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가상화폐 헷갈린다면?
  • 김경민 기자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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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화폐 특성과 용처 파악한 뒤 투자” 조언

 

가상화폐가 ‘핫’한 투자 방식으로 떠오르면서 누구라도 한번쯤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기웃거려 봤을 테다. 가상화폐 시장은 누구라도 손쉽게 거래소에 회원가입을 하고 휴대폰으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투자 진입 장벽도 낮고 아직 상승 여력이 있어보이는, 유혹적인 투자처다. 

 

그런데 막상 아껴둔 비자금를 털어 가상화폐를 매수하려고 보니 난감하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더리움․이더리움클래식․리플 이렇게 최소 네 가지가 있다. ‘가상화폐’라는 개념도 이제 겨우 이해했는데 서로 다른 네 가지 가상화폐 앞에서 막막하기만 하다. 서로 무엇이 같고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그렇다고 아무 가상화폐나 거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네 화폐는 이름이 다른 만큼 뭐가 달라도 다를터. 가상화폐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가상화폐 투자 역시 주식 투자를 하듯 하라고 조언한다. 미국의 비트코인 전문 트레이더 호메로는 “각 화폐의 특성과 전망을 파악하고 투자 용처에 맞는 화폐를 선택해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하기에 앞서 각 화폐들이 뭐가 같고 뭐가 다른지 알아보자. 

 

일단 네 개의 화폐는 공통점이 있다. ‘블록체인(block chain)’이란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의 보안기술로 출발한 블록체인은 이제 명실상부 차세대 핵심 기술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가상화폐 뿐만 아니라 기업, 금융기관 간 거래와 대인 거래에까지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거래할 때 중앙집중형 서버에 기록을 보관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개하는 개방형 거래 방식이다.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공통된 특징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가상화폐 사용자들의 P2P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안 안정성을 담보한다.

 


 

■이더리움 vs. 이더리움클래식

 

이더리움(ETH)과 이더리움클래식(ETC)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 지간이다. 같은 핏줄을 타고난 이 두 화폐가 갈라지게 된 것은 2016년 대형 해킹 사건에서 기인한다. 이더리움의 거래 및 운용을 주관하는 일종의 인공지능 자율서버 ‘탈중앙화된 자율화조직(DAO)’이 해킹되면서,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360만 이더리움이 도난당한 것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개발한 이더리움 재단의 조치로 이렇게 이더리움은 도난 사건 이전의 상태로 복구됐다. 그런데 2016년 7월24일 해외 대형가상화폐거래소인 폴로닉스에서 도난 당했던 이더리움 체인이 ‘이더리움클래식(ETC)’이라는 이름으로 기습 상장되며 실제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해킹 복구를 위해 블록을 이전 상태로 되돌려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 나간 것이 이더리움이고, 도난된 이더리움이 포함된 원래의 블록체인이 이더리움클래식라고 보면 된다. 

 

이더리움클래식의 거래량은 한때 이더리움를 뛰어넘기도 하며 현재 가상화폐 톱5 안에 꾸준히 들고 있다. 공식적인 의미의 이더리움은 이더리움클래식이 아닌, 이더리움으로 올해 들어 폭등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역이 바로 이 화폐다. 가상화폐 지표 사이트인 월드코인인덱스에 따르면 6월13일 오후2시 현재 이더리움은 거래량 1위이며 이더리움클래식은 4위다. 

 

 

■발행방식의 차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은 채굴 방식을 통래 발행된다. 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이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돼있다. 현재까지 약1500만 BIT 가량이 채굴된 상태다.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은 채굴식이란 점에서 동일하지만 이더리움클래식은 이더리움과 달리 총량이 제한돼있다. 이더리움클래식의 최대 발행량은 2.1억개. 현재 채굴된 코인은 90000만 코인이니 지금으로부터 약 2.3배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빠른 시일내 늘어나지 않을 것이며 이더리움보다 발행량이 적다. 

 

리플은 발행코인이다. 운영 주체가 불분명한 비트코인과 달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리플랩스에서 ‘리플 프로토콜’을 운영한다. 아직 발행 개수에 제한을 두고 있진 않다. 

 

 

■화폐 운영 목적

 

국제은행간 빠른 송금을 위한 통화로 개발된 리플은 다른 화폐들과 달리 통화 그 자체의 역할보다는 연결 통화로서 만들어졌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 결제시스템’을 구현해 전세계 다수 참여자에 의해 발생하는 대량 결제를 빠르게 처리한다. 최근 세계 각국 은행권에서 리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하며 리플의 거래규모는 하루 77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스마트 컨트랙트 가능 여부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은 통화 네트워크 자체에 스마트 컨트랙트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 화폐 자체로만 존재하는 것과 가장 큰 차이다.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는 협상, 성과 촉진과 확인, 시행에 관한 계약 조항 등 계약에 필요한 일체의 요소들을 자동화하고 대체하는 컴퓨터 프로토콜이다. 

 

따라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은 인간이나, 거래 제3자의 개입 없이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다. 이같은 특징은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결합해 그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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