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화합’을 위한 울림…유엔합창단 창단 최초로 한반도 찾았다
  • 김경민 기자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8.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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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엔합창단 한국공연실행위원회 박수정 회장

 

“유엔(UN․국제연합)합창단의 음악과 공연에 대한 헌신은 평화와 조화로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값진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치유하며 사람들을 연합하는 만국공용어다. 유엔합창단의 수고가 희망과 연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악기가 되길 희망한다.”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

 

8월26일, 유엔합창단이 한국을 찾는다. ‘합창단’이란 명칭 때문에 조금 낯설지만 우리가 익히 들어온 국제연합, 그러니까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해 존속하는 바로 그 단체다. 유엔본부에 상주하는 직원들이 음악을 통해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1947년 창단한 유엔합창단. 일종의 민간외교 사절단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로 70살이 된 유엔합창단은 70주년 기념 공연 국가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을 선택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사무총장 역시 최근 축하 메시지를 통해 “음악의 힘을 통해 평화를 증진하려는 여러분의 노력에 성공을 기원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UN합창단의 방한을 성사시킨 이는 박수정 유엔합창단 한국공연실행위원회 회장이다. 박 회장은 8월24일 시사저널과 만나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에서 인종․종교․정치를 배제하고 평화와 화합 기원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이번 공연의 의의를 설명했다. 

 

유엔합창단 한국공연실행위원회 박수정 회장 © 시사저널 고성준

 

유엔합창단이 한국에서 총 다섯 번의 공연을 한다.

 

유엔합창단은 8월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8월27일 DMZ 캠프 그리브스 공연을 시작으로, 고양 아람누리, 평창 알펜시아, 광주 조선대학교,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5차례 공연을 펼친다. 공연장소를 선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파주 캠프그리브스는 아무래도 분단국가라는 상징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평창은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서 ‘인류의 평화와 친선을 도모’한다는 올림픽 정신과 ‘인류의 평화와 안전’이라는 유엔 정신이 일맥상통하기에 선정했다.

 

 

유엔합창단은 7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유엔합창단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근무하는 약 50명의 현업 직원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유엔 친선대사 자격으로 유엔의 정신과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합창공연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고자 매년 1~2개 나라를 방문해 공연을 해왔다. 특히 자연재해나 국가적 재난 사고가 있는 국가를 방문해 위문공연과 함께 세계인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직접 유엔본부를 방문해 이들의 연습 장면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유엔합창단은 매주 화요일 유엔본부 지하1층 연습실에서 연습을 한다. 그 때 이미 한국 노래인 ‘고향의 봄’ ‘만남’ ‘우리의 소원의 통일’ ’아리랑‘ 을 연습하고 있었다. 한국어로 말이다. 

 

합창단원들이 해외 공연을 할 때 반드시 해당 국가의 노래를 최소 1곡을 부른다. 그 나라의 언어로 부르며 때론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공연하기도 한다. 이번엔 지휘자인 기에르모 바이즈먼(Guillermo Vaisman)이 한복을 입고 연단에 설 예정이다. 

 

유엔본부에서 직원이 이렇게 한 번에 많이 들어온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50여명의 단원 가운데 일정이 허락하는 35명의 단원이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 

 

 

어떻게 이 공연을 성사시켰나.

 

1947년 창단 이후 한반도엔 처음 방문하는 것이다. 제가 처음 유엔합창단을 알게된 건 지난해 봄이었다. 당시 유엔합창단은 이미 일본과 중국 공연을 했었다. 2015년 중국 공연 이후 동아시아 한중일 삼국 공연으로 확장하면서 한국측 파트너로 제가 나서게 된 것이다. 유엔합창단 한국공연실행위원회(실행위)를 결성한 뒤 지난해 11월에 김상기 실행위 사무총장과 함께 유엔 본부를 방문해 공식적인 실행위 위임장을 받았다.

 

단원들 모두 한국 방문에 기대를 품고 있었다.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의미도 있겠지만 지난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나라에 오고 싶다는 얘기들을 했다. 반 총장 역시 바쁜 일정 가운데 시간을 내어 합창단과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

 

 

유엔합창단의 다음 목표는 어디인가.

 

사실 처음부터 유엔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싶어했던 지역이 있었다. 바로 ‘서울-평양’ 공연이다. 이보다 더 ‘평화와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할 수 있는 공연이 있을까. 국내외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단 서울 공연으로 그 물꼬를 트고자 했다. 이번 한국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 한중일 삼국이 힘을 합쳐 UN합창단 공연 등 초국가적, 초이념적 문화예술을 활동을 해갈 것이다. 물론 수년 내에 ‘서울-평양’ 공연을 성사시키는 것도 우리의 목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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