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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美 본토 위협해 한·미 동맹 분열 속셈

[양욱의 안보브리핑] 7월4일 발사한 ‘화성-14형’ 美 본토 타격 가능한 사정거리 7000km 추정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2(Wed) 11:00:00 | 14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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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김정은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ICBM의 시험발사 준비를 마쳤다”며 연내 ICBM 발사를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ICBM의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이날 발사한 ICBM은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 “우리는 빈말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해 온 북한이 결국 그 말을 지킨 셈이다.

 

사실 냉전 시대에도 ICBM을 개발한 국가는 많지 않았다. 공식적 핵보유국 가운데 미국, 소련, 중국은 ICBM을 개발했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ICBM을 개발하지 않고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만족했다. 비공식적 핵보유국 가운데서도 이스라엘과 인도는 ICBM을 보유한 반면, 파키스탄은 보유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들에 이어 세계 6번째로 ICBM을 개발한 국가다.

 

여태까지 북한이 개발해 보유한 것은 중거리 탄도미사일까지였다. 1990년대 중반, 무려 40년에 가까운 개발 과정을 거친 끝에 북한은 스커드 미사일을 본떠 만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1000km 이하)을 만들었다. 이로써 북한은 한반도 내 목표를 제거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 1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북한은 사거리 1300km까지 날아가는 노동 미사일을 만들었고, 준중거리 미사일(MRBM·1000~3000km)까지 확보했다. 한반도에 가장 먼저 증원될 주일미군 전력을 견제할 수단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후 북한은 1세대 스커드 기술로 ICBM까지 만들어보고자 대포동 1호와 2호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힘이 약한 스커드 엔진으로 ICBM을 쏘아 올리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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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개발의 역사

 

북한은 차세대 미사일을 개발했다. 우선 소련의 붕괴로 직장을 잃은 러시아의 미사일 엔지니어들을 섭외했다. 그리고 암시장에 나온 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무기체계들을 사들였다. 그 결과, ‘R27’이라는 SLBM을 모방한 사정거리 3500km의 ‘무수단’(북한명 ‘화성-10형’) 미사일을 만들어냈다. 북한을 견제하는 전략폭격기들이 주둔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무수단의 가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애초에 무수단의 개발 원형인 R27 미사일이 SLBM이었기 때문에 무수단 개발에 성공했다는 건 곧 SLBM도 동시에 개발했다는 의미였다. 북한은 2015년부터 북한판 SLBM인 ‘북극성’의 발사실험을 거듭했고 2016년 8월24일 드디어 발사를 성공시켰다.

 

북한은 2월12일 북극성 SLBM을 지상형으로 개량한 사정거리 2000km 이하의 MRBM ‘북극성-2형’을 발사해 성공시키기도 했다. 북극성-2형은 고체연료 미사일이기 때문에 액체연료를 쓰는 스커드나 노동과는 달리 곧바로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더 이상 남측의 ‘킬체인’ 공격에 떨지 않고 빨리 쏘고 빨리 도망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나흘 만인 5월14일 ‘화성-12형’이라는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했다. 화성-12형은 북한이 2012년부터 열병식에서 공개해 온 ICBM급 미사일인 KN-08과 매우 유사하게 생겼다. 북한은 화성-12형이 고도 2111km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ICBM의 개발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갖춘 셈이었다.

 

2017년 7월4일 오전 9시30분, 북한은 자국산 ICBM인 ‘화성-14형’을 발사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최대고도 2802km, 사거리는 933km까지 날아갔다. 미사일은 2단 분리 방식에 탄두에 PBV(Post Boost Vehicle·후추진장치)를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껏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높은 고도를 날아올라 멀리 비행했다. 비행시간은 39분에 이르렀으며 발사속도는 최대 마하 20을 넘긴 것으로 보였다.

 

화성-14형은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거의 90도 가깝게 발사했는데도 일본의 배타적경제구역(EEZ) 안에 떨어졌다. 만약 정상적 각도로 발사했다면 얼마나 날아갔을지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부분 7000~8000km 정도로 사거리를 추정하고 있다. 

사실 우주공간으로 핵탄두를 쏘아 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ICBM에서 제일 어려운 기술은 우주공간에서 다시 대기권 내로 핵탄두를 내려보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열과 압력, 그리고 엄청난 진동을 버텨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자세를 정교하게 제어해 원하는 장소에 떨어뜨릴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은 지난해 실험공개와 무수단 발사를 통해 이 기술을 입증한 바 있다. 정확한 재진입을 위해 필요한 PBV 능력 또한 이미 화성-12의 발사 때 상당부분 검증됐다. 결국 이번 화성-14형 발사는 기존에 해 왔던 것을 반복한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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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보수정권에서도 하지 못한 대응 해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우리 군은 도발을 멈추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성명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무력시위를 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7월5일 오전 한미연합군은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문 대통령의 결단은 과거 보수정권에서조차 실행하지 못했던 과감한 대응으로 높게 평가될 일이다. 하지만 만일 다음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땐 발사와 동시에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해 우리의 킬체인 능력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 ICBM 개발은 남북대치가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다. 북한이 이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바탕으로 한·미 동맹을 분열시키고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겠다는 장기 전략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강도 높은 국방개혁과 동시에 한국형 3축 체제(킬체인, KAMD, KMPR) 능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전작권 환수 일정을 앞당기는 등 최대한 빠른 자주적 국방능력 확보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군이 얘기하고 있는 3축 체제는 결국 비핵 수단을 통해 핵능력을 제압하겠다는 걸 의미한다. 인류 역사상 핵에 대응하는 전력은 핵밖에 없다. 가장 근본적인 대응은 우리도 핵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너무도 어려운 선택이기에 그 대안으로 우리는 미국을 동맹국으로 선택해 왔다. 즉 미국이 갖고 있는 핵을 우리가 갖고 있는 것처럼 활용하는 ‘확장억제’가 우리의 가장 기본적 핵 대응 전력이었던 것이다. 결국 스스로 핵을 개발해서 대응할 것이 아니라면 한·미 안보동맹은 우리에게 가장 확실하고도 비용 대비 효과가 큰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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