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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한국과 라트비아는 역사적·사회적으로 닮은 점 많다”

[인터뷰] 발트해 라트비아 공화국 페테리스 바이바르스 주한 라트비아 대사…“지난해 촛불 시위 보면서 감명”

김경민 기자․홍주환 인턴기자 ㅣ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3(Sun)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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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유럽의 전부가 아니다. 서유럽에서 접할 수 있는 치즈, 초콜릿, 의약품, 천연화장품 등 거의 모든 제품을 질 좋고 더 착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국가가 바로 라트비아다.” 

 

유럽대륙의 북단, 발트해를 나란히 접하고 있는 발트3국. 가장 북으로 에스토니아, 남으로 리투아니아를 두고 가운데 있는 국가가 라트비아다. 정식 국가명은 라트비아 공화국(Latvijas Republika). 과거 소비에트연방국 중 하나로 한국인들에겐 아직 생소한 국가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라트비아와 한국은 아직 강렬한 인연을 맺은 바가 없다. 한국과는 1991년 수교를 맺고, 2014년 발트3국 중 최초로 대한민국에 주한 공관을 개설한 국가. 하지만 라트비아와 한국이 가진 연결고리 가운데 대중들에 가장 친숙한 것이라면 아마 이 노래일 것이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수 있다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 노래, 가수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다. 이 노래의 원곡이 1981년 라트비아 방송국 주최 가요 콘테스트에서 아이자 쿠클레와 리가 크레이크베르가가 불러 1등한 노래 ‘마라가 준 인생’이다. 이후 러시아의 국민가수 알라 푸가쵸바가 ‘백만 송이 장미’로 리메이크해 불렀다.

 

“라트비아는 예술 자원이 풍부한 국가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기돈 크레머,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젊은 지휘자 중 한 명인 안드리스 넬손스, 첼로 연주가 미샤 마이스키 등이 라트비아가 배출한 음악인들이다. 그밖에도 성악가 엘리나 가란차, 마리나 레베카, 크리스틴 오폴라이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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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라트비아의 첫 대한민국 상주 특명전권대사로 임명된 페테리스 바이바르스 대사는 “한국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라트비아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국가”라며 “특히 여름철에 맑고 쾌청해 휴가를 보내기 제격”이라고 자국 홍보에 먼저 열을 올렸다. 바이바르스 대사를 8월3일 서울 한남동 주한 라트비아 대사관 공관에서 만났다.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주한 라트비아 공관에 들어서니 전면에 커다란 국기 세 개가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 라트비아, 그리고 유럽연합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공관의 거실과 응접실 벽면엔 흑백의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숲, 이슬 맺힌 거미줄 등 라트비아의 자연을 담은 정적인 사진들이었다. 사진찍기가 취미인 바이바르스 대사가 직접 찍은 것들이라고 했다. 기자가 그를 처음 만난 것도 한 문화포럼에서 주최한 아마추어 사진전 수상자로서였다.

 

“사진 속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의 라트비아다. 깨끗한 공기, 아름답고 울창한 숲, 자연이 라트비아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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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가 바로 목재라고 들었다. 또 최근 라트비아의 한국 수출이 증가세라고 하는데.

 

라트비아 영토의 50%가 숲이다. 산도 별로 없다. 대부분이 평지나 숲이다. 목재가 우리(라트비아)의 주요 수출품목이다. 특히 나무파렛트를 많이 수출하고 있다. LNG 탱크에 들어가는 합판도 주 수출품목이다. 

 

한국에 대한 수출품은 지난해 기준 5000만 유로 정도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한국에 대한 수출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했다. 

 

 

한국에서 라트비아는 다소 생소한 국가인데, 라트비아에서 한국은 어떤가?

 

라트비아인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 ‘한국’이라고 하면 ‘북한’을 떠올리는 라트비아인이 많을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에 대해 알고 있으며 K-POP과 한국의 대기업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다. 

 

사실 일본, 중국이라는 강국 사이에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라트비아와 지리적 유사점이 있다. 라트비아도 러시아라는 강국을 곁에 두고 합병과 독립을 반복해온 아픈 역사가 있다. 라트비아는 1917년부터 1922년까지의 러시아내전 당시 독립했지만 2차대전때 소비에트연방에 강제 합병됐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 독립했다. 소비에트연방에 편입됐던 역사로 인해 외부에선 라트비아를 동유럽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우리는 북유럽 아이덴티티가 강하다.

 

 

2016년 1월 라트비아의 첫 대한민국 상주 대사로 임명된 후  어쩌면 가장 다이나믹한 시기의 한국을 목도했을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이어진 한국의 변화, 어떻게 봤나.

 

1년 반 이상 한국에 체류면서 라트비아와 한국의 거리가 멀지만,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유사점이 많다고 느꼈다. 역사적, 지정학적으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그랬다. 

 

지난해 한국의 국민과 국회가 직접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정부를 무너뜨렸다. 지난해 있었던 일은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으로 인해 주변 국가들은 조금 불안감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국제 정세를 생각하면 안정적인 정부가 필요하지는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행히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큰 실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지금까진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실행하려고 하고 있는 대기오염, 녹색 정책에 대해선 좋게 생각하고 있다. 라트비아에서 한국에 왔을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이 바로 대기의 질이었다.

 

 

라트비아에서도 촛불 시위 같은 대규모 집회가 있었나?

 

‘발틱 웨이(Baltic Way)’라는 굉장히 유명한 운동이 있었다. 소련의 붕괴가 임박했던 1989년 8월(소련의 해체는 1991년1월이었다) 약200백만명의 발트3국 사람들이 700km 가량의 인간 사슬을 만들어 평화 시위를 했다. 3국이 주권을 잃은지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당시 우리는 평화로운 가운데 굳은 연대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곳곳에서는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하기 위한 작은 규모의 시위가 열리고 있다.

 

 

한국과 라트비아의 관계는 어떤 수준인가?

 

한국인들이 서유럽을 많이 가지만 라트비아에 와도 좋은 관광과 상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라트비아는 크지 않아도 매력적인 곳이다. 

 

한국인들이 라트비아 상품에 대해 잘 모른다. 지금도 마트에 가면 라트비아산 음식, 염소 치즈 등을 찾을 수 없다. 라트비아산 초콜릿이 벨기에보다, 치즈가 프랑스, 스위스보다 싸다. 품질은 비슷하면서 말이다. 화장품도 좋다. 특히 천연재료로 만든 제품이 좋다. 독일 한자 동맹의 영향으로 맥주도 전통이 깊다. 

 

얼마 전 한구 관광회사들과 라트비아 관광과 관련된 세미나를 했다. 발트3국으로 오는 관광객도 아직은 낮지만 늘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인 7000명이 라트비아에 왔다 갔다. 올해는 관광객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라트비아를 찾는 한국 유학생 및 교환학생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라트비아와 한국 양국간 경제 교류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조금씩 경제적 교역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 한국인들이 좋아할 제품이 많다. 한국의 사업가들이나 정부가 라트비아 상품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번 시사저널 인터뷰를 계기로 양국 간 관심과 교류가 깊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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