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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손은 약손 아기배는 똥배, 극설교집(克泄交集)

한가경 미즈아가행복작명연구원장·시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1(Thu)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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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출신으로 베트남에 살고 있는 K씨(36)는 베트남에서 한국음식점을 운영하며 나름 성공을 거뒀다. 어머니 및 동생 등과 함께 차린 식당 영업이 잘 되다보니 2호점을 내서 사업을 확장해도 될지 여부를 필자에게 문의해왔다. 베트남 현지 손님들이 1호점을 줄지어 찾고 있으니, 2호점 역시 탄력을 받아 잘 되지 않겠느냐는 게 아들 생각이었다. 반면, K씨 어머니는 조심스레 반대했다. 1호점 운영에 주력하며 음식점이 보다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 그 때 2호점 창업을 시도해보자는 얘기였다. 

 

필자는 K씨 어머니의 손을 들어줬다. 당장 2호점 개업을 서두르지 말고 좀 더 두고 본 후 K씨 어머니가 2호점을 열자고 할 때 그 때 창업하라고 조언했다. 이유는 이랬다. K씨의 운세가 창업에 좋은 운이 아니었다. 타고난 사주 중 일주(日柱)가 금(金)오행이고, 신약(身弱)한 편이었다. 원래 월급쟁이 사주였고, 재테크 능력이 뛰어난 인생도 아니었다. 창업을 하더라도 운로에서 일주인 자신을 생조하는 토(土)나 금(金) 오행 대운이 찾아와줘야 무리가 없다. 그런데 그가 현재 맞이한 운은 목(木) 대운, 말하자면 물 새듯 돈이 새나가는 운세다. 이럴 때는 직장생활로 매달 월급이나 또박또박 받고 지내는 게 ‘안전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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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출신의 베트남 이민자의 고민

 

대신 어머니가 그에겐 귀인이었다. 이 사주의 인수(印綬) 별인 토(土) 오행 어머니가 토생(生)금으로 아들을 돕고 있는 명조였다. 어머니 사주를 보니 식신생재가 되고 있는 좋은 자영업자 경영인 사주에 좋은 대운까지 만나 창업에 성공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한국음식점의 성공은 순전히 어머니 덕이었다. 기대와 달리 귀인(貴人)인 어머니 말을 듣지 않으면 망할 수 있다는 말에 K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담 후 K씨는 사업 성공에 따른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함을 회복했다. 그리고 베트남으로 돌아가 다시 호텔리어 일로 복귀했다. 몇 년간 직장생활을 더 한 뒤 운이 좋아질 때 창업하기로 하고. 

 

이모씨(48)는 부모의 반대를 뿌리치고 연애결혼을 했지만, 얼마 전 합의이혼했다. 이씨 부모가 아들 대신 필자의 사무실을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장남이 가정풍파를 겪으니 부모로서는 속상하기 짝이 없었다. 아들은 극설교집(克泄交集)이라고 불리는 명조. 일주가 지나치게 허약해 부모가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무너지고 만다. 기(己)토 전원(田園) 사주인 이씨는 때마침 40대 중반부터 거센 물벼락이 밀려오고 홍수가 나 흙이 떠내려가는 운세였다. 논밭이 강물에 휩쓸려가니 쌍전벽해가 돼 삶이 뿌리채 흔들리게 된 것. 

 

여기에 결혼한 배우자의 사주가 불안정했다. 편협하고 고집 센 성격에 괴팍해 일부종사(一夫從事)하기 힘든 여성이었으니 아내를 잘못 만난 운명이었다. 이씨 부모는 경기도 곡창지대에서 가을이면 추수하는 곡식이 많은 부농이었다. 어질며 이웃을 배려하고 베풀 줄도 아는 품성이 몸에 밴 분들이었다. 아들과 눈이 맞은 도시 아가씨는 싹수가 노랬다. 아무리 봐도 맏며느리감으로 탐탁하지 않아 결혼을 강력 반대했다. 무엇보다도 자연속에서 자라 소탈하고 순수한 시골처녀처럼 마음씀씀이가 넉넉해뵈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렸던 터. 

