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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인도에 인내심 발휘하나

중국-인도 국경분쟁 ‘휴전’ 중국, 인도의 최대 무역상대국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07(Thu) 14:30:00 | 14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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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8월15일 오전 인도 서북부 잠무·카슈미르주 라다크의 판공(班公) 호수 부근. 판공 호수는 인도와 중국의 경계로 각각 3분의 1과 3분의 2를 분할 통제하고 있다. 한 무리의 중국군이 인도 관할구역에 진입하면서 인도군이 몰려가 철수를 요구했다. 중국군이 거부하자, 이내 양측은 승강이를 벌이며 돌을 던지는 등 난투극을 벌였다. 몇 명은 심한 부상을 입는 등 싸움은 2시간 가까이 지속되다가 중국군이 철수하면서 끝났다. 이 장면은 한 인도군 병사가 동영상으로 찍어 온라인에 공개됐다.

 

#장면2. 8월18일에는 중국군 서부군구가 티베트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77집단군 소속 기갑부대를 위시해 10여 개 부대가 참여했다. 중국 관영 CCTV의 보도 영상을 보면, 야간에 전차가 언덕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고 헬리콥터가 지상에 있는 목표물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실전이나 다름없었다. 이에 뒤질세라 20일 비핀 라와트 인도 육군참모총장은 투석전을 벌인 라다크의 일선부대를 방문했다. 라와트 총장은 사흘 동안 중국과 접한 국경 초소들을 시찰하면서 “중국과 안보 상황을 기본에서부터 재검토하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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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무장한 인도군 전력도 큰 부담

 

6월16일 히말라야 산맥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에서 도로를 건설하려는 중국군을 인도군이 국경을 월경해 막았다. 그 뒤 두 나라 군인들은 대치했고, 다른 곳곳에서 충돌했다. 이에 중국인들은 ‘인도와의 일전’을 소리 높여 외쳤다. 각종 SNS와 뉴스사이트 댓글에는 “당장이라도 인도로 쳐들어가 뜨거운 맛을 보여주자”며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움직이지 않았다. 외교부와 국방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지만, 월경한 인도군을 무력으로 쫓아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인도에 대한 경제적 보복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에 각종 경제보복 조치를 진행한 것과 비교된다. 중국은 2012년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 무역보복 공세를 펼쳤다. 또한 중국인은 대륙 곳곳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를 일으켰다. 그런데 8월28일 중국과 인도는 도카라에서의 대치를 끝내기로 돌연 합의했다. 중국 정부와 군 일각에서 전쟁 카드까지 꺼내들었던 점에 비춰볼 때 예상치 못한 봉합이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인도 앞에서 전례 없는 인내를 보였을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먼저 중국과 인도 국경분쟁 문제부터 살펴봐야 한다. 중국과 인도는 전장 3500㎞에 달하는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런데 이 국경은 명확히 선이 그어진 것이 아닌 실질통제선(LAC)일 뿐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인도와 중국 사이에는 티베트라는 완충지대가 있었다. 국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1913년 인도 식민정부 외무장관이었던 맥마흔이 주도해 영국, 중국, 티베트 대표가 인도 시믈라에 모였다. 이듬해 협정을 맺어 인도와 티베트의 대략적인 국경선을 획정했다.

 

다만 중국은 티베트가 중국의 속국이라 주장하며 시믈라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다.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1949년 중국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티베트는 풍전등화에 직면했다. 결국 1950년 중국은 티베트를 전격 침공해 합병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과 인도는 비동맹주의 세력을 같이 형성하며 긴밀히 협력했다. 하지만 1959년 티베트에서 일어난 독립봉기가 실패하고 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양국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두 나라는 전체 국경에서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3곳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동부의 아루나찰프라데시, 중부의 도카라, 서부의 악사이친이다. 맥마흔 라인으로 획정된 아루나찰프라데시는 면적이 가장 커서 9만㎢에 달하는데, 인도가 지배한다. 악사이친은 3만3000㎢로, 중국이 지배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었던 도카라는 2000㎢로, 인도가 지배한다. 이 세 곳을 두고 갈등하던 양국은 1962년 악사이친에서 전쟁을 벌였다. 중국군의 월경으로 시작된 분쟁은 국지전으로 확대되면서 중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당시 인도의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 인도는 병력과 무기에서 중국보다 훨씬 뒤처졌다. 국경 방위는 파키스탄에만 치중했었고 중국군보다 훈련량이 적었다. 또한 비동맹주의를 견지하느라 미국과 서구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런 패배를 거울삼아 인도는 지난 수십 년간 국방력 강화와 핵무기 개발에 매진했다. 오늘날 인도군은 중국군보다 여전히 뒤처지지만, 전략군까지 갖춘 대군으로 탈바꿈했다. 무엇보다 인도군이 지닌 핵무기는 전면전이 시작되면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파괴력을 지녔다.

 

중국이 인도와의 전쟁을 피했던 이유는 최근 정세에 기인한다. 첫째, 현재 중국은 부국강병을 통해 과거의 영화를 재연하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려 한다. 그를 위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진행해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잇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아시아와 제3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도와의 전쟁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둘째, 신흥시장인 인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에 있어 중국은 최대 무역대상국이다.

 

 

“한국엔 경제보복 하면서”…중국의 이중성

 

지난해 두 나라의 무역총액은 711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중국의 대인도 수출은 594억3000만 달러, 수입은 117억5000만 달러로 중국이 엄청난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인도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데 있다. 인도는 2015년부터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앞질렀고, 인구도 향후 중국을 추월할 기세다. 그렇기에 수년 전부터 수많은 중국 기업은 인도 시장을 주목하면서 앞다퉈 진출했다. 이 같은 현실을 이용해 오히려 인도가 무역보복 카드를 꺼내들었다.

 

8월9일부터 인도 정부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93종의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석유화학, 화공, 철강, 비철금속, 섬유, 실, 기계류, 고무, 플라스틱, 전자제품, 소비품 등 전 품목에 걸쳐 있다. 이러한 전후사정 때문에 중국 정부는 지난 두 달여 동안 중국인들의 애국심은 고취시키되, 극단적인 행동은 철저히 막았다. 결국 월경한 인도군이 철군하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했다. 양국 합의가 9월3일부터 샤먼(廈門)에서 3일간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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