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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文 총장, 검찰 개혁 전선에 마침내 서다

“문 검찰총장,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에 소극적 입장” 평가 나와

김현 뉴스1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31(Mon) 14:31:00 | 14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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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문무일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총장 임명으로 이른바 법무부의 비(非)검찰화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골자로 한 검찰 개혁을 이끌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문 총장의 ‘트로이카 체제’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이전부터 강조해 왔던 검찰 개혁을 위한 각종 입법과 개혁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7월25일 청와대에서 문 총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가진 뒤 환담을 나누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재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면서 “정치 줄 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일부 정치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묵묵히 업무에 임해 온 검사들도 더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이 총장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문 총장에게 이른바 ‘우병우 라인’ 등 정치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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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권 주요 보직 간부들 좌천성 인사

 

문 대통령의 ‘정치검찰의 통렬한 반성’ 언급은 7월27일 단행된 고검장과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도 드러났다. ‘정윤회 문건’을 수사했던 유상범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김기동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도 한직으로 평가되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윤웅걸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주요 보직에서 활약한 인사들이다.

 

문 대통령은 또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합리적 조정을 위한 토론이 필요하지만, 조정 자체는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갖고 제3의 논의기구 구성 등 지혜를 모아 달라”고 말했고, 공수처 신설에 대해선 “이것이 검찰 자체만 견제하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고 그중 검찰도 포함되는 것뿐이다. 과거 2002년경 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 반부패기구로 출발한 처음 도입 취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발언을 보면 문 대통령이 검찰 내부의 반발을 우려한 듯 발언 수위를 조절하긴 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에 대한 자신의 분명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검찰의 수장’을 향해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전달함에 따라 검찰 내부의 인적 혁신 작업은 물론, 검경 수사권 조정과 법무부의 비검찰화, 공수처 설치 등 주요 검찰 개혁 과제들에 대한 추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검사장급이 맡아오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차장급으로 낮추는 내용의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검사장급 이상 검사)의 보직범위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과 법무부 소속 실·국장 직위 가운데 수사와 소송업무에 관련성이 적은 기획조정실장·법무실장·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을 검사가 아닌 고위공직자가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하면서 검찰 개혁과 법무부 비검찰화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성패는 검찰 조직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작업에 어느 정도 호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문 총장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과제들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총장은 7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검찰의 직접, 특별 수사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어느 한 입장을 서둘러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문 총장은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에 대한 주문에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각기 다른 많은 주문을 받아서 한시가 생각이 났다”며 대만의 저명한 학자인 난화이진(南懷瑾) 선생이 자신의 저작인 《논어별재(論語別裁)》에 실어놓은 한시를 인용해 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문 총장은 “하늘 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 오기를 바라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라고 시를 읊은 뒤 “예전 선배가 가르쳐준 시인데 이번 청문회 거치며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문 총장이 검찰 개혁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요구가 있다는 점을 한시를 통해 에둘러 전하면서 사실상 문 대통령을 향해 반기를 든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선지 여권 내에선 “검찰 개혁은 (문 총장이 아닌) 정권이 하는 것”이라는 발언이 나올 정도로 불쾌한 기류가 감지된다.

 

 

靑, 문 총장이 읊은 한시에 불쾌한 기류

 

문 총장의 발언에 대해선 또 다른 시각들이 존재한다. 문 총장으로선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청와대와 교감 아래 이뤄진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청와대가 억측을 낳을 수 있는 문 총장의 발언을 스스로 공개했다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총장은 앞으로 검찰 개혁 과정에서 흔들릴 수 있는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적임자로 선택된 사람”이라며 “한시 내용이 어떻든 간에 문 총장은 그 롤에 맞는 역할을 할 것이고, 청와대도 그것을 기대하지 않겠느냐”고 짚었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도 기자와 만나 “검찰총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했다. 문 총장이 임명장을 받은 다음날인 7월26일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시를 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바르게 잘하겠다”며 답을 피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의 발언을 ‘반기’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총장의 발언은 인사청문회를 겪은 소회를 언급한 것인데, 이것이 검찰 개혁에 대한 언급으로 비쳐졌다는 얘기다. 문 총장은 비공개 환담에서 “청문회를 겪어 보니 청문위원들의 다양한 주장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머리가 아팠는데, 각계각층의 다양한 주장과 요구가 나오는 상황을 매일 겪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들은 정말 머리가 아프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총장의 발언이 반기인지 아닌지는 이후 문 총장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 총장은 취임식부터 서열대로 도열해 악수를 나눴던 관행을 없애는 대신 ‘PPT 취임식’을 선보이는 등 탈권위 행보로 주목받았다. 그는 취임식에서 “우리가 변화돼 가는 모습에 국민들이 감동을 느끼게 해 보자. 우리 모두의 합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국민적 호응 속에서 우리 검찰의 본연의 가치를 완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부터 바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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