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루이비통 재단 제국주의 근성 못 버렸다”
  • 최정민 프랑스 통신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4 13:39
  • 호수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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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술계의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제국주의적 시각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세계 문화의 중심을 자처하는 곳이다. 파리의 서쪽 불로뉴 숲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건물이 있는데, 바로 세계 명품 업계의 제왕인 베르나르 아르노의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이다. 프랭탕의 주인 프랑수아 피노와 함께 프랑스의 양대 컬렉터인 아르노 회장은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차드 게리에게 설계를 의뢰해 자신의 꿈이던 미술관을 2014년 개관했다. 그리고 올해 이곳에선 《아트/아프리카 미술, 새로운 아틀리에》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3800평에 이르는 전시 면적에 총 4개 층 전관을 할애한 박물관적인 규모로 마련됐다. 문화예술 전문기자인 지그프리트 포스터는 이번 전시에 대한 리뷰에서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국한된 전시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평가하며 ‘아름다움과 전투력까지 갖춘 작품들의 풍성함’을 극찬하면서도, “아프리카 작가들의 루이비통 궁전 입성이 금의환향이 아닌 ‘세기의 눈속임’은 아닌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비판적인 시선은 전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의 거대한 규모는 프랑스 최고의 컬렉터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과 또 한 명의 거부 컬렉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바로 장 피고치다. 유럽 자동차 업계에선 명망 높은 심카(Simca) 가문의 상속자로 유럽 사교계에서 괴짜로 통하는 그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포스터 기자는 “피고치는 단 한 차례도 아프리카 땅을 밟아본 적이 없다”고 꼬집는다. 실제로 그의 컬렉션이 작가의 아틀리에를 직접 방문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일을 담당하는 것은 콩고 미술 전문가인 앙드레 마닌이다. 더구나 그에겐 유별난 컬렉션 철칙이 있으니, 그것은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살고 있으며 작업하는 작가일 것’과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파고치의 컬렉션 파트에 소개된 작가는 주제와는 상관없이 컬렉터의 기준으로 재단돼 선정되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아프리카 미술, 새로운 아틀리에》에 전시된 체리 삼바(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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