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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혼밥·혼술에 이어 이젠 ‘혼섹’까지

포르노물은 범람하고 섹스리스는 일상화되는 불편한 진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6(Sun) 16:01:00 | 14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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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혼술. 요즘은 혼자 놀기가 대세다. 누군가와 의견을 조율하거나 설득하는 것, 거절당하는 것 등이 부담스럽거나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하는,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혼자 결혼하기(자기와 결혼하기), 혼자 섹스하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혼섹’의 추세가 미혼뿐만 아니라 부부 사이에도 어느덧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섹스리스가 아니라, 아예 섹스가 없어졌다”며 남편을 대동한 채 상담실을 찾는 아내들이 많아졌다. 남자들은 아내와의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마지못해 따라오기는 하지만, 상담에 별로 협조적이지 않다. 이런 경우 상담을 해 보면 아내는 섹스리스 혹은 섹스오프지만, 남편들은 별문제가 없는 성생활을 하고 있거나 심지어 성중독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살다 보면 아기가 생긴다든지, 시댁 누군가와 같이 살게 되었다든지 해서 부부관계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기도 한다. 또 여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성관계를 거부하는 데 이골이 나 있다. 몇 번 제의하다 거절에 지친 남편들은 뭔가 대안을 찾기 시작한다. 이때 가장 쉽고 경제적인 대안이 포르노를 보는 것이다. 아내가 잠든 후 혼자 책상 앞으로 슬금슬금 다가가 포르노를 본다. 포르노 경력이 10년 이상인 남자들은 그리 길게 포르노를 보지 않아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금방 찾아내고 목적을 쉽게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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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중독은 성기능에도 문제 야기시켜

 

꽤 오래전부터 포르노는 남자들의 심심풀이 전유물이고, 실제 성생활에 그리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묵인되어 왔다. 마치 여자들이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가서 패션잡지를 뒤적이는 것처럼 남자들에게 포르노물도 그런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예전의 포르노물들이 배우들의 연기에 의해 과장된 성행동만을 묘사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달라졌다. 실제 상황의 셀카를 스스로 올리거나, 몰카로 올리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이 넘쳐나고 자극도도 높다. 실제로 연인들이나 부부가 헤어지면서 과거 좋았던 시절에 찍어 놓았던 영상물을 올리는 리벤지물이 한 장르로 자리 잡았고, 소비층(?)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필자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학생들에게 ‘언제 어떻게 성을 인식하게 되었는지’를 묻곤 하는데, 요즘은 90% 이상이 포르노물로 성에 눈을 뜨게 되고, 포르노에 노출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또 어린 나이에 개인 컴퓨터인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서 더욱 쉽게 포르노물에 노출되고 익숙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음란물에 대한 많은 연구는, 일찍 접할수록, 많이 접할수록, 또 자주 접할수록 포르노물에의 중독이 심해진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포르노물을 접하는 시기와 횟수가 많을수록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파트너 외의 상대와 섹스하는 일을 쉽게 생각하고, 죄의식을 갖지 않게 된다. 좀 더 폭력적이고 변태적인 성행동을 직접 실험하는 경우도 많다.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거친 섹스가 다반사인 포르노물을 많이 보면 강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이 적어진다. 또 항문섹스·그룹섹스·스와핑·수간(獸姦) 등 변태적인 섹스를 많이 보게 되고, 급기야 강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또 오감 중에 시각만이 극도로 발달해 관음증(觀淫症)으로 고착되기도 한다. 그래서 음란 사이트나 포르노를 많이 본 커플들은 관음증·노출증을 즐기거나, 파트너를 교환하는 섹스에 빠지기 쉽다.

 

무엇보다도 이렇듯 성흥분을 자극하는 포르노물을 많이 보면 섹스를 더 잘하게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많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섹스는 몸, 그리고 생식기만의 일이 아니다. 섹스는 상대와의 육체적·심리

적·정서적 관계에 관련된 것이라 포르노 중독은 이런 모든 부분에 이상을 가져온다.

 

실제로 포르노를 볼 때마다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시각적인 자극에 더욱 흥분하는데, 그렇게 자주 자극적인 영상을 보다 보면 남자들은 점점 자극에 둔감해지게 되고, 정작 자신의 파트너와의 섹스에서 흥미를 잃게 된다. 자극에 내성이 생기면서 더욱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는데, 파트너의 육체적인 조건이나, 혹은 활동이 포르노물처럼 자극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포르노를 보면 뇌에서 보상과 즐거움을 전달하는 호르몬인 도파민의 과도한 분비로 성적 자극에 점점 둔감하게 된다. 더 강한 자극의 포르노물에 심취하게 되다 보면, 결국 자극의 한계점에 이르러 성충동이 생기지 않는 단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포르노물 중독은 자위중독 등 성중독을 이끌고, 성중독은 자신의 파트너와의 섹스에서 발기부전 등 성기능 문제 역시 가져온다.

 

 

섹스는 자존감·친밀감 높이는 대화 수단

 

파트너를 배려해야 하는 섹스는 자위행위보다 쉽지 않다. 상대에게 맞춰 시간을 조절하거나, 상대의 분위기를 살필 필요가 없이 혼자 절정을 향해 내달려도 되는 자위행위는, 그래서 때로는 형편없는 섹스보다 더 선호되기도 한다. 섹스는 두 사람 간의 소통이 원활할 때, 자유로울 때, 편안할 때 더 멋지게 할 수 있다.

 

포르노를 꼭 터부시할 것이 아니라, 때론 작품성 있는 포르노물을 부부(또는 연인)가 함께 보는 것도 두 사람의 관계를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대개 여자들은 포르노를 보면 혐오감을 느낀다는 말은 이중적인 성의식에 학습된 여자들의 태도이거나, 혹은 이야기가 중요한 여자들에게 너무 노골적인 묘사 위주의 포르노가 부담이 돼서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포르노물을 자주 보는 여자들의 성반응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섹스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여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정보 제공의 효과이기도 하고, 포르노 속 자극에 여자들의 성적 민감도가 고양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섹스는 단순히 말초신경에서 유발되는 몸만의 감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섹스는 누군가와 몸과 마음을 나누고 그 가운데 자존감과 친밀감을 높이는 고도의 대화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혼자 해결하는 섹스는 ‘사회적인 존재’인 우리에게 컵라면으로 급하게 허기를 때우는 것과 같이 헛헛한 일이다. 섹스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하나 같은 둘임을 실감하는 것으로 당신의 자존감과 행복지수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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