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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출범으로 골프계도 해빙기 오나

역대 대통령과 골프산업의 역학관계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6.11(Sun) 05:21:36 | 1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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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뀔 때마다 골프계는 몸살을 앓는다. 대통령이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골프산업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최고 통치권자의 말 한마디에 골프계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그만큼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골프업계에서는 대통령이 골프를 하든지 하지 않든지 ‘이래라저래라’ 참견하지 않는 것이 골프계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2015년 골프를 안 하면서 프레지던츠컵 명예의장을 맡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3년 7월 “바쁘셔서 그럴(골프를 할) 시간이 있겠어요”라고 내뱉은 말로 인해 골프계는 살얼음판을 걸었다. 정부에서 골프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면 바로 대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은 알아서 긴다. 곧바로 골프 금지령을 내리는 것이다. 비단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는 법무부에서 일선 검사들에게 골프를 하지 말라는 공문까지 돌렸을 정도였다.

 

이에 대해 골프 관계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한다. 골프도 스포츠다. 그런데 개인 취향으로 하는 스포츠를 ‘하라, 마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특히 골프장이나 골프장비 등도 하나의 산업이다. 포퓰리즘에 영합할 목적으로 골프의 발목을 잡는 통치권자의 잘못된 시각으로 인해 골프뿐 아니라 국가 발전까지 저해된다. 일자리 창출은커녕 시장 자체를 사장(死藏)시켜 버리는 것이다. 한국의 골프선수들이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고 외화 획득에 앞장서는데도 국가는 발목을 잡지 못해 안달이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어떤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틈만 나면 골프장을 찾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골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산을 자주 찾는다. 그럼에도 골프계는 일단 긍정적이다. 일자리 창출에 골프산업계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골프장업계가 안고 있는 중과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과 골프산업의 역학관계는 어땠을까.

 

 

 

막걸리 마시며 골프 즐긴 박정희

 

박정희 전 대통령은 볼을 치고 나서 클럽을 캐디에게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볼 있는 데까지 총을 메듯이 어깨에 둘러메고 다녔다고 한다. 핸디캡은 보기플레이 수준. ‘골프 애호가’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골프 애착으로 안양컨트리클럽에서는 국무총리배, 대법원장배 등 크고 작은 경기가 매년 열렸다. 대구컨트리클럽의 공사가 한창일 때 회원권을 가장 먼저 산 사람도 박 전 대통령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청와대를 빠져나와 군자리코스(현 어린이대공원)나 한양CC, 뉴코리아CC 등의 골프장을 찾아 9홀을 돌고 측근들과 술잔을 나눴다. 라운드 중에도 막걸리를 들고 따라다니는 골프장 직원이 있었을 정도로 막걸리를 좋아했다. 골프를 좋아했음에도 군자리코스를 없애고 고양시로 이전시켰고, 관악컨트리클럽(현 서울대 자리)을 기흥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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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골프연습장 만든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청와대 내에 골프연습장을 만들었을 정도로 역대 대통령 중 골프를 가장 좋아했다. 여자프로골퍼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앞뒤 홀을 하나씩 비우게 하고 라운드를 해서 ‘대통령 골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장타가 일품인 그는 장군으로 진급한 1973년 골프에 입문했다. 육사 시절 축구 선수로 활약했던 만능 스포츠맨답게 제1공수여단장 시절에는 영내에 간이골프연습장을 만들어놓고 연습했다.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하며 한국 최초의 해외 순방 골프를 펼치기도 했다. 80대 중초반 정도 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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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건설 붐에 불붙인 노태우

 

