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군 괌기지 향해 미사일 시험 발사”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8.09 18: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괌 기지 내 전략 장비 타깃 삼아 … 8월말 시험 발사 예상

 

북한발 한반도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일까.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9일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군부 호전광들이 입버릇처럼 외쳐대는 '선제타격' 기도는 우리 식의 보다 앞선 선제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짓부숴버릴 것"이라며 "선제타격은 더이상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호언했다. 그러면서 총참모부는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면 서울을 포함한 남측 군사지역을 '불바다'로 만들고, 미군 괌 기지 등 태평양 지역 미군 전략기지들에 대한 전면적 타격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전략군 대변인성명을 통해 구체적인 도발 시나리오도 공개했다. 북한 전략군은 “미국에 엄중한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결단을 내리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신규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 석탄 등의 광물 수출과 노동자 해외 송출 등 주요 외화벌이 수단을 더욱 압박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응이 더욱 강경해졌기 때문으로 본다. 반발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려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최근 북한은 유일하게 활동하는 외교행사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핵 무력이 자위적 수단이라며, 외교적 채널을 통해 정당성을 강조했으나 아세안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로부터 아무런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날 전락군 성명에서 미국령인 괌을 선제타격권역으로 정한 것은 대미 직접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근 '레드라인'으로 인식될 수 있는 ICBM 시험발사까지 감행하며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

 

미국 전략무기인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가 7월30일(현지시간)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 일본 영공과 한반도 상공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위기감 높여 미국과 직접협상 나설 듯

 

정보당국은 과거 북한이 자신들의 발언을 여러 차례 실행에 옮겨왔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미군 괌 기지 포위사격 위협이 단순히 말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은 이미 화성-12형 시험발사를 통해 6000㎞가량 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북한에서 3400㎞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괌 기지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당장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주목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 시기를 맞춰 한반도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포위사격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괌을 타격 대상으로 선정한 것일까? 한 북한 전문가는 “괌은 유사시 한반도에 2시간여 만에 도착할 수 있는 B-1B 전략폭격기가 배치돼 있는 곳”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예방전쟁, 선제타격 전략이 대부분 괌기지에 포진해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괌쪽으로 미사일을 쏘되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트려 화성-12형의 실제 성능을 검증할 수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월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7월29일 보도했다. ⓒ 사진=조선주앙통신 연합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