 

마음에 쏙 들어 일찌감치 부모가 점찍어둔 동네 아가씨가 있었다. 딸과 친한 동급생 친구로 예의바르고 여성스러우며 이웃과 잘 화합하는 복스런 성품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오토바이로 딸과 친구를 등교시켜주는 기회에 이미 ‘된사람’으로 눈여겨봐둔 것. 하지만 아들은 ‘못된 사람’이 아닌 ‘된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부모 말을 끝내 듣지 않았다. 그리고는 서로 안 맞아 투닥거리더니 끝내 헤어지고 만 것이었다. 부모 말을 들었더라면 풍파를 겪지 않았을 사주였다. 

 

강물에 흙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부모가 버팀목이 되어 주니 이씨 부모가 귀인이다. 약한 토(土) 일주를 타고난 이씨는 토 일간을 화 오행이 도와주고 밀어줘야 인생이 술술 잘 풀리는 데 태어난 시(時)의 화(火) 오행이 바로 부모였다. 부모 말씀을 존중해야 운세가 좋아지는 데 이미 눈에 콩깍지가 씐 젊은 자녀가 실제 결혼 문제에서 양보하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가.

 

개명을 희망해 아들 이름을 감명해보니 점수가 나빴다. 수리오행부터 흉했다. 부부이별수 등을 피하기 어렵다는 19수에 한자 획수가 해당됐다. 사주와 맞는 이름이 좋은 이름인 법인데, 발음오행도 행운을 안겨주는 화 토 오행이 아니라 흉운을 이끄는 수 오행이었다. 음오행이란 사람의 이름을 발음할 때 소리를 내는 근원을 오행으로 표기한 것. 소리엔 영동력이 있다. 이름이 내는 소리가 사주를 도운다면 좋은 이름이요, 사주를 흉하게 하는 기운이 담긴 이름은 나쁜 이름이니 피해야 한다. 일주가 약하면 일주를 도와주는 기운이 담긴 오행이 아닌 일주의 힘을 빼버리는 오행을 이름에 쓰면 불리하다. 

 

 

이름이 내는 소리 좋으면 사주에도 도움 

 

이씨 이름은 두 글자가 다 음오행이 그에게 흉한 입술소리(순음)였다. 이씨에게 좋은 이름은 목구멍소리(후음) ㅇ ㅎ 과 혓소리(설음) ㄴ ㄷ ㄹ ㅌ으로 된 글자. 그래서 목구멍소리와 혓소리로 된 이름으로 다시 작명했다. 운세가 나쁠 때 이름이 사주에 맞지 않는 이름인 경우 개운(開運)을 위해 우선 개명이라도 해놓고 노력해볼 일이다. 운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자신의 운세를 보완해주는 이름을 써야 한다. 다만 타고난 사주가 우선이다. 이름은 엄밀히 말해 타고난 운세에 비해 부차적이다. 이씨도 당초 사주 자체가 조화롭지 않고 고독한 사주로 태어나 그런 힘든 인생과 맞닥뜨린 것.  

 

“40과 50대 운세가 흉한 때문입니다. 아드님 인생후반부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와 같아 당분간은 외롭게 살 각오를 해야 합니다. 용기를 내 고독하고 흉한 운세를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필자는 개명할 이름을 전해주며 이렇게 말했다. 한 눈에 보아도 선량하고 순박한 성품의 어르신들이었다. 가정풍파를 겪고 힘들게 된 아들이 연로하신 부모를 보아서라도 앞으로는 좋은 사람 만나 알콩달콩 행복한 가정생활을 다시 꾸려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배가 아프면 어머니가 배를 문질러 주며 불러주던 노래가 있다. “엄마 손은 약손 아기 배는 똥배~” 부모는 자식에게 훌륭한 약사도 되고 뛰어난 의사도 되어 준다. 자식 잘못 되라는 부모는 없다. 어른으로 먼저 경험한 삶의 경륜과 안목이 자식의 앞길을 열어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주가 신약한 사주는 부모 말을 들어야 성공한다. 다만 타고난 사주에 따라서는 부모가 자식을 힘들게 하거나 자녀 인생을 망치게 하는 경우도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런 경우는 예외로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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