노태우 전 대통령은 ‘6공은 골프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골프산업을 발전시킨 대통령이다. ‘테니스광’이자 럭비 선수를 지냈던 노 전 대통령이 골프를 시작한 것은 제9사단장에 취임하면서부터다. 이후 체육부 장관과 민정당 대표 시절을 거치면서 골프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성격답게 거리를 많이 내지는 않았으나 정교한 샷을 했고, 어프로치 샷과 퍼팅을 잘했다. 1988년 청와대로 입성하면서 틈만 나며 골프연습장을 찾았다. 연습을 할 때도 드라이버샷보다는 쇼트게임과 퍼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노 전 대통령은 특히 골프장 인허가권을 청와대 내인가에서 시·도지사로 위임해 골프장 건설 붐에 불을 붙였다. 6공 당시에 인허가를 받은 골프장만 139곳에 이른다. 코오롱그룹에서 골프채를 만든 것도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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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금지령 내린 김영삼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불(不)골프’를 선언한 대통령이다. 재임 기간 중 골프를 안 하겠다고 해서 정치권에서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의 재임 기간은 ‘골프계의 암흑기’로 통한다. 골프계가 ‘사망선고’를 받은 기간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인 1989년 10월 안양CC에서 김종필 당시 공화당 총재와 골프 회동을 가졌다. 바로 이듬해 1월 ‘3당 합당’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된 자리였다. 박정희 정권의 10월 유신 이후로 골프를 끊었던 그는 이때 골방에 넣어두었던 클럽을 다시 꺼냈다고 한다. 이날 드라이버로 티샷을 하다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는’ 사진이 다음 날 일제히 신문에 게재됐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임기 중에 골프장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해 사실상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청와대에 있던 골프연습장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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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대중화 선언한 김대중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골프의 ‘해빙기’를 가져다준 대통령이다. 골프를 하지는 않았지만 골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졌다. 김 전 대통령은 당초 골프에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야당 총재 시절 “골프장을 없애 논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오히려 골프에 매우 우호적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1999년 10월 인천체전 공개행사에서 ‘골프 대중화’를 선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금지령’에 묶여 전전긍긍하던 골프계는 환영 일색이었다. 한국골프장경영인협회는 ‘골프 광복일’이라는 담화까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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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골프장 대책 발표한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골프장 건설하는 데 도장만 780개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규제 완화 조치를 취했고, ‘반값 골프장’ 대책까지 발표하며 골프장 건설 붐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96년 총선 때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마음을 달래기 위해 권양숙 여사와 함께 골프연습장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관련 서적을 탐독한 뒤 실전에 뛰어드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다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인 2000년 본격적으로 프로에게 레슨을 받으며 골프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 전에 연습장을 들렀던 노 전 대통령은 수시로 “골프는 참 재미있는 운동”이라며 골프 예찬론을 폈다고 한다. 2003년에는 인도, 뉴질랜드 등 9개국 대사들과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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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보다 테니스 즐긴 이명박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에 근무하던 시절 골프를 자주 즐겼다.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계열사 임원들과 주로 라운드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독학으로 배운 골프지만 이때만 해도 80대 초반을 쳤다. 테니스를 즐긴 덕에 200m 안팎의 드라이버 거리를 내고 스윙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정치에 입문한 뒤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골프보다는 테니스에 집중했다. 골프장과 관련해 중과세 문제를 거의 손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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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골프 암흑기 몰고 온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친과 달리 골프뿐 아니라 스포츠와 상극이었다. 취임 초 “바쁘셔서 그럴(골프를 할) 시간이 있겠어요”(2013년)로 시작해 말년에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2016년)로 마무리했지만 골프계에 별 도움이 안 된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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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구원투수로 나설까

 

문재인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린 골프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빼놓고는 역대 대통령들이 나름대로 골프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골프장의 ‘중과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수렁에 빠진 골프장을 건져내기 쉽지 않으리라는 게 골프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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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제 골프장들은 생존을 위해 세금이 저렴한 대중제로 갈아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금폭탄’ 때문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장객은 줄고 있는데 여기에 중과세가 더해져 버틸 힘이 없게 된 것이다.

 

2016년 전국 골프장을 찾은 골퍼는 총 3672만6861명. 2015년 3541만1923명보다 3.7% 증가했다. 이 중에 대중제 골프장에서 플레이한 골퍼는 1966만3850명으로, 회원제 1706만3011명보다 260만839명 이상 더 많다. 현재 운영 중인 18홀 이상 정규 회원제 골프장은 196개, 비회원제는 290개로 대중제가 대세임을 알 수 있다.

 

회원제는 대중제에 없는 개별소비세가 버티고 있다. 회원제는 개소세 1만2000원, 교육세 3600원, 농특세 3600원, 부가금 1000~3000원을 더 낸다. 1970년대 만들어진 중과세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취득세는 회원제 12%, 대중제 4%, 재산세는 회원제 4%, 대중제 0.2~0.4%, 종부세는 회원제 0.75~2%, 대중제 0.5~0.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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