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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북제재 시늉만 할 가능성 크다”

中, 北 정권 보존이 ‘우선’…“中, 북한을 완충지대로 여겨 붕괴 바라지 않아”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1(Mon) 08:00:00 | 14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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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일 오전 11시29분(현지 시각), 북한과 인접한 지린(吉林)성 남부의 지축이 흔들렸다. 진동은 10초 이상 지속되면서 휴일을 즐기던 주민들을 경악시켰다. 지진은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사는 옌볜자치주 옌지(延吉)뿐만 아니라 창춘(長春), 지린 등 지린성 전역에서 뚜렷이 감지됐다. 마침 고향인 창춘을 방문 중이던 천이린(여)은 “온 가족이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면서 “깜짝 놀라 가족들과 함께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후 중국 SNS에는 건물 밖으로 대피 나온 주민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일부는 늦잠을 자다가 옷과 이불만 걸치고 나온 모습이었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민들도 흔들림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반 시간도 지나지 않아 중국 언론은 지진의 원인이 다른 데 있음을 전했다.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강행한 6차 핵실험이 원인이었다.

 

중국인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진싼팡(金三胖)이 또 사고를 쳤다”면서 북한 비난이 SNS를 뒤덮었다. 여기서 ‘진싼팡’이란 ‘김씨 집안 뚱보 3세’라는 뜻으로, 중국 네티즌들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조롱하는 호칭이다. 특히 중국이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날이라 중국인들은 더욱 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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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네티즌 “김씨 집안 뚱보 3세 또 사고 쳤다”

 

베이징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왕민은 “북한 핵실험은 잔칫상을 엎어서 중국의 체면을 완전히 깎아내린 격”이라며 “이번 사태는 중국 정부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외교부는 핵실험 직후 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때보다 수위가 높여진 표현이었다. 9월4일 브릭스 정상회담 후 발표된 ‘샤먼 선언’에서는 “한반도 핵 이슈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북한 핵실험을 강력히 개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의 관련 보도는 극히 빈약했다. 9월3일부터 6일까지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와 신랑(新浪)의 뉴스·국제·군사 면에는 북한 핵실험 소식이 톱뉴스로 오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신화통신, 인민일보,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관영매체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국영방송인 CCTV는 관련 뉴스를 전혀 다루지 않는 등 상식 밖의 움직임을 보였다. 9월3일 늦은 오후부터는 SNS에 오른 북한 핵실험 관련 포스트와 뉴스 사이트의 댓글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이런 언론 보도와 SNS 통제는 브릭스 정상회의와 관련이 있다. 이번에 회의가 열렸던 샤먼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985년부터 4년 동안 부시장으로 재임했던 곳이다. 시 주석은 2002년까지 푸젠성에서 줄곧 일했었다. 이 시기 쌓은 업적을 바탕으로 저장(浙江)성과 상하이(上海)시 당서기를 거쳐 최고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 따라서 시 주석은 제2의 고향과도 같은 푸젠에서 개최한 브릭스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대내외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과시하려 했다.

 

하지만 북한은 시 주석의 개막 연설을 불과 4시간 앞두고 핵실험을 단행해 찬물을 끼얹었다. 실제 TV로 생중계된 개막 연설에서 시 주석은 화가 나 있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기에 샤먼 선언에서는 이례적으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는 중국의 불만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하면서,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그렇다면 중국은 앞으로 고강도 대북제재에 나설까. 결론부터 예상하자면 시늉만 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원유 공급 차단이다. 중국이 제공하는 석유는 북한에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송유관으로 연간 52만톤의 원유를 북한에 공급한다. 물론 러시아에서 공급하는 석유도 있지만, 그 양은 중국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원유 공급이 차단되면, 북한 경제는 반 년 이내에 완전히 마비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심지어 2~3년 내 북한 정권이 붕괴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다. 중국은 김정은이 실각한 후 친중 정권이 들어선다는 확신이 없는 한 절대로 북한을 붕괴로 몰고 가지 않는다. 겉으로는 “북한은 우리와 한국전쟁을 함께 치른 혈맹”이라고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과 직접 국경을 맞대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런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입장은 마오쩌둥(毛澤東)이 한국전에 참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중국 외교정책의 금과옥조로 지켜지고 있다.

 

9월4일 CNN방송도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여겨서 붕괴되지 않길 바란다”며 “미국의 바람대로는 움직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향후 북한산 상품의 수출 금지에 나설 공산이 크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북한 내 공장에서 옷을 만들어 ‘메이드인 차이나’로 수출해 왔다. 이는 북한에 현금을 제공하는 수입원 역할을 했다. 이 밖에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미국의 벌금 부과나 미국 내 영업금지 조치는 제3자 제재 효과를 내기에 중국이 적극 반대하고 있다.

 

 

환구시보 “북한에 원유 공급 중단 ‘반대’”

 

실제로 중국 정부는 관영언론을 앞세워 분위기 조성을 시도했다. 9월3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동북지역이 방사능 피해를 보지 않는 한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선봉으로 나설 필요는 없다”면서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북핵 문제가 북·중 대립으로 전이될 수 있기에 위험을 떠안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의 사설은 수 시간 뒤에 삭제됐지만, 브릭스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중국 언론은 노골적인 북한 감싸기에 나섰다. 9월6일 ‘글로벌 타임스’는 “북한이 조금만 이성적인 사고를 한다면, 미국과 한국을 향해 선제공격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며 북핵 위협론을 축소했다. 심지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미국은 타격이 적다”면서 북한보다 한국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러한 중국 언론의 행태는 SNS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를 쏟아내는 중국인들의 모습과 대치된다. 중국 정부에 있어 북한 정권의 보존은 자국민의 안전보다 우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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