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산적’을 먹었습니다”를 영어로 하면?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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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영어이름 알려주는 한국관광공사… “맛 제대로 반영 못한다”는 지적도

 

산적은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산적을 영어로는 뭐라고 할까? 

 

네이버 영어사전에서 산적을 검색해봤다. 한글 발음 그대로 표기한 ‘sanjeok’, 또는  ‘Korean shish kebab(한국식 시시케밥)’ 이라고 나왔다. 시시케밥은 산적과 비슷한 방법으로 만드는 중동 요리다. 두 가지 표현 모두 산적이란 음식을 정확히 묘사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답을 주는 곳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외국어 메뉴판 만들기’ 사이트다.

 

9월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아이하우스에서 열린 한가위맞이 송편빚기 행사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빚은 송편을 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추석 음식 ‘산적’은 영어로 뭘까?

 

관광공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3700여개의 음식 이름을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보여준다. 사이트에서 산적을 검색하니 ‘Meat and Vegetable Skewers’라고 떴다. 직역하면 ‘고기야채꼬치’ 정도가 된다. 이 외에도 오징어산적(Squid Skewers), 불고기산적(Bulgogi Skewers), 느타리떡산적(Pan-fried Oyster Mushroom and Rice Cake Skewers) 등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음식의 영어 명칭도 모두 찾아볼 수 있다.

 

한때 육회를 ‘Six times’로 표기한 메뉴판이 인터넷상에서 웃음을 산 적이 있다. 외국어 메뉴판 만들기 사이트에 따르면, 육회는 영어로 ‘Beef Tartare’다. Tartare(타르타르)는 날고기를 잘게 썰거나 갈아서 내놓는 프랑스 요리다.

 

추석 음식인 모둠전과 오색송편. 사진은 2012년 9월26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Sanjeok’이 아니라 ‘Meat and Vegetable Skewers’ 

 

시사저널이 외국어 메뉴판 만들기 사이트를 통해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 20개의 영어 이름을 찾아봤다. 다음은 그 목록이다.

 

△송편; Half-moon Rice Cake

△토란국; Taro Soup

△참나물무침; Short-fruit Pimpinella Salad

△양념불고기; Marinated Bulgogi

△곶감; Dried Persimmons

△빈대떡; Mung Bean Pancake

△동태전; Pan-fried Battered Pollack Fillet

△매작과; Fried Twist

△궁중잡채; Royal Stir-fried Glass Noodles and Vegetables

△육전; Pan-fried Battered Beef

△물김치; Water Kimchi

△수정과; Cinnamon Punch

△식혜; Sweet Rice Punch

△LA갈비찜; LA-style Braised Short Ribs

△소고기무국; Beef and Radish Soup

△도라지나물; Bellflower Root Salad

△동그랑땡; Meat Fritters

△약식; Sweet Rice with Nuts and Jujubes

△약과; Honey Cookie

△인절미; Bean-powder-coated Rice Cake

시사저널이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어 메뉴판 만들기' 사이트를 통해 추석 음식의 외국어 메뉴판을 만들어봤다.

“영어 이름이 맛 제대로 반영 못해”

 

외국어 메뉴판 만들기 사이트에 대해 권병전 관광공사 관광상품실장은 9월7일 파이낸셜뉴스에 “식당 업주 또는 메뉴판을 제작하는 누구나 쉽게 외국어로 메뉴판을 만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는 사이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업계 인식을 개선하고 사이트를 홍보해, 국민들의 정책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식의 영어 이름이 그 맛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9월29일 시사저널에 “우리나라의 국과 서양의 수프는 완전히 다른 음식인데, 국을 ‘Soup’로 표기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초밥을 ‘스시(Sushi)’로 쓰는 것처럼, 한식도 영어로 쓸 때 발음 나는 대로 표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영어 이름도 있다. 관광공사는 떡을 ‘라이스 케이크(Rice Cake)’로 적도록 권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 호주 등 서양 문화권에서 라이스 케이크는 쌀과자나 뻥튀기를 가리킨다. 미국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떡을 ‘Tteok’이라고 표기한 뒤, ‘한국식 라이스 케이크’라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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