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극비 방어대책 ‘상승단계 요격체계’ 실상
  •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7 09:09
  • 호수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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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대비한 美의 비책

 

“지난 7월28일 오후 11시35분, 북한 자강도 무평리 상공에 떠 있던 미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하는 최첨단 극비 무인기는 다시 한 번 발사가 임박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을 첨단 레이저로 스캔했다. 탄두 부분에 핵폭탄 등 폭탄이 탑재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이를 바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등 관련 기관에 전파했다. 이후 11시41분 이 ICBM은 발사됐고 미 국방부가 운영하는 또 다른 최첨단 극비 무인기는 고각 발사 등을 확인하고 공중레이저 파괴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이 ICBM의 궤도와 속도 등 실시간 정보를 관련 기관에 즉각 전파했다.”

 

미사일 ‘상승단계’서 요격할 대비책 등장

 

7월28일,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할 당시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이제 이 가정을 하나씩 풀어보자. 현재 북한이 미국을 향해 ICBM을 발사하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등에 설치된 지상기반요격미사일(GBI)이 요격해 격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의 낙하단계에서 격추를 시도하는 GBI가 북한의 ICBM을 격추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끝이다. 고스란히 북한의 핵공격을 그대로 당하고 만다. 미국은 정말로 이렇게 속수무책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 단계(Left of launch)에서 이미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주로 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보내거나, 군사위성 등을 통한 레이저 공격으로 발사 자체를 막았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크게 강화되자, 미국은 본격적으로 이러한 사전 제압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ICBM에 대해 극비의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중 하나가 바로 레이저 요격체계다. 사진은 미 해군이 배치한 레이저건 © CNN 캡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증대하자, 미사일 발사단계에서 이를 파괴하는 방어책이 전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GBI 요격 미사일이나, 최근 논란이 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모두 미사일이 낙하하는 ‘종말단계’에서 해당 미사일을 파괴하는 대비책이다. 새로 등장한 방어책은 종말단계가 아니라, 미사일이 상승하는 단계(boost-phase)에서 요격미사일(interceptor)을 발사해 파괴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때 사용되는 요격미사일은 미사일이 아니라, 바로 최첨단 공중레이저 발사 무기다. 이 무기를 탑재한 무인기(드론)가 북한의 ICBM 등 미사일이 발사되어 상승하는 단계에서 강력한 레이저 무기 공격으로 이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미사일방어시스템에 관해 확인해 주거나,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이 이스라엘과 더불어 1990년대부터 드론을 사용한 상승단계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를 개발해 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는 공대공 미사일을 드론에 장착해 탄도미사일을 상승단계에서 요격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최첨단 레이저 무기를 이 드론에 장착해 해당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첨단 미사일방어시스템에 관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공식적으로는 현재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MDA는 공식적으로는 이러한 BPI(상승단계 요격체계)를 2023년까지 갖추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ICBM 등 탄도미사일이 2023년에는 완전히 고도화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체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8000만 달러(약 91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1억 달러 가까이 나가는 사드 한 개 포대 비용보다도 저렴한 것이다. 이에 관해 ‘미사일방어옹호연합(MDAA)’ 설립자인 리키 엘리슨 대표는 “BPI 요격체계는 발사되는 미사일을 상공에서 요격하는 가장 효과적인 체계”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앞선 기술은 탄도미사일을 모두 없어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미국이 극비리에 드론을 사용해 BPI 단계에서 레이저로 탄도미사일을 공격해 파괴하는 시스템을 이미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ICBM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미국이 군사 1급기밀에 속하는 대비책을 극비리에 추진해 방어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극비의 보안 사항이라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美 국방부 “준비 중”…‘실전배치說’도 나와

 

드론에 장착된 공중레이저 발사기는 유효 사거리가 약 45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상공에 만약 이러한 극비의 드론이 떠 있다면, 대부분 지역을 커버해 해당 탄도미사일을 상승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 또 이 단계에서는 탄도미사일이 낙하단계처럼 가속도가 붙지 않아 요격이 훨씬 더 쉽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미군이 그동안 극비리에 개발했던 각종 드론에 이미 개발을 완료한 레이저 무기를 장착했다는 것은 쉽게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이 총 6차례에 걸쳐 무수단 계열 미사일 8발을 발사했지만, 미사일 대부분이 발사 직후 폭발하거나 발사와 동시에 폭발해 발사 차량까지 까맣게 태웠다. 당시에도 미국이 극비의 최첨단 장치로 해당 탄도미사일을 발사단계에서 공격했다는 루머가 파다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북한 모두 이러한 내용에 관해 확인하거나,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자산을 통해 북한을 손바닥 보듯이 훑어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민’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데 입을 모은다. 그 하나가 바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북한의 ICBM도 이동형 발사대에서 신속하게 발사해 사전 탐지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전역을 커버하고 있는 최첨단 첩보위성과 여러 무인기들이 그래도 발사 직후 이를 파악해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잠수함에 실려 망망대해를 돌아다니는 탄도미사일은 대체 어디서 발사가 시작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군이 ICBM 발사 차량이 아니라, 북한의 잠수함 활동을 기를 쓰고 파악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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