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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채소는 식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의학적 근거 없는 왜곡된 건강 상식 백태(7)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7.08.13(Sun) 19:01:00 | 14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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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0년 전 라듐은 화장품·스타킹·치약 등의 원료로 사용됐다. 방사능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당시 라듐은 질병 치료와 미용에 좋은 물질이라는 게 상식으로 통했다. 라듐의 위험성을 깨닫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 이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있다. 만인의 관심사인 건강에 대한 얘기는 더욱 그렇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건강 상식이 누군가의 경험에 업체의 상술까지 더해져 왜곡된 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진다. 사실과 다른 얘기가 뇌리에 똬리를 틀면 어느새 건강 상식으로 통한다. 왜곡된 건강 상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예컨대 간에 좋다는 특정 식품으로 간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시사저널은 의사·식품학자·약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중에 떠도는, 잘못됐거나 왜곡된 건강 상식을 바로잡기 위한 기사를 여러 회에 걸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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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소는 식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조사 결과 1996~2005년 사이 미국인의 과일·채소 섭취량이 9% 증가하는 동안 식중독 발생률은 39%나 높아졌다. 오염된 채소·과일이나 그 가공품에 의한 식중독이 급증한 것이다. 2009년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땅콩버터 때문에 미국 46개 주에서 700명 이상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가축의 분변을 통해 토양으로 유입된 식중독균이 식물 재배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다. 또 육류를 다루던 칼·도마 등 조리기구로 채소를 다듬으면서 식중독균이 옮겨지기도 한다. 수돗물과 전용 세제를 사용해 씻으면 채소·과일의 식중독균은 물론 잔류농약을 90% 이상 없앨 수 있다.

 

 

# 당뇨병 환자는 벌꿀을 상시 복용해도 괜찮다?

 

어떤 종류의 꿀은 당뇨병과 비만을 일으키는 ‘맥아당’이 없어서 당뇨 환자가 먹어도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벌꿀로 당뇨가 좋아질 가능성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당뇨 환자에게 벌꿀은 이롭지 않다는 시각이 더 많다. 벌꿀은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란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은 질환이다. 게다가 설탕을 혼합한 가짜 꿀을 당뇨 환자가 먹으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벌꿀을 극도로 피할 필요는 없지만, 벌꿀을 상시 복용할 이유도 없다. 

 

 

# A형 간염은 완치돼도 재발한다?

 

그렇지 않다. A형 간염에 걸렸다가 완치되면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방어 효과가 나타난다.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지만 A형은 회복 후에 재감염되지도, 타인을 감염시키지도 않는다. 그러나 A형 간염은 잠복기가 있어 본인이 회복한 이후에도 뒤늦게 가족이나 주변 사람 가운데 A형 간염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이따금 심각한 간 기능 손상을 야기하므로 예방 접종을 통해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와 술잔을 돌리면 감염된다?

 

과거에는 B형 간염이 술잔을 돌리다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잘못된 정보다. B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파되므로 술잔을 돌리거나 국을 함께 떠먹는 일만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부분은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한 시술, 수혈, 성관계, 사용한 주사·면도기·칫솔 등의 공동 사용을 통해 감염된다. 오히려 A형 간염이 오염된 물, 음식 등 입을 통해 전파된다. 

 

 

# C형 간염은 치료가 어려워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C형 간염은 과거 인터페론이란 약으로 초기부터 일정 기간 치료해 왔지만,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주사제라서 불편하고 부작용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완치율이 높으면서 부작용이 적은 알약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어 C형 간염도 머지않아 완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설사할 때는 물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식중독 등으로 설사가 심하면 탈수 증세가 생기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설사 환자에게 물에 설탕과 소금을 약간 넣은 음료를 수시로 마시라고 권장한다. 스포츠음료를 마셔도 된다. 과일즙, 탄산음료, 진한 녹차는 장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설사가 잦아들면 미음·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음식부터 먹는 것이 좋다. 

 

 

# 머리는 짧게 깎을수록 숱이 많아진다?

 

모낭의 수는 태어나면서 결정되기 때문에 어렸을 때 머리를 깎고 안 깎고는 머리숱과 상관이 없다. 다만 머리를 깎아주면 윗부분의 가는 모발이 잘리고 아래쪽의 굵은 모발이 나오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많아진 것처럼 보인다.

 

 

#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대상자가 말기 암 환자라는 이유로 호스피스 완화의료기관을 임종 직전의 환자가 죽음을 기다리는 곳으로 오해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기관은 말기 암 환자를 힘들게 하는 통증, 구토, 호흡곤란, 복수 등을 치료하는 곳이다. 또 환자와 가족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사회적·영적 돌봄 서비스뿐만 아니라 교육과 상담을 제공한다. 환자의 삶을 편안하고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로 구성된 호스피스 완화의료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검은콩은 흰머리 예방에 좋다?

 

검은깨·콩·쌀 등 소위 블랙푸드가 흰머리를 치료 혹은 예방할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탈모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검은콩을 비롯한 블랙푸드에 존재하는 색소(안토시아닌)가 가지는 항산화·항염·항암 효과 등에 기인한다. 일부 탈모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은 되지만, 직접 탈모 치료나 예방은 물론 흰머리 예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도움말씀 주신 분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광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긍년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김성진 세명약국 약사

김성태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김수인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김태민 식품·의약품 전문 변호사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수아 맑은약국 약사

박순섭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전문의

변지연 이대목동병원 피부과 교수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양광모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

유재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윤보현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부인과 교수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이동훈 세브란스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이주혁 키스유성형외과 원장

이주희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이진화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실장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낙언 식품업체 시아스 이사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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