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式 ‘국민 소통’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7.08.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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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권 불통과 대조 vs 보여주기식 쇼통의 끝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기념해 석 달간의 국정운영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가 8월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자리․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기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라며 “세금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는 것이 세금을 가장 보람 있게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 52시간제를 확립하고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도록 해 일하는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보고대회는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1, 2부로 나뉘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국민참여기구인 국민인수위원회 소속 국민인수위원 280여 명이 참석해 새 정부 정책과 개혁 과제를 놓고 격의 없는 ‘토크쇼’ 형태로 이뤄졌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고위 인사들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나와 답변을 했다. 문 대통령은 20분 남짓 시간이 남았을 때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인 '대한민국, 대한국민'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진행된 대국민 보고대회를 두고 두 가지 시선이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먼저 새로운 형식으로 국민에게 다가간 진심어린 소통의 장이었다는 칭찬이다. 주로 정부 여당과 문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나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이른바 ‘각본 없는 기자회견’에 이어 또 한번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거다. 이는 지난 정권의 불통과 대조되는 문재인식(式) 소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보여주기에 급급한 ‘쇼통’이라는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주로 보수 야당과 그 지지층이 갖고 있는 반감이다. “보여주기식 쇼를 하는 행사를 위해 지방파 방송3사가 저녁의 프라임 타임을 할애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무소불위 권력의 힘이다”(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 “쇼통의 끝을 봤다. 시중에서 ‘탁현민 청와대’라는 우스갯소리가 돌아다니는 것도 지나친 것이 아니다”(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 “소통을 핑계로 말뿐인 잔치를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실천된 정책의 내용과 그 성과로 답해야 한다”(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현행 민주주의 방식인 간접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을 두고도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이제 국민들은 주권자로서 평소 정치를 그냥 구경만 하고 있다가 선거 때 한 표를 행사하는 이런 간접민주주의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한 결과 우리 정치가 이렇게 낙오됐다, 낙후됐다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직접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언급 과정에서 드러난 세금으로 일자리 늘리기,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게 우려스럽다”며 “이제 ‘100일 자축연’을 끝내고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내실과 깊이 있는 국정철학으로 진검승부를 펼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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