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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자만 50%” 서민 울리는 ‘모바일 깡’ 기승

‘휴대전화 현금화 서비스’ 직접 상담받았더니…“휴대전화로 50만원 결제하면 25만원 입금”

이민우 기자 ㅣ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4(Fri) 09:30:00 | 14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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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백아무개씨(남·25)는 최근 여자친구와 여름휴가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백씨는 휴가 때 이용할 숙박업소 예약을 위해 돈을 입금해야만 했다. 하지만 용돈이 거의 떨어졌다. 여자친구에게 무능한 남자친구로 비춰질까 봐 말도 꺼내지 못했다. 휴가를 위해 지인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월급날도 일주일이나 남았다.

 

그러던 중 친구에게 휴대전화 소액결제나 정보이용료 결제를 통해 현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업체에 연락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업체에서 시키는 대로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해 문화상품권 10만원짜리 3장을 구입하고, 핀 번호(상품권마다 부여된 고유번호)를 넘겼다. 5분 정도 지나자 백씨의 통장에는 21만원이 입금됐다. 상담부터 입금까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백씨는 “수수료가 9만원이나 돼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장 돈이 급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며 “다음 달에 휴대전화 요금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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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납요금 있어도 OK” 진화하는 모바일 깡

 

휴대전화 소액결제와 정보이용료 등을 이용한 ‘모바일 깡’이 성행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포털사이트에는 모바일 깡 업체들의 광고가 우후죽순 게시되고 있다. 이들은 A캐시, B티켓 등 그럴듯한 업체명을 내세워 급하게 돈이 필요한 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휴대전화 현금화란 소액결제나 정보이용료 결제를 하면 결제액의 일부를 통장으로 입금해 주는 것을 말한다. 카드로 결제를 하면 일부를 돌려주는 ‘카드 깡’과 비슷한 방식이다. 당장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다급한 심리를 이용해 30~50% 정도의 선이자를 받고 돈을 입금해 주는 구조였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소액결제 현금화다. 과거부터 문제가 됐던 소액결제 현금화 방식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25~40% 정도의 선(先)이자를 받고 있었다. 10여 곳을 통해 상담을 받아본 결과, 30만원을 결제할 경우 18만~22만원을 돌려준다고 했다. 신분증이나 개인정보도 필요하지 않았다. 미납요금이 있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조금 더 책정하긴 했지만 역시나 이용 가능했다. 다만 소액결제 한도를 책정하거나 미납 요금이 있을 경우 일시 정지시키는 등의 정책이 강화되면서 이용률이 줄었다.

 

그러자 ‘모바일 깡’은 한 단계 진화했다. 정부의 근절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휴대전화의 정보이용료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꼼수를 썼다. 업체 일부는 “소액결제 한도가 이미 찼거나 요금을 연체한 경우에도 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를 했다. 수수료도 소액결제보다 비쌌다. 대부분의 업체가 50%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나머지 금액만 입금해 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50만원, KT는 55만원까지 결제 가능했다.

 

실제로 T업체 한 곳과 직접 상담을 받으면서 어떤 방식으로 결제가 진행되는지 알아봤다. 업체 상담원은 생각보다 친절했다. 상담원은 소액결제 한도를 확인하는 방법, 입금이 이뤄지는 구조를 상세히 설명해 줬다. “소액결제 한도가 없다”고 밝히자 “소액결제 한도를 다 쓴 경우에는 추가결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며 “추가결제는 통신사 정보이용료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5분 정도 상담을 받은 뒤 “현금화 서비스를 받겠다”고 말하자 업체 측은 간단한 신분 확인을 요구했다. 카카오톡으로 신분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방식이었다. 상담사는 “소액결제와 달리 정보이용료는 구글 측에 내는 수수료도 비싸고 절차가 까다로워 신분 확인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분증을 보내자 거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업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우선 정체불명의 ‘부적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도록 유도했다. 설치가 끝난 뒤 해당 앱을 실행하자 각종 부적 화면이 나왔다. 1만원짜리 부적부터 50만원짜리 부적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이 부적을 구글 정보이용료를 통해 구매하면, 확인 후 돈을 입금해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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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불법인데 줄지 않는 업체들

 

물론 이같이 휴대전화 소액결제나 정보이용료 결제를 통해 현금화하는 방식은 불법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2조는 통신 과금 서비스를 이용해 자금을 융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업체뿐 아니라 현금화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 또한 불법행위인 셈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구글 정보이용료 결제의 경우 결제액 중 30%가 수수료로 외국에 고스란히 유출된다는 문제도 있다.

 

실제로 처벌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구글 정보이용료 및 소액결제 현금화 홍보를 통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미등록 대부업자 등 11명을 검거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성북경찰서는 ‘대학입시상담’ ‘미국유학상담’ 이름으로 앱을 통해 소액결제 현금화 서비스로 3억4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보습학원장을 입건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업체들은 버젓이 운영 중이다. 주요 포털 사이트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업체를 찾는 것은 검색 한 번으로 충분했다. ‘정보이용료 현금화’를 검색하면 수십 곳의 업체 정보가 나타났다. 현금화 서비스 이용층이 많은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나 도박 관련 사이트에는 1분당 수십 개의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관련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관둔 서아무개씨(남·33)는 “상담사로 일할 때 하루에 수십 건의 상담이 들어왔다”며 “주로 게임이나 스포츠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 급전을 구하기 위해 찾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과거 상품권 업자들(상품권을 현금으로 사들여 시세차익을 취하는 형태)이 모바일 깡에 손대고 있다”며 “1~2년 사이에 몇 억을 챙겨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불법인 줄 알면서도 버젓이 영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약자들이 이용한다는 점을 악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떼는 등 현금화 사업 자체가 불법”이라며 “2차 범죄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절대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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