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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오른 전작권 환수

[양욱의 안보브리핑] 국방부 장·차관 인사 통해 본 文 정부 국방개혁 로드맵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0(Tue) 13:00:00 | 14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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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 만인 6월11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차관을 잇달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현 정부 국방개혁의 큰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다. 일단 문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을 지명한 것은 군 내부에선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사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때까지 문 대통령 안보 관련 정책을 뒷받침한 것은 백군기 전 의원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대선 본선에서 문 대통령이 안보 이슈로 궁지에 몰렸을 때, 새로운 안보전략을 제시해 돌파구를 찾은 것이 바로 송영무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이후 군에서는 이른바 ‘송영무 장관론’이 널리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송 후보자는 참여정부 후반기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해군사관학교 27기인 송 후보자는 직선적이고 진중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9년 3월26일 제1차 연평해전 당시 작전을 수행한 제2함대 제2전단장(준장)이었는데, 귀환하는 참수리 부대원들에게 “오늘 우리는 해군 50년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수고했다. 쉬어”라는 간단한 환영사를 한 것이 군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송 후보자는 대령 이후 합참의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육군과 공군에 대한 이해도도 높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전시작전권 전환 업무를 추진하면서도 한·미 동맹에 대한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문민 국방장관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지만 ‘준비된 문민장관’이 없는 현 시점에서 결국 군 출신 인사를 다시 등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이왕이면 기존 군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육군 출신보다 해군이나 공군 출신 4성 장군급에서 사람을 찾았고, 결국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캠프 출신인 송 후보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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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과 전작권 환수는 동전의 앞뒷면

 

서주석 차관은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잔뼈가 굵은 국제정치학자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기획실 실장과 청와대 안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서 차관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자주파로 분류됐지만, 동시에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챙겨왔던 온건자주파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송 장관 후보자와 서 차관이 국방부를 지휘할 경우, 한·미 동맹의 틀을 크게 바꾸지는 않는 범위 내에서 국방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송 후보자, 서 차관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보면, 군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육사 출신들을 배제하고 기존의 관행과 틀에서 벗어난 개혁이 가능한 진용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새 정부의 이런 국방개혁 방향은 참여정부의 명맥을 그대로 잇고 있다. 참여정부는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핵심 국방과제로 추진했었다. 문 대통령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두 가지가 새 정부의 핵심과제가 될 것임을 밝혀왔다. 새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도 이런 내용은 확인됐다.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수훈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은 “국방은 우리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참여정부에서 이어지는 자주국방의 기조가 그대로 계속될 것이며, 당시 완성하지 못한 국방개혁과 전작권 환수를 이번에는 상당히 진척시키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5월17일 국방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강조한 것이 바로 “궁극적으로 스스로를 책임지는 책임국방”이다. 전작권 환수를 통해 주한미군에 상당부분을 의존하던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우리 군 스스로의 능력을 높여야 한다. 과거 참여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기치 아래 전작권 조기전환을 추진했었는데, 오히려 미국이 전환 시기를 더욱 앞당겨 2009년을 제시하자 2012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아예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 시기는 북핵 억제능력인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는 2023년 전후로 추정됐다.

 

국방개혁과 전작권 환수는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다. 전작권 환수를 위한 국방능력 강화는 결국 국방개혁이 이뤄져야만 한다. 현 정부는 국방개혁으로 군의 체질을 바꿔 첨단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방개혁은 단순히 병력감축뿐만 아니라 우수한 국산무기체계 개발과 실전배치를 동반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또 다른 이슈가 고개를 든다. 방산비리가 그것이다. 새 정부는 국방개혁을 가로막는 적폐 가운데 하나로 방산비리를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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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입맛 맞춰 군대 바꾸진 말아야”

 

국방개혁의 기본정신은 내 나라는 스스로 지킬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그간 미국에 모든 것을 맡기다 보니 스스로 대응능력이 해이해졌다. 북한보다 30배 이상 많은 국방예산을 쓰는데, 북핵 위협에 속수무책인 현상부터 문제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의 전략자산과 핵우산만 믿고 있을 뿐, 독자적으로 북한에 쓸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없다는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북핵 위협에 대해 우리 군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한국형 3축 체제, 소위 ‘3K전략’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먼저 탐지해 발사 직전에 선제타격하고(킬체인), 발사된 미사일은 공중에서 요격하며(KAMD), 그래도 막지 못해 피해를 입으면 적에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대량응징보복(KMPR)을 실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선 촘촘한 정보·감시·정찰 체계로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다가 막강한 첨단무기체계로 순식간에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우리 군은 2020년대 초까지 10조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러한 전력을 구축해 나갈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런 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을 때 전작권을 환수하겠다는 것이 현재의 복안이다.

 

‘자주국방’을 추진하더라도 여전히 미국의 핵우산만큼은 확실히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 기대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핵무장하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러한 명확한 한계를 알고 선제적으로 미국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방개혁의 본질이다. 즉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맞춰 군대를 바꿔야지, 정치권의 입맛에 맞춰 군대를 바꾸는 ‘우(愚)’만큼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북한이 일단 보유한 핵을 절대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악의 가정 아래 국방개혁을 추진해야만 한다. 만약 필요하다면 핵무장까지 포함하는 모든 대안을 검토해야만 한다. 그러한 결기 없이 북핵 위협을 막는 자주적 안보대책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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