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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신동주 “롯데, 일본인 손에 넘어갈 수 있다” (上)

신동주 前 롯데홀딩스 부회장 “동생(신동빈 회장) 내세워 쓰쿠다·고바야시가 쿠데타 기획”

감명국·송창섭 기자 ㅣ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9(Mon) 14:30:00 | 14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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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8년 이방원(태종)은 동생인 세자 방석을 살해하고, 조선을 개국한 아버지 이성계(태조)를 옥좌(玉座)에서 몰아내며 권력을 장악한다. 아버지가 자신을 배제한 채 동생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이를 역사는 ‘왕자의 난’이라고 기록한다.

 

2015년 7월28일, 신동빈 롯데그룹(한국)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서 전격 해임시키고 자신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롯데홀딩스는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를 아우르는 사실상 총괄 지주회사 격으로, 롯데 경영권의 상징이다. 이때 아버지 신 총괄회장과 함께 경영권에서 내쫓긴 이가 바로 신 총괄회장의 장남이자,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다. 언론은 이를 ‘롯데가(家) 왕자의 난’이라 불렀다.

 

얼핏 보면, 신 전 부회장 역시 600여 년 전 방석처럼 ‘비운의 왕세자’로 불릴 만하다. 아버지의 지원을 배경으로 ‘차기’를 준비하다 동생에게 반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가 왕자의 난은 상황이 좀 더 복잡하다. 위에서 언급한 건 사실 2차 난(亂)이라고 불릴 수 있다. 그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이 먼저 신 총괄회장과 함께 동생 신 회장의 해임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 언론 일각에서는 형인 신 전 부회장이 90대 중반의 고령으로 인해 판단능력이 떨어진 아버지를 등에 업고 동생 몫(한국롯데)까지 다 챙기려 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하기도 했다. 마치 일본롯데가 한국롯데를 먹으려 한다는 ‘한·일전’ 양상으로 치닫기도 했다.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기 위해 신 전 부회장은 한국으로 건너왔지만, 그는 한국말을 하지 못했다. 다소 더듬거리면서도 한국말을 쓰는 동생 신동빈 회장에 비해, 일본말만 쓸 줄 아는 그의 모습은 ‘일본인’으로 다가왔다. 그런 상황에서 동생과의 경영권 다툼은 오히려 한·일전 양상을 더욱 고착화시킬 뿐이었다. 세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이기면 롯데가 일본으로 넘어간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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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신 전 부회장은 그야말로 ‘연전연패(連戰連敗)’였다. 모든 상황이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갔고, 왕자의 난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한국의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 시행착오도 반복됐다. 한국말이 안 되는 탓에 자신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피해의식도 커졌고, 언론과의 접촉도 부담스러워했다. 국내 언론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시사저널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신 전 부회장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정중한 거절’이었다. 그는 한·일 양국을 오가며 상황을 다시 예전으로 되돌리고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시사저널은 신 전 부회장의 정확한 입장과 계획을 듣고 싶었다. 아직 롯데 사태는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운명은 대한민국 경제와도 밀접한 탓에 형제간의 다툼이 장기화되는 것은 그만큼 국내 경제에도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거듭되는 인터뷰 요청에 신 전 부회장 측에서 반응을 나타냈다. 더하지도 않고, 빼지도 않고 자신의 말을 그대로만 전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는 6월10일 시사저널 취재진 앞에 마주 섰다. 정확한 전달을 위해 통역도 데려왔고, 녹음도 스스로 했다. 그렇게 신 전 부회장과의 인터뷰는 두 시간 남짓 이어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기에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한 롯데 사태의 설명이 필요하다. 한국롯데는 차남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는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각각 나눠 경영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일 양국을 오가며 경영을 총괄해 오며 안정적인 것처럼 보였던 롯데 경영구도에 이상 조짐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말부터였다. 신 전 부회장이 그해 12월26일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데 이어, 2015년 1월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되면서다. 당초 이는 신 총괄회장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자신의 허락 없이 한국롯데 지분 매입에 나서며 분란을 일으킨 데 따른 문책이라는 얘기가 정설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이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시작부터가 틀렸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6개월여 만에 반전이 일어났다. 2015년 7월27일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2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동생 신 회장과 동생 측 이사 6명의 해임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이는 신 회장 측의 반격에 의해 무위로 끝나고 결국 신 총괄회장마저 경영권에서 쫓겨난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 복귀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도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총을 요구하면서 이사회에 아버지와 자신의 이사직 복귀를 안건으로 냈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고준샤(光潤社·지분 28.1%)의 대주주다. 이번 주총 요구는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에 이어 네 번째 도전이다. 앞서 세 번의 주총에서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형제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롯데그룹도 흔들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씨를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으로 대(對)중국 사업은 차질을 빚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해 왔던 호텔롯데 상장도 지지부진하다. 현재 롯데는 이와 별도로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전환을 모색 중이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제과·푸드·칠성음료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투자와 사업부문의 인적분할을 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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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임원이 지나치게 과다한 지분 보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시서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일어난 일련의 문제를 형제간 갈등이 아닌, 일본인 경영진의 쿠데타로 주장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전 롯데캐피탈 사장에 의한 경영권 찬탈로 규정지은 것이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금 상태로라면 (신격호) 총괄회장님이 일군 롯데가 쓰쿠다·고바야시 등 일부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면서 “안정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서도 나와 총괄회장님의 자리는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쓰쿠다 사장은 지난해 11월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대표로 재신임된 것과 관련해 “우리들이 신 회장을 떠받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하고 있는 것’이란 말의 뉘앙스는 그가 과거 신 총괄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있던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다음은 시사저널과 신 전 부회장 간의 인터뷰 내용이다. 지면 관계상 딸린 기사와 상자 기사 등에 반영되는 일부 중복된 내용은 생략했다. 


● 다음 편에 시사저널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의​ 일문일답이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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