 손꼽는 이도 여전히 많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 전 시장에 대한 관심도 예열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이 내년 선거에서 함께 치러질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3  ​나경원(55)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여전히 보수정당 내 차세대 리더 중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 정치 분야 11위였으나, 올해는 13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 지목률은 1.4%를 기록했다. 2004년 판사 출신으로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 국회에 첫발을 내민 나 의원은 어느덧 4선 중진 의원이 됐다. 박근혜 정부가 몰락하기 시작하면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안으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행보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해 12월16일 대통령 탄핵 당시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원회 의장이 사퇴하자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 출마했지만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이후 12월27일 비박계 의원 29명이 탈당하는 과정에서 동반 탈당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잔류를 선택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제1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의 차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을 위해서 무엇이 도움이 될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14  ​김세연(46) 바른정당 국회의원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은 ‘친(親)유승민계’로 분류된다. ‘부산·경남(PK)의 희망’ ‘친유계의 좌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과거 새누리당 소속일 때부터 당내의 개혁 성향 인사로 분류돼 왔다. 합리적인 개혁이라면 다른 당과 손을 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7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20위였으나 올해는 1.3%의 지목률로 14위를 차지했다. 순위 상승의 원인은 개혁적인 성향과 ‘소신’에 있다는 평가다. 대선에선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약했고, 7월3일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공동15  ​이준석(33)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젊은 피 수혈을 위해 직접 비대위원으로 영입한 원조 ‘박근혜 키즈’다. 미 하버드대 출신인 그는 정치권 입문 전부터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벤처기업 ‘클라세 스튜디오’ 대표를 역임하는 등 일찍이 화려한 이력을 갖췄다. 이후 《더 지니어스》《썰전》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2014년부터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맡아오던 그는 2016년 4·13 총선에서 서울 노원 병에 출마, 당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과감하게 맞붙었다. 비록 낙선했지만 이후 정치권에 한층 더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이후 꾸준히 정계와 방송계를 오가며 같은 보수진영 의원들도 서슴없이 비판하는 등 ‘젊은 보수’의 이미지를 굳혀나갔다. 현재 바른정당 노원 병 당협위원장으로서 자유한국당과의 대통합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동15  ​박영선(58)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04년 열린우리당 대변인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후 어느덧 4선 중진 의원이 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정치 궤적엔 유독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었다. 19대 국회에서 첫 여성 법사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사령탑 자리에도 올라 국회 내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소 야성(野性) 강한 정치인으로 유명한 박 의원은 국정감사와 청문회 자리에서 유독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국회 입성 직후부터 금산분리법 개정을 주장하며 꾸준히 삼성을 공격해 ‘삼성 저격수’로 불렸으며,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선 제보 받은 증거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위증을 인정하도록 만드는 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기 서울시장 후보에도 적잖이 이름이 거론되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  ​전현희(54)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보수 텃밭’ 서울 강남에 푸른 깃발을 꽂은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가장 극적인 승리를 이룬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당선 직후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직접 그를 업어주며 축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8년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문했을 당시 전 의원은 최초의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대 총선 때부터 타 지역 전략공천도 고사하고 서울 강남 을 지역에만 꾸준히 도전해 지역주민들로부터 ‘강남 바라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재 20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소속돼 활약하고 있다.  

 

 

 공동18  ​안민석(52)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며 가장 맹활약한 정치인을 꼽았을 때 단연 안민석 의원을 빠트릴 수 없을 것이다. 안 의원은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훨씬 전인 2014년 4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을 제기해 주목받았다. 지난해부턴 국내외를 넘나들며 최순실과 주변 인물들의 실체를 고집스럽게 밝혀내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초선 같은 열정을 가진 4선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엔 ‘최순실 재산몰수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중앙대학교 교수 출신으로, 2004년 17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후 줄곧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해 온 교육 전문가이기도 하다. 

