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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대마초 합법화’ 주장, 가능성 있을까

서구에선 불법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관대

하재근 문화 평론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7(Sat) 11:30:00 | 14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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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는 기원전부터 통증 조절 등의 용도로 활용돼 왔다. 현대에 들어와 효과 좋은 진통제들이 나오며 오락용 기호품으로 사용됐다. 미국이 1937년 대마 세금법을 제정하며 사실상 세계 최초의 대마초 금지국이 됐고, 환각작용 등이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대마초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에선 기지촌과 연예계를 중심으로 ‘해피 스모크’라며 퍼져 나가다 1970년대에 금지됐다.

 

한국이 대마초를 법령 그대로 엄격하게 금지한 것에 비해 서구 각국은 제도적으론 불법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관대했다. 판매자나 대량 소지자가 아니라면, 소량을 기호품으로 피우는 정도는 심하게 단속하지 않았다. 현행범이 아닐 경우, 과거에 피운 경험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1960년대에 미국에서 청년문화가 거세게 일어났다. 기성세대의 질서를 거부하고 자유와 평화의 신문명을 추구했던 젊은이들, 즉 ‘히피’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무의식의 세계까지 정신을 고양시키려 했고, 자연스럽게 대마초나 LSD라고 불린 환각 약물 등을 상용하게 됐다. 또는 요가나 명상에 빠지기도 했는데, 이런 히피의 유전자가 스티브 잡스 같은 실리콘밸리 ‘괴짜’들에게로 이어진다.

 

1966년 한 페스티벌에서 LSD를 복용한 수천 관중이 환각 열기를 보여 화제가 됐다. 6070 록의 전성기에 이런 약물 사용을 당연시하는 ‘사이키델릭’이란 장르가 나타났을 정도여서, 대마초 수준은 대단치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당시의 대형 팝록 스타들은 대부분 대마초 혹은 그 이상을 흡입했다고 볼 수 있다. 노벨문학상의 밥 딜런을 비롯해 지미 헨드릭스, 비틀스, 마일즈 데이비스, 엘튼 존, 찰리 파커, 짐 모리슨 등등 일일이 거명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그 청년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우리의 1970년대 청년문화다. 자연스럽게 포크나 록음악 뮤지션을 중심으로 대마초가 퍼져 나갔다. 예컨대 조용필은 미8군에서 밴드 활동을 하며 대마초를 접했다. 당시 풍경을 그린 영화 《고고70》에선 “대마초 피운 연예인을 대라”며 고문하는 경찰에게 록밴드를 하던 주인공이 “지미 헨드릭스요!”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갑자기 나라에서 단속하니 당하기는 하는데 내심으로는 승복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 후 서구에선 대마초 합법화 여론이 점점 커졌다. 미국 CBS 조사에선 대마초 합법화 지지율이 1979년 27%에서 2017년 61%로 뛰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대마초를 담배나 알코올 수준의 공중보건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에 뉴욕타임스는 대마초 금지가 제2의 금주령이니 철폐해야 한다며, 대마초가 알코올보다도 덜 위험하다는 사설을 냈다. 캐나다에선 4월20일 대마초의 날 연례행사까지 열린다.

 

이런 분위기에서 합법화 흐름이 나타났다.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합법화의 길로 갔고, 미국은 합법화 지역이 워싱턴DC와 8개 주로 확대됐다. 이를 포함해 총 29개 주에서 의료용 대마초가 합법이다. 캐나다에선 2001년에 의료용이 합법화됐고, 2018년 7월까지 오락용을 포함한 전면 합법화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크다. 환각운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확히 어느 정도의 해악성이 있는 것인지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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