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거대한 가속도의 시대’
  •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5 11: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유럽사 편)]

 

근대 사상계의 큰 별 중 하나인 영국의 정치철학자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는 근대의 정치세계를 가리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한 적이 있다. 근대 이후의 경제세계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장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기업처럼 내놓고 장사하는 집단에서는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누구나 나름대로 잡을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강도 높게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고 사업을 벌이며, 그 결과로 자원이 빠르게 소진되어 가며 생태계도 파괴됐다. 그래서인지 근대 이후의 세상은 빠른 변화 속에 휩싸여왔다. ‘격동의 세기’ 같은 제목은 미디어의 표제어로 20세기부터 종종 등장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지구상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 가문이 몇 백 년 동안 한 나라를 쥐고 흔들었는데, 이젠 대통령의 임기가 고작 4, 5년이다. 경제활동 측면에서도, 그에 따라 생겨나는 문화 풍토 면에서도, 또 그런 활동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 환경변화 측면에서도,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하는 세상이 됐다. 

 

근대기에서야 유럽인이 아무리 신대륙을 결딴낸다 해도, 유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참상을 직접 체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이 되면서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온 세계 구석구석이 서로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게 되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지구촌에 일어나는 엄청난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됐다. 그 변화의 속도는 웬만한 사람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어떤 것들이 어느 정도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일까? OECD 국가, 특히 지구촌 사회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는 미국, 영국,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이같이 지구적 규모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본격적이고 광범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연구 결과 중 일부가 다음과 같은 그래프로 요약돼서 제공되고 있다.

 

각 부문에 대해 1750년부터 2000년까지, 지구 전체적 규모의 변화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위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인구, 실질 GDP총액, 해외 직접투자, 댐 건설, 물 사용, 종이 사용,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대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 대기 중 메탄 농도, 오존층 파괴, 연안 질소 유입량, 삼림파괴에 대한 것이다. © 사진=위키미디어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