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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의 사나이’ 탄생, 축구판이 뒤집혔다

메시 그늘 벗어나 1인자 꿈꾸는 네이마르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5(Tue) 16:30:00 | 14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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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4일 세계 축구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열렸다. 이날은 ‘차기 축구 황제’로 불리는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 네이마르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스 리그1의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날이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역대 최강의 공격진을 구축했던 네이마르가 계약 기간이 2년 남은 상황에서 돌연 팀을 옮겼다. PSG가 네이마르를 데려가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지불한 이적료에 모두가 경악했다. 2억2200만 유로, 한화로 약 2970억원이다. 몸값 3000억원의 사나이가 탄생한 것이다. 축구를 넘어 스포츠 역사에 남을 신기록이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구단 중 하나인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 선수단 연봉 총합보다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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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료 2억 유로 시대의 개막은 충격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2013년 가레스 베일이 토트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최초로 1억 유로(약 14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추가로 이적료 1억 유로를 돌파한 선수는 지난해 유벤투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한 폴 포그바가 유일했다. 네이마르는 종전 최고 이적료였던 포그바의 1억500만 유로의 2배가 넘는 경이로운 몸값을 자랑하게됐다.

 

 

비정상적인 이적료의 배경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특수한 까닭이 있다. 2014년 브라질의 산토스를 떠나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네이마르는 5년 계약을 맺었다. 유럽 클럽은 계약 기간 중 협상의 우선권을 쥐기 위해 바이아웃 조항을 설정한다. 이적료의 몇 배가 되는 금액을 지불할 만 떠나는 것을 허용하기 위해서다. 네이마르의 이적료 2억2200만 유로는 바로 3년 전 그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때 설정한 바이아웃 금액이다. 바르셀로나로 올 때 이적료의 4배 수준이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상징적 금액을 설정해 구단이 핵심 선수를 지키는 것이다.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와 5년 재계약을 맺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0억 유로(약 1조4000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건 것이 그 예다.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바이아웃 금액을 부른 팀이 나타났다. 바로 PSG다. 2011년 카타르투자청이 인수한 뒤 PSG는 일약 유럽 축구의 큰손으로 도약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에디손 카바니, 앙헬 디 마리아, 치아구 실바 등을 영입했다. 그들이 속한 리그1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PSG의 목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로 옮겨갔다. 하지만 한계를 맛봤다. 최고 성적이 8강이었다. 더 큰 바다로 나가기 위해 빅리그의 명가를 넘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고, 그들이 택한 선수가 네이마르였다.

 

네이마르의 이적료는 비정상적이다. 과거 이적료 기록이 경신될 때 보통 인상률은 30% 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려 두 배다. UEFA 규정상으로도 문제가 있다. 최근 10년 사이 무리한 지출로 파산하는 구단이 늘자, UEFA는 2009년부터 재정 페어플

레이(FFP)를 신설했다. 구단의 지출이 수익보다 많아서는 안 된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한 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약 2150억원이었다. 네이마르 개인의 이적료가 그것을 상회한다.

 

PSG는 규정을 피하면서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불하기 위해 우회 방식을 찾았다. 카타르투자청이 상당 금액을 대신 지불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고액 지출에 대해 사치세를 붙이는데, 그럴 경우 네이마르의 이적료는 3900억원까지 불어난다. 이 세금까지 함께 피할 목적으로 카타르투자청을 거치는 분위기다.

 

왜 네이마르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였을까. 네이마르의 에이전트이자 부친인 네이마르 시니어가 밝힌 가장 큰 이유는 2인자를 탈피하고 싶어서다. 바르셀로나 최고 스타인 메시 아래서는 1인자가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반면 PSG에서는 확실한 리더가 될 수 있고,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밝히지 못한 이유도 있다. 바로 세금 문제다. 올여름 유럽 축구에서는 세금 스캔들이 터졌다. 메시, 호날두 등 최고의 스타들이 탈세 혐의로 줄줄이 법정에 섰다. 세율이 낮은 버진아일랜드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스폰서와 초상권 수익을 은폐했다. 네이마르도 예외는 아니었다. 글로벌 기업의 후원을 받는 그들은 스페인 외의 지역에서 얻은 수입이라며 항변했지만 도덕적 지탄을 받으면서 체납액을 내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런 상황에 실망한 호날두는 스페인을 떠나겠다고 선언해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가 진땀을 흘렸다. PSG는 이 부분을 적극 공략했다. PSG가 세금까지 보전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구단이 세금을 대납하고, 카타르투자청이 개인 스폰서십을 맺어 보전해 주는 형식이다.

 

 

빗장 풀린 이적료 인플레이션

 

네이마르의 이적은 축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폭등하고 있는 이적료를 한층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적료 2억 유로 시대는 2020년쯤 열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지난 6월 국제축구연맹(FIFA)과 스위스 뇌샤텔대학교가 공동 설립한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는 현재의 기량, 나이, 포지션, 마케팅 효과, 현 소속팀과 개인 성적을 고려해 이적료 2억 유로 선수의 탄생을 예측했다. 당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진 선수도 네이마르였다.

 

PSG와 네이마르는 그 시간을 3년이나 앞당겼다. 축구 산업의 경제 규모가 연일 커지면서 이적료 1000억원이 넘는 선수가 쏟아지고 있다. 올여름에만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바로 모라타(첼시)가 이적료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과거 호날두처럼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나 허락된 금액이 이제는 빅클럽이 주전 공격수를 사는 데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된 것이다.

 

20년 전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가 바르셀로나에서 인터밀란으로 향하며 기록했던 이적료가 350억원이었다는 점을 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하다.

 

네이마르가 새로운 문을 열면서 향후에도 2억 유로 이적료를 기록할 선수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유력한 후보는 킬리안 음바페(모나코)와 델레 알리(토트넘)다. 1998년생의 음바페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레알 마드리드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손흥민의 동료 알리도 1996년생으로 뛰어난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두 선수는 이미 현재 가치가 1억 유로 이상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는 변수까지 더해져 이적료가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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