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소속 부산 지자체 의원들의 심리적 동요 커”
  • 정세윤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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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 사하구2지역 출신 신현무 시의원

 

부산지역에서는 올들어 자유한국당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경쟁적으로 개인 사무실을 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 소속 자치단체 의회 의원들의 위기감을 반영한 새로운 풍속도인 것이다. 

 

영남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5석을 민주당에 뺏기는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 과정을 지켜본 한국당 소속 부산지역 지자체 의회 의원들의 심리적 동요는 어느지역보다 절박하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공통된 얘기다. 



탄핵 이후 부산시의원 개인사무실 '붐' 


2014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시의원 배지를 단 신현무 의원도 3월 지역구인 사하 당리동에 개인 사무실을 열었다. 사하구 출신 같은 당 소속 시의원 및 구의원들과 연합 사무실을 사용하던 그는 올초 싸늘해진 바닥 민심을 의식해 다른 의원들과 뿔뿔이 헤어졌다. 현재는 부산시의회와 개인 사무실을 오가고 있다.

 

그는 부산MBC 기자 생활을 하다 정년퇴직하던 그해 시의회 의원에 당선됐다. 지난해에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로부터 우수의정대상을 받을 정도로 의정활동에 전념해 온 신 의원이 느끼는 지역 정치인의 삶과 지자체 의회상은 어떤 것일까. 주말인 7월8일 사하구청 입구에 자리잡은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문을 열었을 때 취재진을 처음 맞이한 사람은 신 의원의 부인이었다.

 

신현무 부산시의원 ⓒ 최재호 기자

 

 

 

부인이 힘들어하지 않나. 

 

지난 3월 개인 사무실을 연다고 했을 때 아내가 자청한 일이다. 별도 직원을 둘 형편이 안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일 게다. 시의회 세비 450만원 가운데 150만원은 갖가지 명목 회비로 나가고, 나머지 300만원은 활동비로 쓰기에도 모자란다.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혼자서 사무실을 지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신 의원은 지역구인 사하구2지역 인근 다대포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고향이다. 임진왜란 때 부산 해안의 관문인 수영을 지키는 총사령관이었던 그의 옛 조상이 다대포로 피신한 이후 지금까지 16대째 살고 있다.) 

 

만 3년 시의회 의원으로 느낀 보람과 한계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무엇보다 큰 보람이다. 시의회 의원의 한계는 자질 문제와 제도 측면 양 갈래로 짚어볼 수 있다. 자질 문제는 시의회 출범 초기에 대두되긴 했지만, 어느 당 할 것 없이 경선을 거쳐 공천을 하는 현재 시점에서 아직까지 시의원들을 낮게 평가하는 일부 시민들의 시각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현재의 지방자치제도는 '2할의 자치'라고 일컬어지고 있듯 지방에서 어느 것 하나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중앙정부의 지침에 따라 확정된 영역에서 집행만 하는 형식이어서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부산시의회 지방분권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의원은 지방자치 분권의 문제점 부문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장황한 설명을 이어갔다.)


 

어떤 부분이 지방분권의 가장 큰 걸림돌로 느끼나.

 

자치입법권과 관련된 문제다. 조례는 법률의 범위내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게 현재의 자치입법권이다. 이를 '법률에 위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는 형식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현재의 자치입법권으로는 중앙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고, 각 지방자치 규모에 맞는 조직도 갖출 수 없다. 부산시만 해도 국장 자리를 몇명 밖에 두지 못하는 행자부의 가이드라인 때문에 국장급을 행정관으로 임명하면서 효율적으로 인력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소속 시의원들이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참신한 인재를 많이 끌어모아야 할 것같은데.

 

지난 2014년 시의원 공천에서는 완전 경선을 치뤘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난번처럼 완전 경선을 했다간 완전히 망한다. 밀실공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전제로 제한 경선을 해야만 (다당제 구조 속에서)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사하지역 국회의원 경선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결국 마지막 경선에서 낙마한 모 후보 지지층들은 다른 정당 후보편에 줄서는 모습을 보며 큰 비애감을 느꼈다.

 

 

현직 의원으로서 프리미엄을 갖고 구청장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도 떠돈다.

 

내년에 구청장 출마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역민들에게 기회있을 때마다 밝혀왔다. 구청 앞에 사무실을 내면서 이같은 소문이 더욱 퍼졌다. 지금까지 초선으로서 최선을 다한 결과를 내년 선거에서 시의원으로서 평가받을 생각이다.

 

 

현재 교육위원회에 소속돼 있으면서 한때 중등무상급식을 앞장서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았나.

 

무상급식의 불필요성을 주장한 것이 아니다. 예산이 필요한 다른 부문의 지원이 더욱 절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부산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서지역 격차의 심각성이다. 해운대 지역에 비하면 서부산권 학교의 열악한 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제 교육 예산을 지역 균형적으로 사용해서는 절대 문제를 풀 수 없다.전반기 소속된 복지환경위원회에서 하반기에 교육위원회에 옮긴 이유이기도 하다. 

 

신 의원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 당시 새누리당 사하갑에 공천받았던 김척수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이 지역구에서는 3선 부산시장 출신 허남식 예비후보가 현역이던 문대성 의원의 공개 지지속에 김 후보 캠프와 치열한 경선 과정을 겪었다. 신 의원은 이때의 혼란을 되새기듯 "당시 같은 당 후보끼리 이전투구를 버리는 바람에 지역주민들의 상심이 너무나 컸다. 이같은 아픈 경선이 내년 선거에 되풀이된다면 자유한국당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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