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3·1운동 참여한 12인 국가유공자 '명예회복'
  • 박종운 기자 (sisa515@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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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출신 홍순남 열사 등…정재상 사학자 자료 발굴 8년 만

 

여고생의 몸으로 일제에 항거하는 광주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순국한 경남 하동출신의 홍순남(洪順南·사망 당시 18세) 열사 등 역사에 묻혀 있던 12인이 한 재야사학자의 노력으로 유공자로서 명예를 회복했다.

 

16일 경남독립운동연구소에 따르면 정재상 소장은 지난 2009년 대전 국가기록원에서 광주 3‧1만세운동으로 일본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항일운동가 48명의 판결문을 찾아 정부포상을 청원했다.

 

이 청원에 따라 지금까지 정부포상과 함께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고인은 12인이다. 

 

광주 수피아여학교 재학생이었던 홍순남(하동군 하동읍)과 숭일학교 학생 정몽석(광주시 송정) 등 12인의 열사는 광주 장날인 1919년 3월10일 만세운동을 일으켰다가 일본경찰에 체포돼 광주지방법원과 대구복심법원(현재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이른바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서 징역 4개월까지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1910년대 광주 부동교의 모습. 1919년 3월 10일 오후 3시께 부동교 아래 작은 장터에서 1500여명이 모여 독립만세운동을 펼쳤다.​ ⓒ 하동군 제공

 

서훈을 받은 독립운동가는 건국훈장 애족장 2명, 건국포장 2명, 대통령표창 8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광주 3명, 전남 순천 3명, 전남 나주·장흥·강진·고흥 각 1명, 경남 하동 1명, 평남 성천 1명 등이다.​​

 

 

광주 3‧1운동, 숭일학교 교사 등 주도 1500여명 참여

광주 3‧1운동은 1919년 3월 0일 오후 3시께 광주 동구 불로동과 남구 사동을 잇는 부동교 아래 작은 장터에서 숭일학교·수피아여학교·농업학교 교사들의 주도로 학생·주민 1500여명이 모여 펼친 독립만세운동이다.

언론을 통한 재판기록 공개 후 한 달여 만에 정부로부터 건국포장을 받은 정몽석 선생의 사위 추병선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다음카페 '하동군 고전면 추씨종친회' 알림방에 정몽석 선생의 독립유공자 포상과 관련 사진과 글을 올렸다.
 
그는 "장인어른이 광주 3·1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아내를 통해 종종 들었으나 객관적 자료가 없어 고인의 명예를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2009년 하동의 독립운동사학자 정재상씨가 광주 3·1운동 관련 재판기록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국가보훈처로부터 연락이 와 그해 4월 장인어른이 정부로부터 건국포장을 추서받게 됐다"고 밝혔다.
 
추씨는 그러면서 "그동안 아내의 이야기를 헛듣고 관심을 가지지 못한 미안함과 장인어른의 독립운동에 대한 존경심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정재상 소장은 "광주3·1만세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항일운동가 34인은 아직도 포상받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에서는 조속한 조사를 통해 이분들에 대한 예우를 갖춰 명예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재상 소장의 노력으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명단이다.

 

◆건국훈장 애족장 = △이달근(징역 1년, 27세 평안남도 성천군 숭인면 창인리·안마업) △김정수(징역 10월, 21세 전남 장흥군 유치면 학송리·생도)

◆​건국포장 = △정몽석(징역 6월, 18세 전남 광주군 송정면 도호리·생도) △이남채(징역 6월, 21세 전남 광주군 서방면 중흥리·생도)
◆​대통령표창 = △박영자(징역 8월, 19세 전남 순천군 순천면 옥천리·생도) △홍순남(징역 8월, 18세 경남 하동군 하동면 읍내리·생도) △양순희(징역 4월, 19세 전남 광주군 서방면 중흥리·생도) △임진실(징역 4월, 20세 전남 순천군 순천면 북문통·생도) △이태옥(징역 4월, 18세 전남 순천군 쌍암면 봉덕리·생도) △김안순(징역 4월, 20세 전남 나주군 본량면 산수리·간호부) △김화순(징역 4월, 26세 전남 강진군 고훈면 백양리·간호부) △박성순(징역 4월, 19세 전남 고흥군 고흥면 옥하리·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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