 

 

 공동18  ​정청래(53) 前 국회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가 거세던 17대 국회에서 처음 의원 배지를 단 정청래 전 의원은 줄곧 당내 강경파로서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는 ‘당대포’ 역할을 맡아왔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시절인 2015년,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주승용 같은 당 최고위원에게 ‘공갈 사퇴’ 발언을 해 당내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직 자격정지 1년’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 영향으로 지난 총선 공천 컷오프에서 탈락한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 을에 전략 공천된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의 당선을 적극 도왔다. 징계 당시 같은 당 의원을 비롯해 지지자 수만 명이 ‘정청래 구하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SNS를 적극 활용해 지지자들과 꾸준히 소통을 이어가며 현직 의원을 뛰어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공동18  ​
김진태(54)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2011년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과 당 법률지원단 변호사를 거쳐 이듬해 총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전폭적 지지로 국회에 입성했다. 여의도로 오기 전 20년 검사 생활 중 절반 이상을 공안 수사를 담당한 ‘공안검사’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정국에서 많은 친박 의원들이 숨죽여 있을 때도 그는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최순실 특검법 처리를 반대하고, 헌법재판소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각 혹은 각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촛불집회를 향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공동21  송영길(55)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난 5·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으로 선거 ‘사령탑’ 역할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그 전까지 대표적인 당내 ‘비문(非文)’으로 꼽혔다. 대선을 거치며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정부 출범 직후 러시아 특사로 임명됐고, 지난 8월 대통령 소속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장관급)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연세대 최초의 직선제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386 운동권 세대 맏형 격이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소속돼 인권변호사로 일하던 1999년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16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7·18대에서도 연이어 당선된 그는 2010년 민선 5대 인천시장으로 선출돼 잠시 여의도를 떠났다. 지난해 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복귀해 4선 의원으로서 당·청 협력에 일조하고 있다. 

 

 

 공동21  한선교(5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MBC·S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수년간 아침 방송을 진행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MBC 최초로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나온 아나운서이기도 하다. 한 의원은 2000년 정계 진출에 한 차례 실패한 후 2004년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국회에 들어와 ‘원조 친박’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새누리당 대표 출사표를 던진 그는 한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외치기도 했다. 현재 경기 용인을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어느덧 4선 고지에 오른 중진 의원이다. 2011년부턴 약 3년간 KBL프로농구연맹 총재를 맡기도 했다. 

 

 

 공동21  김경수(51)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관’인 그의 국회 입성은 화제였다. 1994년 정치 입문 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선대위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며 노 전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은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엔 노무현재단에서 활동하며 그를 기렸다.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 을 지역에서 세 번의 도전 끝에 당선돼 20대 국회에 진입한 김 의원은 당선 후 “노 전 대통령에게 빚을 하나 갚은 느낌”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지난 7월 문재인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미국에 동행하는 등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공동21  홍정욱(48) 헤럴드·올가니카 회장

 


베스트셀러 책 《7막7장》의 저자이자 원로배우 남궁원의 아들로 잘 알려진 홍정욱 전 의원은 18대 국회가 끝난 2012년 이후 현실정치에서 멀어져 있었음에도 꾸준히 서울시장 후보 등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새 얼굴이 필요한 보수진영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그의 영입을 적극 추진할 거란 예측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를 발행하는 ㈜헤럴드 대주주이자 내추럴 푸드 기업 올가니카 회장인 그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노회찬 당시 진보정의당 후보를 서울 노원 병에서 3%포인트차로 이겼다. 이후 의정활동 내내 국회 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 오던 그는 충돌과 대치를 거듭하는 정치현실에 실망해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떠났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6년 만에 그가 정치권에 복귀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5  조경태(50)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 화제가 됐던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정책보좌역을 지내기도 했던 ‘원조 친노’ 중 한 명이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로서 친문 세력과 거듭 갈등을 빚다가, 결국 20여 년간 몸담았던 당을 나왔다. 1996년 15대 총선 당시 28세 나이로 부산 사하구 지역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그는 두 차례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 17대부터 내리 당선돼 지금은 4선 의원이 됐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부산에서 비영남권 정당 후보로는 처음 당선을 맛봤다. 지난 19대 대선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경선에서 패배한 그는 현재 20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